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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포들 5.18 기념식... "미얀마서 광주를 본다"

90여 명 모여 '세 손가락 연대' 사진 촬영... "미얀마에도 속히 민주주의 오길"

등록|2021.05.20 11:34 수정|2021.05.20 11:35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캐나다 동부 기념식에 참석자들이 미얀마 연대 손모양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토론토 민주포럼


5월 18일 11시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캐나다 동부) 기념식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토론토 한인 단체장, 시민 단체, 향우회, 토론토 이외에도 미국, 독일, 인도네시아, 태국, 브라질 등의 해외 참석자들 9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이었다.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 사회 한종만 ⓒ 토론토 민주포럼


행사는 한종만씨의 사회로 진행, 토론토 민주포럼 이진경 대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정태인 토론토 총영사, 김연수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장, 송선호 재향군회장의 기념사와 인사말, 박정순씨 시 낭송, 사월의 꿈 합창단의 '그날이 오면' 합창으로 이어졌다.

이어 박준규씨 '재클린의 눈물' 첼로 연주, 최미향씨의 '마른잎 다시 살아나' 추모곡의 공연,  41년만에 공개되는 노만 호프 기자가 촬영한 시민군 모습을 담은 영상, 5.16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예고편,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최초 광주 해외 보도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영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미얀마 민주화를 염원하는 연대의 단체 사진 촬영을 한 후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진경 토론토 민주포럼 대표는 개회사에서 불평등과 양극화, 코로나 19와 미얀마 학살,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와 폭력 등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심각히 후퇴하고 있는 위기의 시대를, 오월정신으로 극복하고 다양한 세대와의 조화를 통해 민주인권평화 시대를 열어가자고 했다.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에서 정태인 토론토 총영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토론토 민주포럼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메시지를 함께 본 뒤 정태인 토론토 총영사는 인사말에서 "5.18 민주화 항쟁은 한국 민주화의 커다란 이정표"라고 말했다. 그는 5.18 정신이 계속 발전해서 이어지길 바라며, 아울러 다양성을 장려하는 캐나다에서 토론토 동포들의 5.18 정신 적극 홍보와 공감대 확산을 당부했다.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에서 박정순 시인의 시낭송 ⓒ 토론토 민주포럼


토론토 박정순 시인은 자작 추모시 '오월의 별들이 보내는 편지'에서 시공간을 오가는 그리움과 아픔을 표현했다.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에서 김연수 민주평통 토론토 협의회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토론토 민주포럼


김연수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장은 "41주년 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1997년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 기념일로 제정되었음에도, 일부 극우 보수주의자들은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동포사회 일부에도 이러한 시각이 있어 안타깝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5.18은 민주주의 공동체 구현은 물론 역사의 지렛대이며 한국 현대사 전환점으로 민주화에 이바지한 부분이 크다며, 최근 미얀마 항쟁의 롤모델이 되기도 하는 518정신이 잘 계승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에서 송선호 재향군인회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 토론토 민주포럼


송선호 재향군인회장은, 기념사에서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한자리에 모여 해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된 데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전쟁도 아닌데 민주화를 외치는 자국민을 대량학살하려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만행이었다"며 당시 침묵을 지켰던 많은 언론의 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송 회장은 또, 독재 권력과 싸워 피를 흘려 지켜진 5.18 정신은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용기의 원천이 되어야 할 것이며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대한민국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2021년 현재 미얀마를 보며, 군부에 의해 선량한 시민이 사망하는 걸 보고 광주를 다시 되새기게 된다며 "하루빨리 미얀마에 민주주의가 싹트기를 바란다"고 했다.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에서 이윤희 미주 5.18 민주항쟁 동지회장이 당시 시민군으로써의 기억을 증언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토론토 민주포럼


참가자들은, 미주 5.18 민주항쟁 동지회장 이윤희를 통해 전달된, 41년만에 공개된 군부의 상무충정작전 직후 체포되는 시민군들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기도 했다.

곧이어 이윤희 회장은 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시작한 증언에서 당시 시민군으로 보낸 일주일간의 시간을 증언했다. 그는 당시 군부에 체포당해서 군대로 끌려갔었다며 "가해자들에게 묻고 싶다. 왜 당시 책임자들은 왜 반성하지 않는지. 가해자들의 제대로 된 반성 없이는 피해자들 고통은 진정으로 치유될 수 없다"며 가해자들의 반성을 강조했다.
 

▲ 41년만에 공개되는 노만 호프 기자의 군부에게 체포되는 시민군 영상 ⓒ 토론토 민주포럼


 

▲ 나는 위르겐 히츠페터 영상 장면 ⓒ 토론토 민주포럼


이어 광주민주화운동을 제일 처음 해외에서 방송되게 한 위르겐 히츠페터 독일 기자의 당시 상황과 방송내용을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시청했다.
  

▲ 사월의 꿈 합창단 '그날이 오면' 공연 ⓒ 토론토 민주포럼

 

▲ 제41주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토론토 기념식에서 박준규 씨가 자클린의 눈물을 첼로로 연주하고 있다. ⓒ 토론토 민주포럼


추모 공연은 코로나 방역 지침으로 모두 사전에 영상으로 제작해서 상영되었다. 사월의 꿈 합창단이 '그날이 오면' 합창을, 에드먼튼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했고 현재 토론토 대학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박준규 씨가 첼로로 재클린의 눈물을 연주했다. 또 최미향 씨는 '마른잎 다시 살아나'를 감성적으로 부르기도 했다.
 

▲ 최미향 씨의 추모 노래 ‘마른잎 다시 살아나'를 부르고 있다. ⓒ 이진경


행사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하고 단체 사진과 미얀마 민주화를 응원하는 연대의 손 모양으로 단체 사진 촬영 후 끝이 났다. 사회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내년에도, 10년 뒤에도, 그리고 100년, 천년 뒤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시대와 눈맞추고 세대와 발맞추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멘트로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토론토 지역 5.18 기념식, 추모를 약사로 정리한 영상과 최근 개봉된 새 5.18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예고편 또한 상영됐다.

이번 기념식에는 토론토 총영사관은 물론이고 영남, 호남, 강원 지역 향우회와 재향군인회, 민주평통과 지역 시민 단체들이 대거 참석함으로써 5.18 기념식이 토론토 동포사회에서도 그 역사적 가치가 인정되고 정신을 계승해나가는 분위기가 확산하여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념식 풀 영상은 토론토 민주포럼 유튜브에서 공개된다(☞기념식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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