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차별금지법=시기상조? 그게 이준석의 공정인가"
이준석 '신중론'에 이동학 등 "비겁한 보수"라며 비판...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실망스러웠다"
▲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이동학 최고위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차별금지법에 관한 명확한 생각을 밝히라'고 18일 요구했다. 정의당도 여영국 대표가 직접 이 대표에게 "사회적 합의가 충분치 않다는 말씀은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연내 입법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국민동의청원이 성사되고,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이 '평등법'을 발의한 상황을 두고 "2007년 노무현 정부가 발의한 후 9번째"라고 소개했다. 그는 "헌법 정신을 구체화하고, 차별에서 국민을 지키는 법조차 지난 14년간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되거나 철회돼야 했다"며 "무엇보다 법안을 왜곡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일부 세력의 압박에, 용기 있게 대응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반성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동학 최고위원 역시 "이준석 대표님, 비겁한 보수를 넘어 인권과 평등의 바다로 갑시다"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제가 오랫동안 지켜본 이 대표는 적어도 언행일치는 되는 정치인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내 만연한 비겁함과 보신주의, 눈치보기를 비판해왔다"며" "그런데 대표가 된 이준석은 많이 달라졌다. 후보 시절 그렇게 비판한 '비겁한 보수' 기류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차별금지법, 수술실 CCTV뿐 아니라 대선 출마 연령 제한 문제를 두고도 "(그는) '이걸 빌미로 개헌을 떠올리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임 후 불거진 대부분의 사안에 하나같이 신중론, 시기상조론을 취하면, '비겁하지 않을 것'이라던 이준석 대표의 약속은 어디로 가냐"며 "합리적이고 당당한 보수로 다시 돌아오라"고 말했다. 또 "젊은 이준석이 지금 안 하면, 훗날의 이준석은 더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응답하라 이준석"이라고 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전날 이 대표가 찾아오자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치 않다는 말씀은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 말은 그동안 민주당에서 주로 하던 말"이라며 "첫 논의가 시작되고 14년이 지났다. 국민의 88.5%가 동의하는 만큼 연내 입법이 되도록 적극적인 논의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보수 쪽에선 차별금지법) 논의 자체가 두려워서 다루지 않았다"며 "실제 논의가 미성숙한 단계라 진행이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왼쪽)가 취임 인사차 17일 오후 국회 본관 정의당 당대표실을 방문, 여영국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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