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권영진 "화이자 대구시 도입, 복지부와 협의했다"

[단독] "정부 보고 후 공문 보냈다" 억울함 호소... "사기 아냐, 입장 표명 안할 것"

등록|2021.06.02 20:48 수정|2021.06.02 21:03

▲ 권영진 대구시장이 1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 이건희미술관 유치를 위해 대구시가 2500억 원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 대구시 제공


방역당국이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3000만명 분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한 후에 대구시 공문을 보냈다"며 대구시의 단독 책임을 부인했다.

또 권 시장은 "아직은 일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대구시가 입장을 표명할 단계는 아니"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입금설에 대해서도 "대구시는 공문 말고는 한 게 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1일 대구시는 의료기관 모임인 메디시티협의회 등을 통해 화이자 백신 3000만 명분을 3주 안에 공급하는 제안을 중앙정부에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다음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정상 경로로 공급된 화이자 백신이 아니"며 "공급도 가능하지 않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구시가 백신 구입을 추진한 게 아니다. 아주 디테일(상세)한 상황은 모른다"면서도 "메디시티협의회에서 백신 도입 가능성을 타진했는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간에 공식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나한테 보고해서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백신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 메디시티 협의회가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구매 가능성을 타진했다"며 "그쪽과 독일 회사와 연결된 이후 보건복지부와 협의하면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은 중앙정부가 구매할 수 있는 것이지 지방정부가 구매할 수 없는 것이어서 중앙정부와 협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때부터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또 "복지부에 협의했고 복지부는 대구시가 공문을 먼저 보냈으면 좋겠다고 해서 보낸 것"이라며 "하지만 답신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외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메디시티협의회 차순도(계명대 의대 교수) 회장 등이 노력해 화이자사와 기술협력을 하고 있는 독일의 바이오엔테크를 통해 백신 공급 가능성을 타진했고 정부나 지방정부의 공신력 있는 공문이 필요하다고 해 권 시장의 사인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독일에 있는 회사로부터 화이자 백신 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때부터 모든 상황을 복지부와 협의했다"면서 "이상하게 알려지고 있는데 중앙정부를 패싱하고 대구시가 백신을 구매하려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일을 잘못하다 보면 정보가 미리 노출되고 그것으로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비춰져 잘 안 될 수도 있다"면서 "SNS에 들어가면 사기를 당했느니 많은 악성 댓글이 달리지만 아직 입장 표명을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