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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시민회의 "박영선은 '선언적 구호', 오세훈은 '공익성 결여'"

4·7보궐선거 서울시장후보 ‘소비자공약’ 평가

등록|2021.04.05 16:04 수정|2021.04.05 16:06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은 '선언적 구호'가 많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은 '공익성이 결여'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의 공약은 구체적 내용이나 재원조달 방안을 확인할 수 없어 이행의지가 의문이고, 오 후보의 공약은 막무가내식 개발공약과 규제완화로 공공성과 공익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5일, 4·7보궐선거 서울시장후보의 소비자 공약을 평가·발표했다. 선거운동 후반으로 갈수록 정책대결보다는 의혹제기, 상호비방 등이 증가하고 있어, "정책선거를 통해 유권자가 합리적 선택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이번 선거의 당선자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 1년 2개월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잔여임기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두 후보는 임기 5년을 염두에 둔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집값 폭등과 전월세난, LH투기 의혹 등으로 부동산 대책이 가장 큰 이슈다. 박 후보는 '평당 천만원 반값아파트 30만호', '시·국유지 공공자가 및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을 내세우고, 오 후보는 민간주도 주택공급을 위한 '서울시 도시계획규제 혁파'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두 후보 모두 대규모 주택공급을 제시하고 있지만, 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들 중심의 공약으로, 세입자·무주택자 등 가장 고통받는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소비자권익향상을 위한 두 후보의 공약평가를 진행했다. 평가영역은 ① 청년 주택공급 ② 소상공인 대책 ③ 친환경자동차 보급 ④ 안전 대책 ⑤ 미세먼지 대책 ⑥ 쓰레기 대책 ⑦ 아동돌봄 ⑧ 어르신돌봄 ⑨ 문화·예술 ⑩ 관광분야 등이다.

소비자공약 중 박 후보는 '소상공인지원, 문화·예술, 관광' 등이 다소 높게 평가됐고, 오 후보는 '청년주택, 친환경차공급, 어르신돌봄'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 단체에 따르면 청년주택 공약의 경우 박 후보는 주거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구체적 방안 제시도 부족했다. 오 후보는 쉐어하우스를 통한 학업과 초기 직장생활 지원, 청년주택 입주대상자 소득기준 완화, 쉬프트 및 빈집활용 등 구체성과 정합성이 뛰어났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대책은 박 후보의 경우 '경제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 긴급경영안정특별보증, 무이자대출, 임대료 30%감면 등을 제시했다. 오 후보는 소상공인에 대한 공약이 부재했고, '희망플러스 통장 2배 확대'에 영세자영업자를 포함한다고 했으나, 근본적인 대책 강구가 필요해 보였다.

환경분야에서는 크게 친환경자동차, 미세먼지, 쓰레기 대책에 대한 공약을 제시했는데, 친환경자동차의 경우 두 후보 모두 전기차 보급 확대와 배달오토바이의 전기오토바이 전환 등을 제시했다. 박 후보의 경우 '내연차 신규등록 금지'를 제시했지만, 세부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오 후보는 전기차 충전소 및 보조금 확대, 전기택시 등 효과가 뚜렷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 박 후보는 기후변화·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의욕적 목표를 제시했지만, '미세먼지 걱정없는 도시'를 위해 당장 무엇을 할 것인지, 근본적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지하철 미세먼지 제거차량 도입 등이 전부다. 오 후보는 미세먼지 발생원인으로 건설현장을 지목하고, 미세먼지 감축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녹지공간도 개발할 것이라는 여타 공약들이 말해주듯 지역개발과정에서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에만 관심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은 부재한 상황이다.

쓰레기문제 역시,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종료가 임박했지만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박 후보는 폐플라스틱 감량을 위한 '포장재없는 매장 각 동 1개 설치'가 전부다. 오 후보는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쓰레기 감축과 자원순환정책을 폭넓게 공약했다. 친환경포장재, 공병무인회수기, 중고물품 플리마켓 등은 긍정적이다.

시민안전 공약과 관련해, 박 후보는 재난안전, 아동학대·학교폭력에 초점을 맞췄는데, 재난안전협의회, 재난대응관리시스템, 안전통합관리체계 등 선거마다 나왔던 내용은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단체는 평가했다. 오 후보는 여성과 청소년 안전에 중점을 뒀다. CCTV 100%설치, 이중잠금장치지원, 방범강화, 안심신고처리, 가정폭력·학대 여성 지원 등 종합적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돌봄 공약은 아동과 어르신 공약을 나눠서 살펴봤다. 아동 돌봄의 경우, 두 후보 모두 공공산후조리원,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 확대 공약은 없었다. 박 후보는 유치원 무상급식을 제시했지만, 재원마련 방안 등이 부족하고, 보육·돌봄시설, 인력, 공간을 두 배 확대하는 '두배로 돌봄' 제안했지만,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오 후보의 보육사각지대해소, 시민사회·종교단체 등과 안심돌봄을 연계하겠다는 공약은 의미가 있으나, 종일돌봄의 경우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내용이 없다.

어르신 돌봄의 경우, 박 후보의 공약은 시립요양원 확충, 건강·안전모니터링, 무상급식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어르신 공약이 빈약하고, 정책방향은 좋으나 재원마련 등 구체적 내용은 제시하지 못했다. 오 후보는 어르신 돌봄과 안심공약이 체계적이고, 기존 의료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안심병원동행 공약은 어르신 일자리 창출효과까지 고려했고,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의료시스템 연계는 어르신 안전골든타임을 지키고, 빠르게 대처 가능한 효과적 공약으로 평가된다.

문화예술·관광 분야 공약은 박 후보의 겨우, 주민친화적인 공약은 제시했지만, 추진내용과 방식, 추진기간과 재원확보 등이 모호하다. 수직공원, 통합, 혁신, VR, AR, 디지털 관광 등 나열한 콘텐츠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 후보는 문화예술이 관광의 하위개념으로 전락했고, 개발시대 관광·체육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32년 서울올림픽 유치의 경우 적자우려나 부정적 평가가 많은데, 시민여론수렴과 재원조달방안도 제시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공약이 선거에서 당락을 좌우해야 서울시도, 정치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고, 향후 "당선자의 공약 이행 여부도 평가해 책임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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