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여수 사람들이 지갑 털려도 꼭 먹는 여름 별미
전남 고흥과 여수의 여름철 대표 음식 ‘참장어 요리’
▲ 고흥 여행길에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고흥 도양읍 녹동항 장어 거리다. ⓒ 조찬현
여름이 제철인 참장어다. 갯장어 또는 하모로도 불리는 참장어는 전남 고흥과 여수의 여름철 대표 음식이다. 참장어 회는 고흥의 녹동이, 참장어 샤브샤브는 여수가 더 잘한다. 잔가시가 유독 많은 참장어는 칼집을 촘촘하게 넣어 잘게 썰어 회로 내놓는다. 참장어 데침회는 갖가지 식재료를 넣고 끓인 맛국물에 살짝 데쳐낸다.
날것 그대로의 회와 살짝 데친 숙회로 즐겨 먹는 참장어는 여름철 식탁의 주인공이다. 회로 먹을 때는 껍질을 벗겨 잘게 썰어 수분을 제거한 다음 먹는다. 이때 수분의 함량이 회 맛을 결정짓는다. 겨자나 간장소스 또는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참장어회는 육질이 유난히 부드럽고 고소하다. 먹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 하모와 갯장어로 불리는 참장어다. 회와 데침회로 즐겨먹는다. ⓒ 조찬현
▲ 횟집 수조에는 참장어가 가득하다. ⓒ 조찬현
고흥 여행길에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고흥 도양읍 녹동항 장어 거리에 있는 한 식당이다. 그 인기를 대변이라도 하는 듯 많고 많은 식당 중 수조에 참장어가 유난히 많다. 4개의 큼지막한 수조에서 수많은 참장어 무리가 넘실대며 유영을 한다.
▲ 참장어 ⓒ 조찬현
이곳 횟집은 82세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주인장이 입구에서 직접 참장어를 손질한다.
"제가 8학년 2반입니다. 여수에서 배워와 참장어 횟집을 연 지 올해로 30년째인데 4년 전부터 아들이 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를 1.5kg 남짓 넉넉하게 드립니다."
여름 최고의 보양식으로 인기 절정인 참장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열량이 높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해만으로 정약용의 <자산어보>에는 견아려로 기록하고 있다. 무엇이든 잘 무는 성질 때문에 일본에서는 하모로 불린다.
▲ 참장어 회 깻잎쌈이다. 특유의 아삭함에 고소함이 느껴진다. ⓒ 조찬현
▲ 양파에 담아낸 참장어 회는 양파의 아삭함과 참장어의 쫄깃함이 하모니를 이룬다. ⓒ 조찬현
▲ 참장어 데침회는 부드러운 맛이 압권이다. ⓒ 조찬현
양파에 참장어회 쌈을 하면 양파에 풍부한 퀘세틴 성분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양파는 혈관 벽의 손상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므로 심장병 예방은 물론 뇌졸중 예방에도 좋다.
참장어 회는 기호에 따라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 먹는다. 그냥 겨자에 먹어도 좋지만, 깻잎 쌈이나 양파 한 겹에 쌈장과 함께 올려서 먹으면 또 다른 별미가 된다. 양파에 담아낸 참장어 회는 양파의 아삭함과 참장어의 쫄깃함이 하모니를 이루며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 맛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하면 올여름은 대책이 없다. 주머니 속의 지갑을 탈탈 털어내야 할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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