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GM)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해제를 결정하자 노동자들이 규탄하면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선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월 16일 카허 카젬 사장의 출국금지 해제를 결정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는 오는 12일 '불법파견' 관련 재판을 맡고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불법파견 범죄자 카허 카젬 사장 엄벌 촉구'를 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카허 카젬 사장과 한국GM 임원 5명은 2017년 9월 1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한국GM 부평·창원·군산공장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노동자 1719명을 불법파견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고용노동부와 검찰이 조사해 기소했던 것이다. 인천지법은 지난 3월 15일 첫 심리를 열었고, 이날 카허 카젬 사장이 법정에 출석하기도 했다.

비정규직지회가 카허 카젬 사장의 엄벌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기로 한 날은 2차 심리가 예정되어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파견법에 의하면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에는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데, 비정규직 현장에서는 이미 20년이 넘게 불법파견이 계속해서 악용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지엠은 2013년 불법파견 혐의로 대법원에서 닉라일리 전 사장이 벌금 700만원(형사)을 선고받았다. 또 당시 비정규직들이 한국지엠을 상대로 냈던 '근로자지위확인소송'(민사)에서도 불법파견이 인정되었다. 당시 한국지엠은 민사·형사 모두 졌고,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다.

비정규직지회는 2013년 판결을 언급하며 "닉 라일리 전 사장이 벌금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불법파견 문제는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계속 진행되었고, 이번에 검찰에 의해 다시 같은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했다.

이어 "지엠자본의 입장에서는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되어도 대법원 판결선고로 고작 700만원 정도의 벌금만 내도 되는 상황을 경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카허 카젬 사장 재판이 이전 닉 라일리 전 사장처럼 벌금 700만원 솜방망이 처벌을 해선 안된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에도 반성의 기미는 없고 불법은 더 확대되었다"며 "불법파견 문제를 바로잡자고 주장하는 비정규직은 해고시키고 노조를 깨려 하였다. 카허 카젬 사장을 엄벌에 처해야만 작은 변화라도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 사장의 출국금지 해제에 대해, 이들은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범죄도 인정하고 있지 않고 부정하는 카젬 사장의 출국금지 해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카허 카젬 사장 재판이 열리는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