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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분 달려 와 점심... 노인회관 문을 못 열어 속상합니다

시골 이장 3년 6개월 해봤더니... 외로움을 혼자 감당하는 어르신들

등록|2021.06.17 08:33 수정|2021.06.17 09:27

▲ 시골에서 혼자 산다는 것은?외로운 시간을?자신이 직접?지켜야 하는 것이다. ⓒ elements.envato


경남 산청 고향에서 이장을 시작한 지 3년 6개월째인데 그 시간 동안 할아버지 3명, 할머니 4명의 죽음을 보게 되었다. 그들의 공통된 사항은 외로운 죽음을 맞이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 다 자식들이 있고, 가족들도 있지만... 시골에서 혼자 산다는 것은 외로운 시간을 자신이 직접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개인 돈도 없는 것이 아니지만 마땅히 쓰지도, 쓸 수도 없는 상황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이장을 하면서 시작한 것이 모든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서 공동으로 식사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면사무소에서 급식 지원을 받아 2명의 인건비 지원과 함께 였다.

그런데 생각 외로 마을의 모든 어르신들이 이 식사 시간만 기다리는 것이다. 심지어 차로 50분 거리에 주거지가 있는 어르신도 꼭 점심식사를 드시러 차를 몰고 와서는 식사를 하고 가신다. 그분은 지금 계시지 않지만 항상 하시는 말씀이 점심보다는 숭늉이 더 맛이 있다고 하면서 나가곤 하셨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노인회관 문도 열지 못하기 때문에 밥도 하지 못하지만 모일 수도 없어서 정말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마을회관 앞에 팔각정을 만들고 파라솔을 설치하여 4명씩 앉을 수 있도록 하였다.

시골 어르신들의 바람은 만남과 대화 그 자체이겠지만, 마땅히 만날 장소도 대화할 여건도 만들지 못해서 안타까움만 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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