모든 시민은 기자다

자영업 위기의 시대, 왜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한가

[이런 시장을 원한다!] 자영업자의 희생으로 가능했던 K방역

등록|2021.03.31 10:15 수정|2021.03.31 10:15
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각계각층 유권자의 목소리를 '이런 시장을 원한다!'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리더의 조건과 정책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 17일 오후 서울 명동지하상가에 임대료 인하 호소문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K-방역은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화했고, 단계가 상승함에 따라 집합 금지와 집합 제한이라는 초유의 행정명령으로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제한했다. 최장 반년 가까이 영업이 중단된 업종도 존재한다. 1년 넘게 코로나와의 동거가 지속되면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자영업 대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자영업자들은 IMF보다 심한 경제 악화 상황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중이다.

2020년 한 해 정부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가계 경제를 위해 3차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조만간 4차 재난지원금도 지급될 예정이다. 지방정부 역시 크고 작은 재난지원금을 통해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췄다. 재난지원금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 시대에 지방정부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해졌다.

불평등의 심화로 공정경제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지만, 국회의 입법 성과는 미비했고,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기관들은 독점적 권한에도 불구하고 업무의 과중과 더불어 시대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행정으로 많은 불만을 초래했다. 그 결과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와는 별개로, 혹은 상호 보완의 관계에서 자영업 정책을 지원해왔다.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를 예를 들 수 있다. '골목상권 살리기' 조례개정을 통해 기초지자체와 '대규모점포 입지개선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대규모점포의 입지를 도시계획단계부터 제한했고, 대규모점포와 플랫폼의 불공정 실태조사 등을 통해 공정경제 구축에 이바지했다.

서울시 역시 2016년 '서울특별시 경제민주화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장 권한 범위 내에서 상생의 동반성장 환경 조성과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 노동의 존엄성 보장을 위한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특수고용직·프리랜서 특별지원금 지원 등 현금성 지원 정책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와 고용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경제 5대 온기 대책'을 진행 중이다.

자영업 위기는 곧 사회 취약층의 위기
 

▲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인해 시민들의 외출이 줄어들면서 2020년 12월 29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연말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민들의 수는 줄어들었고, 빈 상가는 늘어만 가고 있다. ⓒ 권우성


자영업 위기의 시대다. 비단 자영업자 본인들뿐 아니라 그들이 창출한 일자리 대부분에 청년, 여성, 고령자, 저소득층의 사회 취약층이 종사한다는 점에서 자영업의 몰락은 곧 대한민국 사회 취약층의 몰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금이라도 4월 보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작금의 상황을 타개할 특단의 대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 중앙정부와 상호 보완적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다각화하고, 각종 지방 행정을 통해 방역 대책, 상가 임대차 보호정책, 고용 안정화에 이바지해야 한다.

핵심은 '위기 극복'이다. 이를 위해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견뎌낼 버팀목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끌어모을 수 있는 재원을 모두 끌어다 쓴 '영끌'의 태세로 버티고 있어 이조차 고갈되면 더이상 희망이 없다. 지방 정부가 컨트롤 타워가 되어 긴급 금융지원 확대와 임대료 및 공과금 지원 등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추가로 위기의 원인이 소비 침체에 있는 만큼,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상품권의 지속적인 발행량 증가와 사용자 혜택 확대, 보편 재난지원금을 통한 소비 활성화 등으로 지역경제의 활력을 제고해야 한다. 아울러 손소독제, 체온기, 열화상 카메라 등 방역에 필요한 필수 품목들을 지원하고, 코로나19 안심상가 도입 등을 통해 K-방역에 협조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정치적 쟁점보다는 민생에 집중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이성원 시민기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입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