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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 "찬성한다" 61.2%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국민 3분의 1은 "매우 찬성"... "반대"는 23.2% 그쳐

등록|2021.03.31 07:10 수정|2021.03.31 07:38
 

우리 국민 10명 중 약 6명은 정부 차원의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 3분의 1은 "매우 찬성한다"고 답해 민주화 시위를 잔인하게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를 향한 분노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군부의 유혈진압으로 인한 미얀마 시민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30일(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총 통화 5919명, 응답률 8.4%)을 대상으로 한국 정부의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군부 쿠데타에 대항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희생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원조 철회와 교역 중단 등 한국 정부의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에 얼마나 찬성하십니까 또는 반대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 매우 반대한다
2. 반대하는 편이다
3. 찬성하는 편이다
4. 매우 찬성한다
5. 잘 모르겠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다수인 61.2%가 한국 정부의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23.2%에 그쳤다(잘 모름 15.6%). 특히 4점 척도로 살펴보면, "매우 찬성"이 32.8%로 제일 높았고, "찬성하는 편"도 28.4%에 달했다. 찬성의 강도가 강한 것이다. 반면 "반대하는 편"은 12.9%, "매우 반대"는 10.3%였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진보층도, 보수층도 모두 "찬성"... 인천·경기 "찬성" 73.0%

정치 진영이나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찬성 응답이 다수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절대다수인 70.4%가 경제제재에 찬성한다고 밝혔으며, 국민의힘 지지층도 절반 이상인 56.8%가 찬성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층과 부정 평가층 모두 찬성 응답이 각각 69.0%, 61.0%에 달했다. 이념적 진보층의 69.1%, 중도층의 63.8%, 보수층의 52.4%가 미얀마 군부 경제제재에 찬성했다. 특히 진보층은 43.5%가 "매우 찬성한다"고 답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모든 세대에서 찬성이 다수였다. 40대(67.5%), 50대(65.0%), 60대(64.3%), 70세 이상(60.9%), 18·19세 포함 20대(58.8%), 30대(48.7%) 순으로 찬성 응답이 높았다. 특히 40대는 "매우 찬성" 응답이 44.8%에 달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경기 지역의 찬성 응답이 73.0%로 제일 많았다. 이어 서울(63.6%), 광주·전라(66.2%), 대구·경북(56.1%) 순으로 찬성이 높았다. 부산·울산·경남은 찬성이 48.4%로 다수였지만 '잘 모름' 응답이 26.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전·세종·충청은 찬성 36.8% - 반대 41.6%로 팽팽했다.

한국 정부, 이미 원조 철회 움직임... 문제는 민간 차원 투자 활동
 

▲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3월 22일 만달레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을 전해온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전날 밤 군부 테러리스트의 강압적인 진압이 있었고 13살 소년을 포함해 적어도 4명이 죽었다"고 전했다. ⓒ MPA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미얀마 사태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분노가 매우 큰 상황임을 보여준다. 미얀마의 현 상황에서 1980년 5월 광주가 겹쳐져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 정부는 이미 부분적이나마 미얀마 군부에 경제제재를 시작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미얀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미얀마와의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기준 미얀마 정부에 제공된 정부의 ODA는 유·무상원조를 모두 합쳐 약 9000만 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민간 차원의 투자 활동이다. 현재 미얀마에는 포스코 등 대기업부터 현지에서 창업한 봉제업체까지 300여 개의 크고 작은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투자 규모로 따지면 한국이 미얀마의 6번째 투자국으로 금액은 약 60억 달러에 달한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경제제재 조치 등을 취해 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시민단체 또한 우리 기업의 미얀마 투자 활동이 결과적으로 군부의 인권 유린을 방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물론 미얀마 경제구조가 폐쇄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현지 기업들도 내수 위주로 짜여 있어 제재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거라는 현실론도 존재하지만, 한국 기업 및 정부로서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국민적 분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서구권 국가들도 점차 미얀마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9일(현지시각) 평화 시위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면서 미얀마와의 교역 협정 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면서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함께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군부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이 연일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의 3월 3~4일 모습. 현지 사진기자 모임인 'MPA(Myanmar Pressphoto Agency)'가 찍어 보내온 사진이다. ⓒ MPA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1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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