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50.6% > 선별 44.5%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30·40·50대 '전 국민 지급' 선호... 20·70대 '선별 지급' 높아
최근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선별 지원을 주장하는 기획재정부와 전 국민 지급이 필요하다는 여당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약 절반은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1~2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4명(총 통화 3만4939명, 응답률 5.8%)을 대상으로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질문 문항은 다음과 같다.
Q. 만약 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면, 귀하께서는 다음 두 가지 중 어떤 지급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2 로테이션)
1.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2. 일정 소득 이하 국민들에게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3.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모든 국민들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이 50.6%로 과반이었다. '선별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은 44.5%였다. 두 응답의 격차는 6.1%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p)를 벗어난 차이다. '잘 모르겠다'는 4.9%였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의 경우 전 국민 지급 선호 경향이 뚜렷했다(60.9%). 반면 보수층은 전 국민과 선별이 각각 47.6%, 47.8%로 팽팽했다. 중도층은 49.1% - 46.9%로 전 국민이 지급이 살짝 앞섰지만 통계적으로는 큰 의미 없는 차이다.
직업에 따라서는 사무·관리·전문직의 경우 전 국민 지급이 58.2%로 선별 지급(39.1%)보다 높았다. 반면 학생과 농·림·어업 종사자에서는 선별 지급이 각각 49.6%, 50.6%로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전 국민 지급 응답이 각각 59.7%, 53.7%, 67.6%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전 국민 45.6% - 선별 48.8%로 비슷했다. 국민의당 지지층은 선별 지급 응답이 53.6%로 우세했다.
민주당 "전 국민 지급이 당의 원칙"이라지만... 기재부 산 넘을까?
▲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선별 지원을 주장하는 기획재정부와 전 국민 지급이 필요하다는 여당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약 절반은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전 국민에게 지급했던 지난해 5월 1차 재난지원금 당시 서울 종로구 종로1,2,3,4 가 주민센터의 긴급재난접수처의 모습이다. ⓒ 이희훈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5차 재난지원금이 약 1년 전인 2020년 5월 1차 긴급재난지원금처럼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국민들이 다수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의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선별 지급 안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되 신용카드 사용액 중 일부를 돌려주는 혜택(캐시백)은 전 국민에게 주겠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2일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 지급한다는 것이 당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당정 협의 과정에서 소득 기준 완화 등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태도다. 박 정책위의장은 "하위 70%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신용카드 캐시백을 전국민에게 주겠다는 정부안은 어떻게 보면 당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해 타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재난지원금은 보편 지급으로 하는 게 맞다"며 "상위 10%는 지급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행정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현금으로 모든 개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올해 성장률이 4%로 예상되는데, 지난 10년 동안 평균 성장률이 3%대였음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현재 경제가 전체적으로 많이 회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영업자, 항공·관광업 등 피해가 집중된 계층에 한정해 지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다. 통계보정은 2021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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