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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원을 활용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해야"

[아동돌봄 현장 전문가 인터뷰 ②] 지역아동센터 오수진 센터장

등록|2021.05.12 15:12 수정|2021.05.12 15:12
아동 돌봄 이슈는 사건과 사고와 얽혀 주목받고 있다. 안타까운 아동학대 사건이 연일 끊이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 돌봄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를 만나 아동 돌봄의 현재를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말]
아동 돌봄이 필요한 초등기 아이들의 경우 방과 후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하다. 이러한 돌봄을 제공하는 곳 중 하나가 지역아동센터다.

지역아동센터는 전국적으로 약 4200여 개소(2018년 기준, 아동권리보장원)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가정에서 돌봄이 이루어지지 않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학교와 가정의 역할을 맡아온 지역사회의 오래된 돌봄 기관이다. 지역아동센터의 오수진 센터장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간추려 전한다.
 

▲ 화상 인터뷰에 참여 중인 오수진 지역아동센터 센터장 ⓒ 희망제작소


취약계층이라는 낙인감

과거에는 취약계층 아동 위주의 돌봄으로 운영되었으나 점차 입소 기준이 완화되는 등 일반 아동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주민들의 지역아동센터를 바라보는 시선은 취약계층 아동 중심의 돌봄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아동센터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낙인감을 해소하는 게 주된 과제이다.

오수진 센터장에 따르면 가정환경이 풍족하든 부족하든 초등기까지 아동 모두 돌봄이 필요한 존재이다. 가정환경과 소득 수준으로 나누기보다는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라면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낙인감 해소를 위한 방안 중 하나는 돌봄 시설의 환경 개선과 공간 지원이다. 쾌적한 건물과 좀 더 안락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라면 아이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아동이 안전하게,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돌봄 기관에 대한 시설과 공간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입소문 혹은 정보공유, 지역 관계의 자원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동은 주로 지역주민의 소개와 추천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지역 내 다양한 마을 활동가와 주민들과의 관계 형성으로 동네 사정을 아는 분들이 서로 정보를 주는 형태다.

이러한 자원을 활용한 사각지대 발굴이 필요하다.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서로의 사정을 알고 있는 지역 내 주민 커뮤니티를 활용한 방안으로 지역아동센터를 거점화하는 방식이다.

예전에는 가정방문을 통한 사전 발굴이 가능했지만 입소 기준에 가정 상담 항목이 없어져서 가정방문이 어려워졌다. 정기적이거나 의무는 아니지만 필요한 상황에는 가정방문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경우도 지역아동센터와 연결된 가정에 한하기 때문에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 내 관계망 형성이 중요하다.

특정 지역아동센터는 입지나 프로그램에 대한 소문으로 정원이 초과하여 대기가 발생한다. 지역 내 돌봄 시설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위치에 따라 편중된 것이다.

아동 돌봄 시설의 특성상 아이들이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야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즉, 차도를 건너거나 거리상 먼 곳에 위치한 돌봄 기관을 이용하기 꺼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전에 돌봄 수요를 파악해 돌봄 시설의 상황을 조정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제도화된 협력 구조 필요

지역아동센터도 지역아동센터협의회 등 지역 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는 있지만 다른 돌봄 기관과의 협력은 센터장의 관계망에 의존하고 있다. 오수진 센터장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의 공간을 거점으로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지역아동센터 공간을 거점으로 지역주민과의 소통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나아가 마을 협의회나 학교, 드림스타트와의 협업도 추진되고 있다. 다만 제도화된 협업 구조가 아닌 만큼 각 지역아동센터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 따라서 지역 내 통합 돌봄을 위해서는 규정 및 제도화를 거쳐 모든 지역에서 돌봄을 위한 협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예산 항목에 대한 제도 점검

정부의 정책도 동일한 대상의 돌봄을 운영하는데, 교육부 산하와 보건복지부 산하의 지원항목과 예산 편성이 다르다. 똑같은 간식을 제공하더라도 방과후학교와 지역아동센터 등으로 정해지는 예산과 지원이 다르다.

어느 부처에서 주관하든 보편적 통합 돌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어느 기관에서 돌봄을 받든 프로그램은 다를 수 있겠지만 받을 수 있는 지원은 같아야 한다.

지역의 돌봄 자원, 지역아동센터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돌봄에 집중된 기관으로 방학 기간에는 더 바쁜 상황을 맞이한다. 학기 중에는 늦은 7시까지 운영하며 지역 내 아동 돌봄의 역할을 맡고 있다.

적어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만이라도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보완돼야 한다. 더불어 지역아동센터가 돌봄 공백과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역 거점 자원으로 활용돼야 한다.

※ 지역아동센터마다 프로그램 및 운영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해당 글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www.makehope.org)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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