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주장] 캐나다 인종주의의 역사, 이제는 사라져야

해밀턴 아시아인 연합 성명 "코로나 시국, 아시안 차별은 캐나다의 가치에 모욕"

등록|2021.05.20 14:52 수정|2021.05.20 14:56
(해밀턴 아시아인 연합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시에서 반-아시아 인종주의 문제를 다루고 사회정의와 공평함을 증진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아시아인 공동체의 현지 구성원들 모임입니다. 반-아시아 인종주의 선언을 8개 언어로 번역하여 여러 매체에서 널리 알리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오마이뉴스에 이 선언을 게재합니다.

캐나다 해밀턴 아시아인 연합을 대표하여 아나벨 락삭, 에이미 플래린, 제니퍼 험퍼스, 앨리사 라이, 엘린 램이 작성했으며, 번역은 서지원이 도와주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2002년부터 5월마다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을 축하해 왔다.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의 목표는 동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커뮤니티를 포함한 캐나다 내 아시아인들의 유산과 역사, 기여에 경의를 표하고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올해의 테마인 "인정, 회복력, 다짐"은 잠시 멈춰 서서 아시아인 공격의 증가를 점검하면서, 캐나다에서의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주의의 불편한 역사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 이래 캐나다에서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주의 폭력은 증가해 왔고, 1150건 이상의 공격이 자체 보고되었다. 생존자들에게, 그들 가족들에게, 그리고 우리 커뮤니티들에게 모든 수준에서 고통스러운 폭력을 가하는 이 사건들은 우리 캐나다인들이 표현하고자 갈망해 온 민주적 이상, 포용과 다양성으로부터의 강인함과 같은 가치들에 대한 모욕이다. 이러한 폭력은 캐나다의 역사가 반아시아 인종주의와 레토릭의 현재 상태를 고취하고 영속화한 방식에 주의를 이끈다.

아시안 커뮤니티 괴롭하는 인종주의 

캐나다에서 아시아인 차별은 새롭지 않다. 아시아인 이주자들은 연방통합 이전부터 캐나다 원주민의 땅에 세워진 초기 정착민 사회에서 일했다. 반아시아 인종주의 폭력의 사례로는 캐나디안 퍼시픽 철도 건설(1881-1885)을 위한 중국인 노동자 착취, 중국인 인두세와 인종에 기반한 배척법(1885-1947), 고마가타 마루호 사건에서의 시크교인 차별(1914), 그리고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캐나다인들과 그들의 자산에 대한 수용과 쫓아냄, 몰수 등이 있다.

이러한 역사상의 사건들은 해밀턴 힌두교 사원 방화를 비롯해 9/11 이후 서아시아인과 남아시아인에 대해 지속되는 이슬람 혐오, 그리고 시리아인들(2013~오늘날) 등을 향해 물밀듯이 밀려오는 우익 정서와 반난민 정서의 기초를 다졌다. 아시아인을 배척하는 법은 없어졌을지 몰라도, 인종주의는 아시아인 커뮤니티들을 계속 괴롭힌다.
  

워싱턴 디시 근교 애난데일 소녀상 앞 촛불집회애틀란타 총격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시안 혐오범죄를 규탄하는 사람들이 촛불집회를 벌이는 모습. ⓒ 서혁교


아시아계 캐나다인들은 여전히 이 나라에서의 일상적 생존에 영향을 끼치는 차별적인 발언과 배제적인 행태에 시달린다. 이는 "집으로 돌아가", "캐나다를 떠나"와 같은 인종주의적 발언부터, 빈곤과 고위험 노동환경을 낳는 정책 결정까지 포함한다. 동아시아인과 동남아시아인들(특히 중국계, 한국계, 필리핀계, 베트남계 캐나다인들)은 빈곤을 경험하는 인종화된 캐나다인들 사이에 과잉대표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부분적으로 새로 도착한 이들의 학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 아시아계 캐나다인들의 사회경제적 전망이 제한되는 탓도 있다.

새로 도착한 이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푸대접하는 탈전문직화로 인해 우리 커뮤니티들은 어쩔 수 없이 저임금의 불안정한 고용을 차지하게 된다.

반아시아 폭력은 노인과 저소득층, 여성, 최일선 노동자, 퀴어, 트랜스, 장애인, 성노동자, 신경다양인 등 가장 취약하여 침묵하는 이들을 불균형적으로 노린다. 인종주의와 인신매매 반대 움직임의 결합은 교차하는 취약성들을 가진 아시아인들(즉 영주권과 고정된 일자리가 없고, 영어가 능통하지 않은 이들)을 점점 더 최대의 위험에 노출시켰다.

결과적으로 부당하게도 마사지업소와 성산업 등 특정 부문에서 일하는 이들이 표적이 되었다. 해밀턴 경찰의 '프로젝트 오키드'(해밀턴 경찰의 지역 내 불법 마사지 객실을 겨냥·조사한 프로젝트)는 인종 표적화의 한 사례이다. 이러한 일터들은 지나치게 감시되고 있으며 인신매매와 불법행위의 온상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성노동의 범죄화는 위기의 시기에 여성들이 안전과 보호, 지지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
  

▲ 캐나다 해밀턴시 경찰의 '프로젝트 오키드'(해밀턴 경찰의 지역 내 불법 마사지 객실을 겨냥·조사한 프로젝트)는 인종 표적화의 한 사례이다. ⓒ 페이스북화면갈무리


코로나19 팬데믹은 또한 인종화된 커뮤니티들과 아시아인들이 겪어 온 불공평함에 조명을 비추기도 했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탈숙련화된 돌봄노동자로 적극 구인되어 온 필리핀 여성들의 현실은, 우리 커뮤니티들에서 나타나는 코로나19 팬데믹의 불균형적인 영향을 예증한다. 해밀턴 커뮤니티 액티비즘이 몇 달 간 이어진 끝에 최근에야, 코로나19가 초래한 불공평함과 격차에도 불구하고, 흑인들과 인종화된 인구들이 백신 접종에서 우선권을 얻었다.

그럼에도, 우리의 공동체들이 우려스러운 속도로 병이 나고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거부는 해밀턴시가 발표한 백신 우선접종 계획에 대한 인종주의적 백래시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에, 캐나다 인종주의의 역사는 그저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해 고려돼야 한다. 원주민, 흑인, 그리고 인종화된 커뮤니티들과 함께, 아시아인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정의를 지금 필요로 한다. 우리는 현재 진행중인 반(anti)아시아 인종주의에 대한 캐나다의 개인적, 체계적 수준에서의 책임성을 요구한다. 이 비전을 성취하려면, 정책결정자들과 권력자들이 결단력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하고, 커뮤니티 조직이 긴급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의는 집합적 해방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지리적으로 서아시아에 위치한 땅을 갖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특히 현재 정착민 식민주의에 맞서 인종적 정의와 거주의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셰이크 자라 지역의 주민들을 지지한다.


영문버전)
Asian Heritage Month is our call to action against anti-Asian racism
Writing for the Hamilton Asian Alliance
Anabelle Ragsag, Amy Pellarin, Jennifer Hompoth, Alyssa Lai, and Elene Lam

Asian Heritage Month has been celebrated in Canada every May since 2002. It honours and aims to increase awareness of the legacy, history, and contributions of Asians - including East Asian, South Asian, West Asian, Central Asian, and Southeast Asian communities - in Canada. This year's theme, "Recognition, Resilience, and Resolve," offers a moment of reflection to pause and examine the rise of anti-Asian attacks, including Canada's uncomfortable history of racism against Asians.

Since the start of the COVID-19 pandemic, anti-Asian racist violence has increased in Canada with more than 1,150 self-reported cases of attacks. These incidents are painfully violent on all levels: for the survivors, their families, our communities, and an affront on the values that we Canadians aspire to express such as the democratic ideal and the strength from inclusion and diversity.  This violence draws attention to how Canada's history informs and perpetuates the present state of anti-Asian racism and rhetoric.

Discrimination against Asians in Canada is not new. Long before Confederation, Asian migrants were working in a fledgling settler Canadian society on Indigenous lands. Examples of anti-Asian racist violence include exploitation of Chinese labourers to build the Canadian Pacific Railway (1881-1885), the Chinese Head Tax and racially-based exclusion laws (1885-1947), the discrimination of Sikhs in the Komagata Maru Incident (1914), and the internment, displacement, and seizure of Japanese Canadians and their assets during WWII. These historic incidents laid the groundwork for ongoing Islamophobia towards West and South Asians post-9/11, such as the arson of a Hindu temple in Hamilton, and the rising tide of right-wing and anti-refugee sentiments, for example, towards Syrians (2013-present). While anti-Asian laws may have ended, systemic racism continues to afflict Asian communities.

Asian Canadians still face discriminatory remarks and exclusionary practices that affect their daily survival in this nation. They range from racist remarks - "go back home" or "leave Canada" - to policy decisions that lead to poverty and high-risk work environments. East and Southeast Asians (specifically Chinese, Korean, Filipino, and Vietnamese Canadians) are overrepresented among racialized Canadians experiencing poverty, partly caused by non-recognition of newcomer education credentials leading to Asian Canadians' limited socio-economic prospects. Deprofessionalization, or disregard for experience and expertise of newcomers forces our communities into occupying low-paying and precarious employment. These examples speak to individual and systemic conditions with intergenerational implications.

Anti-Asian violence disproportionately targets those most vulnerable to stay silent: the elderly, low-income, women, frontline workers, queer, trans, disabled, sex workers, and neurodivergent people. Racism combined with anti-human trafficking initiatives has increasingly put Asians with intersecting vulnerabilities (i.e., without permanent status, fixed employment, and English proficiency) at most risk. Those working in certain sectors, such in the massage parlours and sex industry, have been unjustly targeted as a result. "Project Orchid" by Hamilton Police Services is one example of racial targeting. These workplaces are over-policed, wrongly characterized as sites of trafficking and illegal activity.  The criminalization of sex work prevents women's access to safety, protection, and support in times of crisis.

The COVID-19 pandemic has also highlighted the inequities that Asians along with racialized communities have faced. The reality of Filipina women, for example, who have been actively recruited as deskilled care workers in Canada (1980s-present) speaks to the disproportionate impact of the COVID19 pandemic in our communities. After months of Hamilton community activism, only recently were Black and racialized populations prioritized for vaccination despite the health inequities and disparities incurred by COVID-19. Yet, the refusal to acknowledge that our communities are sick and dying at alarming rates is ongoing with racist backlash to the City of Hamilton's vaccine priority roll-outs.

During Asian Heritage Month, Canada's history of racism must be reckoned with, not just recognized. Together with Indigenous, Black, and racialized communities, Asians need long-awaited justice, now. We demand accountability for the ongoing anti-Asian racism at the individual and systemic levels in Canada. To achieve this vision, decisive and meaningful action from decision-makers and power holders is a must, and community organizing, an urgent need.

Lastly, justice cannot exist without collective liberation. We stand with Palestinians, whose land is situated in geographic West Asia, especially the residents in Sheikh Jarrah currently fighting for racial and housing justice against settler colonialism, as we write.

END
덧붙이는 글 해밀턴 지역언론 The Hamilton Spectator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