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도수 0.0%인데, 그래도 취한단 트와이스의 낭만
[헤드폰을 쓰세요] 트와이스 'Alcohol-Free'
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 트와이스 ⓒ JYP
흠뻑 취하고 싶은 여름밤에 술 없이도 취하고 싶다면, 혹은 마시고 싶지만 술이 없어서 난감하다면, 그럴 땐 이 노래를 꺼내들으면 되겠다. 트와이스의 신곡 'Alcohol-Free'다.
샴페인, 와인, 데낄라, 마가리타, 모히또...
2018년 7월 'Dance The Night Away', 2020년 6월 'MORE & MORE'을 선보이며 여름하면 트와이스가 떠오를 정도로 리스너의 여름 플레이리스트를 책임져왔던 이들이기에 이번에도 뜨거운 이 계절을 정조준하고 컴백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Alcohol-Free'는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이 작사, 작곡, 편곡한 노래로 청량하면서도 열정적인 감성의 댄스곡이다. 특히 남미의 해변을 떠올리게 하는 나일론 기타와 타악기의 합이 이국적인 맛을 자아내는데, 여기에 트렌디한 힙합 사운드가 결합돼 다른 서머송과 구별되는 개성을 더했다.
"너와 있을 땐 내게/ 신기한 변화가 있는데/ 자꾸 미소 짓게 돼/ 아무 일도 없는데
자꾸 마법에 걸려/ 밤을 새워도 안 졸려/ 다른 생각 지워져/ 심장 소리는 커져/ 사랑이 참 쉬워져/ 그래서 빠지고 빠져 점점 너에게/ That's what you do to me"
이러한 가사뿐 아니라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도 이 곡의 콘셉트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칵테일을 제조하는 장면, 사랑에 취해서 점점 고조되는 감정을 다채로운 색채로 시각화한 장면, 중남미의 밤 같은 매혹적인 배경 등이 여름 냄새를 한껏 내뿜는다. 청량함으로 대표되던 트와이스의 이미지에 이번엔 정열과 성숙미가 가미되어서 기존엔 잘 드러나지 않았던 매혹미가 두드러진다.
▲ 트와이스 ⓒ JYP
"나는 Alcohol free 근데 취해/ 마신 게 하나도 없는데/ 너와 있을 때마다 이래/ 날 보는 네 눈빛 때문에
너는 눈으로 마시는 내 Champagne, 내 Wine/ 내 Tequila, margarita/ Mojito with lime/ Sweet mimosa, pina colada"
샴페인과 와인, 그리고 갖가지 칵테일들... 노랫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입으로 읊조리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풀어지는 기분이 들지만, 사실은 'Alcohol free'라고 하니 재미있다. 도수가 전혀 없는 술을 마시는데도 취한다, 이게 다 너 때문이다, 너에게 취한다 이렇게 풀이할 수 있겠다. 너는 눈으로 마시는 나의 술이라는 표현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I'm drunk in you/ I'm drunk in you/ 너는 정말 특별해/ 전혀 독하지 않은데/ 낮에 별이 뜨게 해/ 한 모금 마셨는데
Alcohol 도수는 완전 0.0%/ 근데 마실 때마다 자꾸 길을 잃어/ 자고 일어나도 깨지가 않아/ 근데 이 기분 싫지가 않아"
보통 서머송이 리스너로 하여금 일으키는 연상은 파란 바다, 태양, 밤바다의 파도소리, 모닥불, 댄스, 폭죽, 드라이브 등인데 이들의 신곡처럼 '술'이라는 소재를 곁들이니 청각뿐 아니라 미각을 비롯한 다양한 감각들이 깨어나는 기분이다.
하긴, 생각해보면 시원한 맥주 한 잔 간절해지는 게 여름이라는 계절이니 알코올을 소재로 삼은 이 노래는 꽤 현실적인 듯하다. 하지만 동시에, 화자가 도수가 1도 없는 알코올 프리 술을 마셨다는 점과 그럼에도 좋아하는 상대 때문에 흠뻑 취한 듯한 상태가 되어버린다는 표현은 비현실적이고 꽤 낭만적이다.
▲ 트와이스 ⓒ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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