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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과... 김태년 "민주당 내로남불 혁파하겠다"

4.7 재보선 열세 극복 위해 대국민 성명 발표 "저희가 부족했지만, 과거로 되돌아가선 안 된다"

등록|2021.04.01 10:55 수정|2021.04.01 11:30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기사 보강: 1일 오전 11시 29분]

4.7재보선을 앞두고 좀처럼 지지율 열세를 반전시킬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일에는 김태년 대표 대행이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김 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대국민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약 7분 동안 "기회를 주십시오"라는 말을 네 번 반복하며 민주당의 실패와 잘못을 인정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이 부족했습니다."

김 대행은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고, 적지 않은 성과도 있다"면서도 "LH사태를 계기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활적폐의 구조적 뿌리에는 개혁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고 했다. 또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고, 청년세대의 마음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그 원인이 무엇이든 민주당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 여권 인사의 '부동산 내로남불' 논란도 의식한 듯 "내로남불 자세도 혁파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민주당은 개혁의 설계자로서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고 단호해지도록 윤리와 행동강령의 기준을 높이겠다"며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누구든 예외 없이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묻겠다.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연이은 '자아비판' 후 김 대행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 때문에 과거로 되돌아가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1주일, 한 달 안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풀어 부동산을 다시 투기판으로 만드는 투기사회, 부자와 가난으로 지역과 계층이 구분되는 차별사회, 철거민의 생존 몸부림이 폭력으로 규정되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야만사회, 불법사찰의 유령이 배회하는 통제사회였던 이명박 박근혜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는 거듭 "집값 폭등과 투기에 대한 분노 때문에 집값을 올리려는 토건투기세력을 부활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후보에게 서울과 부산을 맡길 수 없다"며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에 큰 해악을 끼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교훈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행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정당과 시민의 연대를 호소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지금 힘들고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포용과 도약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의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한편 "개혁입법 과정에 함께 해준 열린민주당과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정의당의 의원과 당원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께서 OK할 때까지 혁신의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이 4.7재보궐선거의 승리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더불어민주당을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국민의힘 "지연된 사과는 사과 아니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 대표 직무대행은 "민주당이 책임지고 부동산 안정과 주택공급을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과쇼'라고 폄하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국민사과 퍼레이드가 펼쳐졌다"며 "너무 늦었다. 지연된 정의가 정의가 아니듯 지연된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내일이 사전투표일인데, 오늘 사과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바꾸려 한다니, 도대체 서울 시민과 부산 시민을 얼마나 얕잡아보는 작태인가"라며 "사과에 생각도, 진심도 없다. 이래서 민주당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냉랭하다. 여영국 대표는 1일 대표단회의에서 전날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사과를 두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평했다. 이어 "민주당 정권 자체가 다주택자를 위한 기득권 집단이라는 사실은 이제 낯설지 않다"며 "비교적 진보적이고 양심적이라던 의원마저 알고 보면 발빠른 주인일 뿐이다. 유력 대선주자의 사과든 정책 약속이든 진정성 없게 들리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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