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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논란' 비판에 대구시 "정부 도우려 선의로 한 것"

"의료계 선의 왜곡·폄훼했다" 유감 표명, 지역 정치권·시민단체는 권영진 시장 사과 요구

등록|2021.06.04 19:38 수정|2021.06.04 23:51

▲ 대구시청. ⓒ 대구시 제공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도입 추진 논란과 관련해 정치권과 사회단체가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대구시는 지역 의료계가 정부의 백신도입을 돕기 위해 선의로 한 것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대구시는 4일 '화이자 백신도입 관련 논란에 대한 대구광역시 입장'을 통해 "백신도입 노력은 대구시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라 대구 의료계를 대표하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정부의 백신도입을 돕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지난 4월 27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추진상황을 전달받고 백신도입 문제는 중앙정부의 소관사항이므로 보건복지부와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며 "백신도입과 관련해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또 "메디시티협의회는 지난 4월 29일과 30일 보건복지부 관련 공무원들을 만나 관련 자료를 전달하는 등 중앙정부와 협의했다"면서 "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대구시장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 작성해 준 바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백신도입의 성공여부를 떠나 선의에서 보여준 대구 의료계의 노력은 존중돼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위험천만한 사기극' 등으로 폄훼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구시의 가짜 백신 해프닝은 세계를 놀라게 한 '백신 피싱'으로 국격을 평가 절하시켰다"고 비판한 데 대해 대구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고 폄훼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인가? 창피하다" 거세지는 비판

이런 대구시의 입장 발표에도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번 백신직구 소동은 권영진 시장이 먼저 밝히며 일어난 일"이라며 "그럼에도 논란이 커지자 대구시의사회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차원의 일로 변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백신은 결코 지방정부가 사적인 인맥을 통해 들여올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권 시장의 공식사과와 구매의향서를 포함한 서류 일체를 공개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무역상을 통해서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상식적인 생각은 어디서 오는가"라며 "백신을 더 많이 수급하겠다는 급한 마음을 이용한 사기 행위에 지자체가 놀아났다. 권 시장은 대구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진보당 대구시당도 "사실상 사기로 드러난 '화이자 백신 확보' 사건으로 대구가 국제적 가십거리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며 "권 시장이 직접 나와 말끔하게 사과하고 모든 과정을 소상히 밝히는 게 옳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창피해서 대구에 살 수 없다"며 권영진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3일 글을 올린 청원인은 "더 이상 쪽팔려서 대구에서 살 수가 없어 청원을 남긴다'며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안 될 일을 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이며 그로 인해 시민들은 타 도시로부터 손가락질받는 불쌍한 신세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차순도 메디시티대구협의회장은 유통업체가 유령업체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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