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서산민항 유치, 충남도의 탄소중립 정책 위반하는 모순"

충남환경운동연합, 성명서 통해 유치 중단 요구

등록|2021.04.30 13:59 수정|2021.04.30 13:59
충남도가 군 비행장 민항 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충남환경운동연합이 성명서를 통해 민항 유치를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탄소중립 역행하는 서산민항 추진 중단하라'는 성명에서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29일 도지사와 시장, 군수가 모인 지방정부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 이행 실천을 공동으로 선언한 뒤 서산의 군 비행장 민항 건설 조기 추진 공동 결의문을 채택했다"면서 "서산의 군 비행장 민항 건설 조기 추진은 앞서 선언한 탄소중립 이행에 역행하는 일로 충남도지사와 기초단체장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19일 보령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지역균형뉴딜투어 충남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에너지 전환, 그린뉴딜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을 거론한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이런 상황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4월 28일 청와대를 찾아 서산 군비행장 민항시설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선정 지원까지 요청하고 나섰다"면서 "충남도의 탄소중립 정책에 이율배반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충남도민으로서 매우 실망스럽다. 대규모 개발사업이면 언제나 지역의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다는 '개발 만능'의 근대적 망상, 또 한편으로는 그러한 망상을 부추겨 표를 얻는 나쁜 습관에 길들여진 정치의 이면을 보는 것 같아 무척 씁쓸하다"고 밝혔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은 민항유치가 탄소중립 선언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원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해선복선전철(평택 청북면)과 KTX 경부선(화성 향남면)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철도노선이 최근 발표한 제4차 국토철도망 국가계획안에 반영됐고,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홍성에서 서울까지 40분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민항 유치가 과연 절실하냐는 것이다.

충남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4월 10일 프랑스 하원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열차로 2시간 3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국내선 항공 운항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항공 산업과 공항이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지목됨에 따른 결정이다.

끝으로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충남도는 수많은 석탄발전과 제철소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광역자치단체"라면서 "석탄발전 조기 폐쇄와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충남도가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항공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말로만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충남 도민을 기만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파국적 생태 재앙이 예고되는 기후위기 시대에 서산민항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충남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기후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정의로운 전환 기금'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한 충남도는 상대적으로 다른 광역자치단체보다는 탄소중립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