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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인센티브, 접종률은 올라가겠지만 방역은 "글쎄"

1차 접종자 야외서 마스크 벗고, ‘인원 제한’ 제외... 전문가들은 우려 표시

등록|2021.05.26 17:47 수정|2021.05.26 17:47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방역대응 조치 및 활동 제한을 서서히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치면 경로당에서 지인들끼리 소모임도 가능하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4동복지관 경로당에서 개방에 앞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구로구는 경로당 운영을 6월 1일부터 재개하고 백신 접종자에게만 개방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정부가 26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 조치와 더불어, 접종 진행 상황에 따른 방역수칙 단계 조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백신 효과가 불완전하게 나타나는 1차 접종자에 대한 혜택은 방역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발표한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에 따르면 6월 이후에는 1차 접종자(1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사람)와 예방접종 완료자(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사람) 모두 가족 모임에서 인원 제한이 제외된다. 이를테면 현재 8인까지 가능한 직계가족 모임 인원에서, 조부모 2인이 접종을 받은 경우 10인까지 모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한 1차 이상의 예방접종자를 대상으로 복지관,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이 독려되며, 공공시설 입장료 이용료 등이 할인 면제된다. 접종 완료자의 경우 노인복지시설에서 접종 완료자로만 구성된 소모임에서는 관악기 강습, 노래교실, 음식 섭취 등이 가능해진다. 면회객과 입소자 중 어느 한 쪽이 접종 완료자인 경우에 요양병원 시설에서 접촉 면회도 가능해진다.

7월 1일 이후에는 인센티브가 추가된다. 1차 이상의 접종자는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집회·행사 제외), 정규 종교 활동과 실외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에도 인원 제한에서 제외된다. 나아가 예방접종 완료자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실내 다중이용시설 이용시 인원제한에서 제외된다. 접종 완료자로만 구성된 성가대 소모임이 가능해지며, 영화관이나 스포츠 관람시 접종 완료자만 구성된 별도구역에서 음식 섭취, 함성, 스탠딩 공연 등도 검토된다.

1차 접종자부터 인센티브를 적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26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 1차 접종만으로도 감염 예방효과가 90%, 또 사망 예방 100% 그리고 가족 간 감염 45%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있었다. 이 근거를 토대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백신은 2회 접종을 기준으로 효과가 검증된만큼, 1회 접종만으로 마스크를 벗게 하거나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종교 활동을 장려하는 '인원 제한' 제외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신 접종률과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인센티브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접종률이 낮고 유행규모는 작지만 확산은 지속되고 있고, 방역 완화와 연계된 인센티브는 근거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1차 접종자 '인센티브' 우려

정 교수는 "백신 1차 접종자에게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해 해제가 거론 된 것은 걱정스럽다"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백신의 완전한 효과는 2회차 접종 2주 후 나타나며, 1차 접종자의 경우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의 근거가 없다고 볼 수도 없지만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 관련 인센티브는 유행이 확실히 통제되거나 감소 국면에서는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지만, 지금 유행 상황과 접종률에서는 천천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며 "경제적 인센티브를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제시한 경제적 인센티브는 '백신 접종과 재난 지원금 연계, 방역 물품 지원, 지역화폐 제공 등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인정이나 종교시설 이용 인센티브는 접종률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데이터가 부족한 '접종 후 2주'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백신은 접종 후 기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올라가는데, 적어도 4주 정도는 되어야 효과가 확립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부는 예방효과 90%를 이야기하지만, 한국은 광범위한 유행상황이 아닌데다가, (현재 백신 접종을 한) 고령층의 경우 젊은 층보다 노출되는 범위가 제한적이라서 예방효과가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라며 "상황을 안이하게 보면 돌파감염이 많이 일어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의 경우 현재도 2m 거리두기가 가능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그래서 원칙적인 '우려'를 표하는 수준"이라면서 "오히려 인센티브보다도 백신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백신 이상반응 인과관계를 넓게 인정하고 보상을 제대로 하는게 접종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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