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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삽교지역아동센터 '생생우동', 매주 산과 숲 나들이... 자연에서 생태감수성 키우기

등록|2021.06.07 15:01 수정|2021.06.07 15:01
 

▲ 매주 생태탐사를 떠나는 삽교지역아동센터 생생우동 친구들이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 <무한정보> 김수로


충남 예산군 삽교읍 두리 마을길, 곤충채집통과 잠자리채를 하나씩 손에 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이어진다. 지난 2020년 6월 첫발을 내딛은 삽교지역아동센터 '생생우동(생물다양성을 생각하는 우리동네 줄임말)' 친구들이다.

센터에서 길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꺾어져 들어가면 한쪽에 메타세쿼이아 수십 그루가 작은 숲을 이루고 있는 공터가 나온다. 5월 27일 이곳을 찾은 학생들은 수풀 사이에서 눈을 반짝이며 나비와 개구리를 쫓다가, 자기 몸통보다 몇 배는 더 큰 고치를 옮기는 개미들을 발견하곤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 활기가 반가웠는지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한 동네어르신은 마냥 흐뭇하단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생태탐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박성빈(삽교초, 4) 어린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던 조금 전과는 딴판으로 조심조심 걷는다. 채집통 안은 흙과 낙엽을 넣어 바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줬다.
 

▲ 박성빈 어린이가 곤충삼매경에 빠졌다. ⓒ 무한정보신문 ⓒ <무한정보> 김수로


"통이 흔들리면 곤충들이 스트레스받아서 천천히 가야 해요. 빌라에 살아서 볼 일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밖에 나와서 관찰하면 즐겁고 재밌어요. 하나도 안 무서워요. 곤충이 많아지는 여름에 오는 게 더 좋아요." 꼬마 곤충학자의 애정 어린 눈길이 채집통을 떠나지 않는다.

생생우동은 지난해 삼성꿈장학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작한 생물다양성 탐구 프로그램이다. 삽교지역 아이들 15명(3·4학년 7명, 5·6학년 8명)이 참여해 매주 목요일 방과 후 지역에 있는 산과 숲을 다니며 식물·곤충상을 관찰하고, 한 달에 한 번 주말엔 아산시 생태곤충원 등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기관을 견학한다. 5·6학년 학생들은 활동내용을 일지에 적는 것뿐만 아니라 카메라로 직접 탐사현장을 촬영·편집해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까지 구상하고 있다.
 

▲ 땅 위를 지나가는 개미에게 눈을 떼지 않는 아이들. ⓒ <무한정보> 김수로


3·4학년반을 담당하는 정수연 교사는 "식물이나 곤충을 보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한 번이라도 찾아보며 이름과 모습을 익히고, 자연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생태 감수성을 키워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활동은 자치회의를 통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지난 수업을 평가해요. 5월 15일엔 대전 아쿠아리움에 다녀왔는데, 미리 프로그램과 전시관 구조를 조사하고 동선을 짰어요. 이날 곤충채집도 직접 결정한 거예요"라고 설명한다.

오는 여름방학에는 신양 생태교육센터 '위드'를 찾아 보다 심화된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란다. 초록잎이 점점 무성해지는 요즘, 숲에 아이들의 생기가 가득 퍼지며 푸르름이 짙어지는 것만 같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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