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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꼴찌' 대구경북, 백신·방역대책 신뢰도 낮았다

코로나19 방역·백신 여론조사와 접종률 비교... '접종률 1위' 광주전라, 신뢰도 1위

등록|2021.06.03 16:11 수정|2021.06.03 16:11
 

▲ 권영진 대구시장이 5월 31일 대구의 저조한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며 시민들의 백신 접종을 호소했다. ⓒ 조정훈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백신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백신 접종률도 높게 나타났다. 현재 시도별 접종률이 가장 높은 광주전라 지역의 경우 방역 대책과 백신 신뢰도 모두 1위였던 반면, 접종률이 가장 낮은 '대구경북'은 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대비 백신 1차 접종률이 6월 3일 0시 기준 13.1%를 넘긴 가운데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자치단체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구 지역은 접종률이 전국 최하위인 데다 코로나19 확진자도 증가 추세로 나타나자, 그동안 정부 방역 대책에 비판적이었던 대구 지역 매체들도 백신 접종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매일신문>은 지난 6월 2일 사설('코로나19 백신 접종률 꼴찌 대구경북, 이대로는 안 된다')에서 "대구경북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면서 "백신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불안감, 정부 백신 수급 정책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백신 안전성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지역별 접종률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봤다.

KBS와 한국갤럽에서 지난 4월과 5월 각각 진행한 코로나19 방역․백신정책 여론조사 결과와 직접 비교하기 위해,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서 발표하는 시도별 백신 접종률(접종 대상자수 대비)을 서울, 인천경기, 대전세종충청, 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강원제주 등 7개 권역으로 집계했다. 여론조사 표본은 1000명 정도에 불과해 시도별이 아닌 권역별 분석 결과만 발표하기 때문이다.

방역대책 신뢰도 높을수록 백신 신뢰도·접종률 높아

 

▲ 전국 7개 권역별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접종대상자수 대비)과 백신 신뢰도(KBS 4월 여론조사) 비교. 광주전라 지역은 접종률과 신뢰도 모두 1위였고, 접종률이 가장 낮은 대구경북 지역의 백신 신뢰도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다음으로 낮았다. ⓒ 김시연

우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들 가운데 1차 접종률은 6월 2일 0시 기준 53.3%로 절반이 넘었다. 광주전라가 61.9%로 가장 높았고, 대전세종충청(57%) > 강원제주(55%) > 인천경기(53.8%) > 부울경(51.6%) > 서울 (48.9%) > 대구경북(48.2%) 순이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18일과 19일 이틀간 진행한 '코로나19 방역·백신 관련 국민 여론조사' 결과(KBS 홈페이지 참조), 백신 안전에 대한 신뢰도는 53.3%였지만 백신 접종 의향은 77.1%로 더 높았다.

접종률이 가장 높은 '광주․전라'가 백신 신뢰도(KBS)도 61.3%로 가장 높았고, 백신 접종 의향도 78%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1차 접종률이 가장 낮았던 '대구․경북'은 백신 신뢰도가 45.3%로 '부산울산경남'(43.4%) 다음으로 낮았고, 백신 접종 의향도 65.8%로 가장 낮았다.

백신 신뢰도는 '광주전라(61.3%) > 서울(59.5%) > 인천경기(55.2%) > 강원제주(54.1%) > 대전세종충남(50.7%) > 대구경북(45.3%) > 부산울산경남(43.4%)' 순이었다. 도농복합지역에 비해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도시 접종자만 집계한 서울을 제외하면 상위권과 하위권 지역 분포가 접종률과 대체로 비슷했다.

백신 접종 의향은 강원제주(81.4%) > 서울(80%) > 인천경기(78.7%) > 대전충청세종(78.3%) > 광주전라(78%) > 부울경(74.7%) > 대구경북(65.8%) 순이었지만 대구경북과 부울경을 제외한 상위권 편차는 크지 않았다.

또한 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확진자 증가 책임을 정부에 두는 의견이 많았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책임을 묻는 질문에 '방역지침을 안 지킨 개인과 사업주 책임'이라는 응답이 61.6%, '방역당국의 정책 실패 탓'이라는 응답은 32.8%였다. 특히 광주전라는 개인과 사업자 책임이라는 응답이 80.6%로 가장 많았고, 정부 책임이라는 응답은 14.4%에 그쳤다. 반면 대구경북은 개인과 사업주(49.6%) 못지않게 방역당국(44.7%) 책임을 언급했다.

 

▲ 전국 7개 권역별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접종대상자수 대비)과 코로나19 정부 대응 긍정 평가(한국갤럽 5월 여론조사 결과) 비교. 광주전라 지역은 정부 대응 긍정 평가가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은 가장 낮았다. ⓒ 김시연


한국갤럽에서 지난 5월 18일, 20일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50%)가 부정 평가(41%)를 앞섰지만, 대구경북만 부정평가(58%), 긍정평가(35%)보다 높았고 광주․전라가긍정평가가 78%로 가장 높았다.

두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백신 수급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높을수록 백신 신뢰도와 백신 접종 의향이 높아지고, 높은 접종률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대구경북처럼 방역대책에 대한 불신이 높은 지역은 백신 신뢰도가 낮아 접종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편 대구시는 6월 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74명 발생해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은 화이자 백신 독자적 구매를 시도하다 논란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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