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로또 맞듯이 초역세권 혜택" 청년주택 반대 논란
서울 흑석동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일부 주민들, 민원글 올리며 반대... 청년들 무시?
▲ 한 주민이 민원게시판에 올려놓은 민원. ⓒ 동작구청
▲ 한 주민이 서울 동작구청 민원게시판에 올려놓은 민원. ⓒ 동작구청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부 주민들이 청년 임대주택을 반대하는 민원 글에 적은 '반대 논리'가 '청년들을 무시하는 내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 동작구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올라온 민원 내용을 살펴봤다. 이 게시판에는 서울 동작구 흑석역 주변 공터에 설립 예정인 청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계획에 반대하는 민원이 지난 1일부터 수십 개 올라왔다.
그런데 이들 민원 가운데 일부가 청년들을 무시하는 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민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수십 년간 (개발을) 참아온 지역 주민들이 누려야할 혜택을 왜 알 수 없는 청년들이 무슨 로또 맞듯이 서울 한복판 초역세권에 사는 혜택을 누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청년들은 서울 한복판 초역세권에서 사는 혜택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B씨는 "청년주택은 흑석초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흑석동 주민들의 유일한 한강변 접근로 근방에 위치하여 청년 임대주택 건설 시 주민들의 휴식권을 위협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이 버릴 것으로 예단한 담배와 쓰레기 문제를 짚는 주민도 있었다. C씨와 D씨 등 여러 명은 민원에서 "청년 임대주택이 들어오게 되면 흑석초 아이들의 일조권이 위협받을 여지가 있다"면서 "담배 및 쓰레기 문제, 주민들의 휴식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민원인들은 작성자가 여러 명이었지만 반대 글들은 비슷한 논리의 내용들이 많았다.
이런 민원 글에 대해 흑석초 학부모는 <오마이뉴스>에 "청년주택 부지는 흑석초 학생들의 일조권과 상관없는 위치에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이 민원에서 공공임대에 들어올 청년들이 위험하거나 횡재했다는 식의 내용을 적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청년주택 들어오면 담배와 쓰레기 문제"?
▲ 청년 임대주택을 반대하는 서울 흑석동 주민 모임이 만든 설문지. ⓒ 인터넷 갈무리
청년임대주택을 반대하는 모임은 최근 '흑석동 한강변 공공임대주택 건설 관련 설문'을 인터넷으로 돌리면서 반대논리를 퍼뜨리기도 했다.
이 모임은 설문 설명 글에서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대한 주민의견을 날치기로 취합한 동작구의 행태에 흑석동 주민들은 분노를 표하며 동작구청장에게 이에 대한 해명 및 주민의견 재 수렴을 요구한다"면서 "우리 주민들은 단순히 공공주택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시민이 편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대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적어 놓기도 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