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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가 끝나간다, 윤석열에 다가오는 검증의 시간

[엄경영의 정치읽기] 조금씩 약해지는 범보수 강세현상

등록|2021.07.03 20:29 수정|2021.07.03 20:29

▲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한 뒤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대선 출마선언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월 29일 출마선언에서 문재인 정부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정권교체를 역설했다. 그러나 '국정비전이 없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대선 지지율도 주춤거리고 있어 컨벤션 효과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보수 야권 주자들의 검증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데다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플랜 B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2일엔 윤 전 총장 장모 최은순씨가 의료법 위반·요양급여 편취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읍 호텔현대 바이 라한 소연회장에서 온라인 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이용,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재명 캠프 제공


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5%로 이재명 경기도지사(24%)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윤 전 총장은 전주 대비 4%p 올랐고, 이 지사는 똑같았다(한국갤럽 자체조사, 6월 29일~7월 1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그러나 전날인 1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1%로 전주보다 1%p 올랐을 뿐이다. 이 지사는 27%로 전주와 같았다(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 4개 기관 공동조사, 6월 28일~6월 30일 100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1일 발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선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양자대결과 다자대결에서 모두 밀리는 것으로 나왔다. 다자대결에선 윤 전 총장 26.1%, 이 지사 28.7%였다.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 39.2%, 이 지사 42.2%였다(SBS 의뢰, 6월 28일~6월 29일 1004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p).

다만, 2일 발표된 알앤써치 여론조사 양자 가상대결에선 윤 전 총장이 41.4%로 34.7%를 얻은 이 지사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리며 전주보다 격차를 더 벌렸다(MBN-매일경제 의뢰, 6월 28일~6월 30일 1046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p).

윤석열 전 총장 출마선언 후 7월 1주 발표된 여론조사 4곳 중 알앤써치와 한국갤럽에선 윤 총장 지지율이 조금 올랐다. NBS에선 윤 전 총장 지지율이 1%p 올랐지만 이 지사 지지율은 그대로 유지됐다. 입소스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양자 및 다자 가상대결에서 윤 전 총장이 이 지사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보수 강세현상 조금씩 약화 
   

▲ 전국지표조사(NBS, 2020년 7월 2주∼2021년 6월 5주)상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정당지지율 추이(단위: %). 두 정당은 4.7 재보선 전후로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인 6월 2주-3주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역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5주 조사결과 민주당이 4개월 전 지지율을 회복한 모양새다. ⓒ 전국지표조사


4.7 재보선 이후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범보수 강세가 조금씩 약화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6월 5주 NBS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5%로 국민의힘(29%)에 앞섰다. 민주당은 4개월 전 지지율을 회복한 것이다. 두 정당은 4.7 재보선 전후로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인 6월 2주-3주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하기도 했다. 최근 NBS 여론조사 추이는 국민의힘 이준석 체제 출범, 윤 전 총장 출마선언 등 컨벤션 효과가 정점을 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범진보 분위기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7월 1주 한국갤럽에서 다음 대선 결과 기대가 '정권유지 38%' '정권교체 49%'로 조사됐다. 정권교체 여론이 11%p 앞섰지만 4.7 재보선이 치러졌던 4월 2주('정권유지 34%' '정권교체 55%')에 비해선 개선된 모습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개표결과 정권유지와 정권교체 격차(21%p) 내외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패배했다. 정권교체 여론은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커지다가 4.7 재보선 전후엔 최고조에 달했다. 한편 정권유지 여론은 5월 1주부터 점차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 한국갤럽(2020년 8월 2주∼2021년 7월 1주) 조사상 정권유지-정권교체 여론 추이(단위 %). 정권교체 여론은 2020년 12월을 기점으로 커지다가 4.7 재보선 전후엔 최고조에 달했다. 한편, '정권유지' 여론은 5월 1주부터 점차 상승추세를 보인다. ⓒ 한국갤럽


잔치가 끝나가는 신호

지금까지 계속된 윤석열 전 총장 대선 지지율 고공행진은 범보수 강세현상과 맥이 닿아 있다. 4.7 재보선 오세훈-박형준 서울·부산시장 승리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당선이 윤 전 총장 지지율 강세로 연쇄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범보수 약진엔 범진보에서 이탈한 2030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2030세대 일부는 이 대표 당선 후 국민의힘 당원 가입 행렬을 이루기도 했다. 또 일부 여론조사 2030세대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범보수 잔치는 거의 끝났다. 이제 '검증의 시간'이 왔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이 대표 체제는 국민에게 국정운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2030세대도 범진보를 이탈해 범보수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4.7 재보선에서 2030세대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아직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국민의힘 지지율과 다음 대선 결과 기대 추이는 윤 전 총장과 범보수에겐 좋지 않은 신호다. 반대로 범진보에겐 과거 우위를 보였던 정치지형의 귀환 조짐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엄경영씨는 시대정신연구소장입니다. 위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각 여론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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