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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존재가 거짓말" - "국민 무시, 막무가내 오세훈"

[마지막 TV토론] 선거 D-2, 양측 열띤 공방... "'태극기 집회' 오세훈" vs. "반칙하는 박영선"

등록|2021.04.05 18:03 수정|2021.04.05 18:15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 "(오 후보처럼) 거짓말한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 거짓말이 난무하는 서울시를 시민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 "저는 거꾸로 박영선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안 내기로 하시지 않았나? 그런데 거짓말 했지 않았나?"라며 "규정까지 바꿔 나와서 나온 후보"라고 공격을 이어가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잠시 정색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과거 당대표 시절 약속한 당헌‧당규를 고쳐가며 이번 시장 후보를 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박 후보가 "제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다? 그것은 아주 몹쓸 이야기"라고 반발하자 오 후보는 "계속해서 오세훈을 거짓말쟁이라고 한 게 누구냐"라고 따져 물었다. 박 후보는 "거짓말쟁이니까"라고 잘라 말했다.

말 그대로 '난타전'이었다. 방송기자클럽이 5일 오후 주최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맞붙은 두 후보는 거친 설전을 벌였다. 마지막 TV토론인 만큼, 박영선-오세훈 양측 모두 총력전을 펼치며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 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 어려운 순간도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박 후보를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밀어붙였던 오 후보는, '과거의 오세훈'을 끄집어낸 박 후보의 공격에 멈칫하며 즉각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몇 차례 보이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어버이연합→무상급식... "어버이연합 지원, 기억 안 나"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의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날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지난 2019년 10월 3일, '문재인 탄핵 10.3 국민대회'에 참석한 사진을 꺼내들었다. 해당 집회는 현재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도했으며, 당시 오 후보는 문 대통령을 "독재자" "치매" "정신 나간 대통령" 등으로 비난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는) 태극기 집회와 함께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분들이 (코로나 확대 상황에서 집회를 열어) 소상공인들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라는 지적이었다. 오 후보는 "연설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라며 "견강부회 하시면 안 된다. 조국(전 법무부장관) 때문에 화가 난 분들 아닌가?"하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자신의 '독재자' 발언을 꼬집는 박 후보를 향해 "국민은 전부 경제가 어렵다고 피눈물이 나는데, 그때 당시에 대통령께서 '경제는 아무 문제없다'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집값 문제 없다고 말씀하셨지 않느냐?"라며 "(그렇게) 귀 닫은 분이 독재자 아니면 누가 독재자인가?"라고 자신의 발언을 옹호했다.

이어 박 후보가 "질문에 답을 주시라. 전광훈 목사의 태극기 집회와 함께 하시느냐?"라고 재차 묻자, 오 후보는 "한번 나가서 연설을 했다"라고만 답했다. "시장이 되면 광화문 (태극기) 집회를 허용하느냐?"라고 재차 질문하자 오 후보는 "허용하는 것이 시장 권한사항이 아니다. 광장시민위원회에서 결정을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박 후보가 다시 "시장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다. (위원회에서) 집회 허용을 하면 시장이 가만히 있느냐? 다시 이런 세상을 만드는 것인가"라고 공격하자, 오 후보는 재차 "(서울시장의) 관여 여지가 없다. 위원회에서 허용을 하면 시장은 말릴 방법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태극기 집회 비판을 어버이연합으로 이어갔다. "어버이연합 아시느냐. 시장 시절에 어버이연합에도 지원을 하셨더라"라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그건 기억은 안 난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또 (기억이) 안 나느냐?"라고 따져 묻자 오 후보는 "이게 민생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박 후보는) 존재 자체가 거짓말인데, 이어서 반칙의 여왕이다"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자신의 질의가 민생과 관련이 있다면서 "아이들 급식에 반대하면서 여기에(무상급식 반대)는 억 대로 돈을 쓰셨다. 무상급식 관련해 언론사에 3억8000만 원 광고를 하셨다"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들 급식이 중요한가? 언론사 홍보가 중요한가?"라고 꼬집은 것. 박 후보는 이어 "(어버이연합에) 도시락을 지원하셨더라. 아이들 급식은 반대하시지 않았느냐?"라고 공세를 폈다.

오 후보는 "언론사 홍보가 중요해서 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나쁜 투표' 운동을 벌이고 투표불참운동 벌여서 투표 나오시라고 광고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어버이연합 도시락 지원에 관해서는 직접적으로 답하는 대신 "문재인 정부에서 일개 단체를 지원한 것과, 큰 경제정책을 비교해서 어느 것이 중요한가? 이렇게 질문해도 되느냐?"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올바른 비교방법"이 아니라는 것. 박 후보는 "후보 철학과 관계가 있다"라며 "저 같으면 그렇게 안 한다"라고 단언했다.

세빛섬→수상택시→아라뱃길→양화대교... "배가 언젠가는 들어온다"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의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시절의 성과에 대해서도 거친 공방이 펼쳐졌다. 오 후보는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며 전날(4일) 한강 세빛둥둥섬을 방문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공동 유세를 펼쳤다. 하지만 1200억 원에 달하는 누적적자에 대해 <오마이뉴스>가 질문하자 "서울시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관련 기사: 세빛섬 누적적자 1200억 어떻게? 오세훈 "서울시 걱정할 일 아냐").

박 후보 역시 "세빛둥둥섬이 1200억 원 적자가 났다"라고 해당 발언을 비판하자 오 후보는 "민간투자사업에 적자가 나든, 흑자가 나든"이라며 서울시와 상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30%를 가지고 있는 것은, 공공 공간의 비율이 있기 때문이다. 공공 공간이라고 하면 시민들께 무료로 제공하는 공간을 말한다"라며 수익과 관련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후보가 "적자나면 SH는 상관 없느냐?"라고 꼬집자, 오 후보는 "어떻게 하겠나. 2년 동안 문을 닫아건 바람에 영업적자가 났는데, 완전히 불을 꺼놨다"라고 말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탓에 늦게 개장한 게 적자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박영선 후보는 "(개장 이후 세빛둥둥섬에서) 행사를 많이 했다"라며 개장 후 6년이 지났음에도 오히려 누적적자가 커진 점을 지적했지만, 오 후보는 "8년 전에 불을 꺼놨다"라는 점을 근본 원인으로 짚었다.

박 후보가 "본인이 한 것은 잘하고, 남이 한 것은 못했다고 (주장하느냐)"라고 말하자 오 후보는 "역사적인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도입했던 수상택시에 대해서도 "수상택시는 공공교통과 연결해서 될 일은 아니다. 접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런던에 살아봐서 안다"라며 템즈 강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박 후보는 "문제가 있는 건데 원인파악을 못하고 시작한 게 잘못된 것"이라며 "만약 원인을 알았다면 (한강변) 접근성 문제부터 해결 했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 정부가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패 원인을 현 정부 탓으로 돌렸다.

박 후보의 비판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경인아라뱃길로 이어졌다. 박 후보는 "시작 자체부터 감사원에서 부적격 판단이 난 것"이라며 "그런데 (오 후보가) 밀어붙인 것이다. 왜? 이명박 대통령이 물 사업을 계속 하라고 하니까"라고 지적했다. 경인아라뱃길은 물 동량 예측부터 예산낭비, 부실시공 등 총체적으로 실패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 후보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한때 아라뱃길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려고 했다가 환경단체 반발로 좌절된 점을 언급하며 반박했지만, 박 후보는 "환경단체가 반대하면 그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수렴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하시려던 분이 오세훈이다"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시작 자체가 잘못됐다"라며 "예를 들면 양화대교를 '디귿자(ㄷ자)'로 누가 만들었느냐, 돈은 얼마만큼 날렸느냐?"라고 물었다.

양화대교는 경인아라뱃길을 위해 다리 아래로 배가 오갈 수 있도록 기존 교량의 중간과 교각을 일부 철거, 교량 중간 부분이 디귿자로 꺾어지게 다시 지어졌다. 당시 서울시장은 오 후보였다. 교각 철거 공사는 500억 원이 넘게 소요됐고, 추후 서울시가 철거공사를 맡긴 업체가 무면허 업체였음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하지만 오 후보는 "(그게) 날린 돈인가? 배가 들어오면 쓸모 있다"라고 항변했다. "앞으로 배가 들어올 때를 대비해서 교각 사이를 늘려놓은 것"이라며 "불필요할까? 언젠가는 배가 들어온다"라고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처음부터 시민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불도저식으로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빚더미 시장이 된 것이다"라며 "서울시민들은 낡은 행정과 잘못된 판단에 의해서 다시 서울시가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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