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함깨 배우니 글쓰기가 점점 늘어간다

군산 동네서점 에세이 쓰기 반에 참여하면서

등록|2021.05.13 09:56 수정|2021.05.13 09:56
"안녕하세요, 한길문고 상주작가 배지영입니다. 선생님들은 한길문고 에세이 쓰기 5기회원이 되셨어요.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서는 두가지를 잘 하셔야 합니다. 무결석과 숙제하기 입니다."

배지영 작가의 인사로 회원 단체톡방이 열렸다. 매월 둘째, 넷째 화요일 오후 7시 반에 열리는 5기 에세이반의 첫 인사는 얼굴도 모른 채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아직 애기가 어려 망설이는 회원, 욕심에 신청하고 보니 시간이 안 맞는 회원, 글쓰기에 자신이 없어 주저하는 회원들. 여러가지의 환경적 요인들이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은 첫 수업을 시작해야 해서 글쓰기 과제를 먼저 제출해야 했다. 제출된 글은 첨삭을 거치는 단계가 필요했다. 처음 글을 제출하면서 글 솜씨가 없어서 부끄럽다, 소재가 없다, 제목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덧붙임 말들이 이어졌다.

드디어 첫 수업이 시작되고 한 자리에 모인 5기수 회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인사를 나누었다. 어쩌면 마스크를 벗고 마주쳐도 못 알아볼지도 모를 일이다.

10개의 주제가 넘는 글을 함께 보면서 첨삭을 배웠다.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방법과 구체적으로 쓰는 방법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물론 첫날 수업은 아수라장이었다. 시제의 일치가 맞지 않는 글의 맥락,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표현법, 내용을 알게 하는 제목 찾기 등, 배지영 작가의 첨삭에 모두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배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나의 글을 읽고 난 작가는 노안으로 눈이 더 답답해질 뻔 했다고 한다. 문단을 전혀 나누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회원의 글과 달리 나는 마치 비밀 일기장이라도 꺼낸 듯한 글에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를 연신 중얼거렸다.

첫 수업을 마친 회원들의 표정은 숙제 검사를 받은 후의 가뿐함이랄까? 조용한 시작과 달리 질문과 함께 한층 밝아졌다.

어느덧 수업은 3회차를 지나고 있다. 본인이 읽었던 책의 내용이 공감되는 부분은 공유를 하고 책 추천도 끊이지 않았다. 배지영 작가의 첨삭과 응원 덕분에 하루가 멀다하고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실렸다는 글이 올라온다.

서로 자기 이야기라도 된것처럼 너무 기뻐하고 축하해주고 부러워했다. 원고료를 받아 노트북을 사는 그날까지를 목표로 하며 모든 회원이 글쓰기에 재미를 붙였다.
     

▲ 2회차 수업을 마치고 난뒤 찍은 사진속의 표정은 1회차 때보다 한층 밝아졌다. ⓒ 에세이 5기 회원


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음악을 전공하고 지금까지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며 살았다. 수다를 어떻게 떠는지조차 모르는 늦깎이 사회 초년생이었다. 타인과 어울리기 다소 어려운 점이 있지만 회원 각자의 고유한 성격들을 보면서 다시 인생공부를 하는 느낌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요즘. 컴퓨터 자판도 서툴고  글을 쓰기 위한 시간 투자도 해야하는 어려움이 많지만 혼자 생각만 하던 예전과 달리 사물을 보며 대화하는 습관이 생겼다.
 

혼자 여행하기내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진짜 내 모습을 찾기위해 나선 여행길 ⓒ 이영미



꽃을 보면서, 먼 산을 보면서,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소재 거리를 찾는 내 모습을 보았다. 글만 쓰면 다큐가 되는 통에 내 글은 수업 때마다 별다른 첨삭 없이 지나치지만, 나는 시작한 나의 글 '사랑받기 위해 시작했는데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를 완성하리라 마음먹었다.

넘어지고 아파서 울던 때의 내 모습과 넘어진 채 주저앉아 있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절룩거리며 걸어온 나의 소중한 이야기. 그 이야기가 부끄러운 글 솜씨로 얼룩지지 않게 하는 것. 일단은 나의 첫 글쓰기 목표다. 난 늘 외친다. 실패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덧붙이는 글 개인의 블로그에 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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