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주인 아들 "오세훈과 대질신문? 요청해달라"
[스팟인터뷰] 그가 2005년 6월의 오세훈을, 페라가모를 기억하는 이유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 앞에서 열린 '청년마이크' 현장을 방문, 발언하고 있다. ⓒ 오세훈 캠프 제공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셀프 보상' 의혹이 불거진 내곡동 땅을 2005년 6월 방문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에 "대질신문 한 번이면 끝난다"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수진 선대위 대변인은 특히 '오 후보가 일행과 함께 생태탕을 먹었다'는 안고을 식당 사장 A씨와 아들 B씨를 "생떼탕"에 빗대며 비난했다.
B씨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너무 화가 났다"며 "우리가 없는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무슨 득을 본다고 그랬겠냐"고 말했다. 또 "우리 가게는 (손님의) 95%가 한 회사 직원분들이고, 동네사람들은 다 알아서 (오 후보가 왔을 때는) 딱 티가 났다"며 "또 선글라스를 쓰고, 복장이 연예인인 줄 알았다"고 했다.
B씨는 오세훈 후보가 처음 시장에 당선됐던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그를 지지한 것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정치인이라면 잘못을 했으면 사과하고 용서를 받는 게 맞다"며 "선거 시점에 이런 일이 (벌어져) 당황스럽긴 하지만, 국민들도 알 것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자신과 어머니뿐 아니라 경작인까지 거짓말쟁이로 모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그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오 후보와 국민의힘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언론 인터뷰로 대신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B씨와 <오마이뉴스>가 5일 오전 16분간 통화한 내용이다.
"'생떼탕'? 없는 얘기하는 것도 아닌데... 오세훈, 딱 티났다"
▲ 22일 오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처가 땅 '셀프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2009년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 권우성
- 오늘(5일) 기자회견한다고 들었다.
"원래 하려고는 했는데... 제가 어제 화가 좀 많이 나서 뉴스공장에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고, 또 밤에 한겨레에서 연락이 와서 다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래서 안하려고 한다. 그걸(이미 보도된 내용으로) 갈음하려고 한다. 어제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브리핑 보고 너무 화가 나서..."
- '생떼탕'이라고...
"아니 우리가 없는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우리 가게는 (손님의) 95%가 한 회사 직원분들이다. 또 워낙 생각이 잘 나는 이유는, 저는 (오세훈 후보) 복장이 연예인인 줄 알았다. 저희는 그런 옷을 입고 오는 손님이 없다. 다 양복 입고 온다. 또 조그마한 동네니까 동네사람들은 잘 알기 때문에 외부 손님은 많지 않다. 그래서 딱 티가 났다. 또 (오 후보가) 선글라스를 써서 연예인인 줄 알았다. 연예인도 몇 명 온 적 있었으니까."
- 식당 자체에 오 후보 같은 외부 손님은 많지 않아서 기억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또 기사 댓글 보면 '아휴 그집 아들 머리도 좋네, 공부했음 서울대 갔겠네' 이러는데(웃음), 우리 가게를 모르는 분들이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제가 정확히 기억하고, (오 후보 배우자와 처가 가족 땅의) 경작인 김씨 아저씨가 모시고 와서 어머니한테 이랬다('오세훈 의원 모시고 왔으니 잘 부탁한다'고)는데 아휴... 어머니가 처음에 (언론사와) 통화한 부분은 <뉴스공장>도 똑같다. 다 똑같이 말씀하셨다. 연세가 있으시니까 외부 분들이 연락오면 다 모른다고 하셨다. 그런데 제가 뉴스를 보고 나서 어머니랑 통화했다."
- 어머니도 부담스러우셨을 테고.
"제가 이렇게(언론 접촉) 하자고 하니까 어머니는 '너도 걱정되고, 나도 못하겠다'고 하셔서 제가 설득했다. 왜냐면 자기 스스로 그만 둔 사람이 또 서울시장 나오고... 그분은 서울시장이 아니라 대선이 목적 아닌가. 그런 사람이 다른 것도 아니고 무상급식 반대하고, 시의원들 핑계 대다가...
(측량하러 내곡동에) 왔다 갔다 했으면, 왔다 갔다고 하면 되는 거지. 또 셀프 보상(의혹)도, 자기 시장 때 그랬으면 아휴... '서울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이니 너무 송구하다. 제가 이렇게 해서 잘 또...' 이렇게 나오는 게 맞지 않나. 뻔뻔한 거짓말하고, (경작인) 김씨 아저씨까지... 그분들 다 어려운 분들인데 어떻게 그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몰 수 있나. 말도 안 되는 거다."
"제 구두보다도 예뻐서 '페라가모' 기억한다"
▲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의원들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해명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구두 브랜드까지 기억한 건 신기했다.
"페라가모(웃음). 우리 가게에 들어가면 앞에 소나무가 예쁘게 큰 게 있었다. 그날 날씨가 좀 좋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식사하고 나오는데 그분이 소나무 앞에 서서 가게를 쳐다보고 있더라. 근데 우리 가게에는 그런 옷을 입고 오는 사람들이 없다. 다들 양복 입고 오는데 (오 후보 옷차림이 남달라서) 저는 '참 멋있다' 했다.
그런데 지나가면서 보니까, 저도 당시에 페라가모(구두)가 있었지만 그분 것이 더 예쁘더라. 그래서 제가 더 기억한다. 제가 어떻게 그런 것까지 얘기하겠나. 정확히 봤으니까 그렇지. 그런데 방송 후에 어느 기자한테서 '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시 출입기자가 오 시장이 페라가모 신은 걸 봤다더라'고 전해 들었다."
- 어쨌든 본인 기억이 명확하고, 공직 후보자가 진실하지 못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렇다. 제가 무슨 득을 본다고 그랬겠나. 아니 근데 좀 사과할 건 사과하고... 정치인이라면 잘못을 했으면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받는 게 시민이나 국민들을 위해서 맞다.
또 제가 더 화가 났던 부분이, 토론회 때 박영선 후보가 계속 '서울시민 상가 평균 월세가 얼마인지 아냐'고 계속 물어보지 않았나? 그때 오 후보가 보좌관이 만들어준 네모난 표 들고서 24만 원이라고 하는데... 24만 원짜리 (상가) 있으면 저 좀 달라(웃음). 그리고 조수진 의원이 (우리를 보고) '생떼탕'이라고, '오 후보가 당시 먹은 게 매운탕이냐 지리냐'고 하기에 제가 (관련 기사에) '매운탕'이라고 댓글도 달았다."
- 어제 오세훈 후보는 "나중에 수사기관에서 대질신문 한번 하면 끝난다"고 말했다.
"대질신문이 중요한가? 법대 나와서 그런가? 그럼 (우리한테 대질신문) 요청해달라고 해봐달라. 여기 안 나설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제가 내곡동에서 이사 온 지 3년 가까이 지났는데, 동네 주민들이 저한테 응원의 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 혹시 다른 내곡동 주민들 중에 '나도 오세훈 봤다'는 경우도 있는가.
"그건 모르겠다. 저희야 경작인 김씨 아저씨 인터뷰 나가고, 그때 저희 가게가 지명된 걸 제가 보고 어머니와 통화하게 됐다. 제가 '엄마 그때 그 사람이 오세훈씨 맞나 보네' 했더니 어머니가 (2005년 6월 상황을) 얘기해줬다.
이미 보도된 내용인데, 어머니가 원래 옛날부터 음식을 직접 하셨다. 그때 김씨 아저씨가 주방에 와서 '오세훈 의원 모시고 왔으니까 맛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나중에 이분(김씨)가 지인들을 데려와선 '내가 큰 손님 모시고 왔었다'고 해서 우스개로 '손님을 많이 모시고 와야 큰 손님이지'라고 했다고도."
"선거 때여도... 오세훈·국민의힘, 진실 밝혀지면 사과해야"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내곡동 땅의혹'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 여러 언론사에서 연락도 많이 오고, 국민의힘도 비난하는 상황인데 부담스럽진 않은가.
"그런 건 없다. 맨처음에는 '우리 어머니가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그런 걸(언론 인터뷰) 할 필요는 없지 않나'고 생각했다. 어머니 연세도 있으시고. 선거 시점에 이런 일이 (벌어져) 당황스럽기는 하다. 여기저기서 너무나 많은 전화들이 오니까 일도 안 되고.
그런데 국민들이 알 것은 알아야 한다. 또 제가 어느 편은 아니지만, 국민의힘에서 막 조롱 섞인 얘기를 하니까 저도 사람인지라 화도 나더라. 물론 선거 때니까 (후보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다고는 하지만, 어느 당이든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서 이해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면 본인들이 한 말에 대해서는 사과는 해야 된다."
- 국민의힘은 김어준씨를 비판적으로 보기 때문에 인터뷰를 두고도 '뉴스공작소'라고 비난했다.
"저도 그걸 몰랐는데... 정치적인 것은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에 방송 나오고 나서 국민의힘에서 '정치공작소다', '서울시 예산 어쩌구' 하니까 '아 저기가 그렇게 찍힌 곳이구나' 알게 됐다. 원래 김어준씨도 '왜 머리를 저렇게 하고 방송하지?' 이런 생각은 했다(웃음).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까 털털하고 재밌는 분이더라.
또 제가 방송에 한 번도 안 나가봐서 이런 건 사전에 대본 같은 걸 준비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방송국 갔더니 음료수 줘서 그거 마시고 바로 시작하더라. 저도 당황스러웠고 좀 놀라웠는데, 국민의힘쪽에서 하도 '조작한 것 아니냐'고 해서 너무 기분 나빴다. 아니 왜 본인들 추측만으로 단정하는가. 아무리 (김어준씨가) 미워도 그렇지."
- 혹시 오세훈 후보에게 투표한 적 있는가.
"제가 그때... 누구 누구 나왔더라."
- 처음엔 오세훈 대 강금실이었고, 그 다음은 오세훈 대 한명숙이었다.
"음... 강금실 그분은 제가 선호하지 않는 쪽이어서 안 한 것 같고... 오세훈-한명숙 때는 잘 모르겠다. 생각이 안 난다. 그럼 한 번은 오세훈 시장한테 투표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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