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까지 만들어 준 '집' 자몽하우스, 놀랍다고요?
[다채로운 임대주택 ⑦] 도시의 새 모델을 제시하다, '마을과집 협동조합'
현재 내가 거주하는 집은 소위 저층주거지라 불리는 동네에 있다. 이곳에서 산책을 하다 보면 도시가 늙었다는 말이 실감난다. 사람이든 도시든 태어나고 자라면서 점차 나이를 먹는다. 한국의 도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수십 년이 흘렀기 때문에, 정비가 필요한 지역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노후화된 공간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행정과 정치 차원에서, 시장은 민간의 부동산 경제 차원에서 나름의 고민을 이어왔다. 때로는 처참한 실패도 있었다.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은 기존의 세입자와 저소득 가구를 쫓아내며 수많은 희생을 치렀다. 결국 도시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사람을 삭제하는 도시정비란 대안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싹 밀고 새 단장' 하지 않는 정책이 필요했다. 이른바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도시 정비의 새로운 방향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을 하지 않으면 수익이 매우 적게 남기 때문에, 대기업과 투기이익을 노리는 주체들은 선뜻 소규모의 도시 정비에 뛰어들지 않았다.
비영리 사업자들 역시 좋은 일은 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운영비용은 벌어야하기 때문에, 마이너스가 나오는 사업을 주구장창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소규모의 재건축이 어려운 공간들은 오랜 기간 방치되곤 했다. 사각지대 문제가 하나, 둘 드러날 때 사회주택의 영역에서 대안이 제시되었다. 바로 리모델링이었다.
집이라는 구색을 갖추지 못한 집들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고시원, 쪽방, 옥탑방, 쪼개기방 등등 집이라는 구색을 갖추지 못한 집들이 너무나 많다. 집이 아닌 공간을 돈을 벌 수 있는 집이 되도록 억지로 '개조'하다 보니 발생한 사태다. 하지만 비적정주거든 노후화된 주택이든 더 쾌적하고 실용적인 집이 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한다면 분명 우리가 사는 공간이 더 집답게 변모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방법은 또 있다. 마을 공동체에서 노후화된 공간을 고민하고 저층주거지의 도시재생 사업에 기여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노력해온 주체가 있는데, 바로 '마을과집 협동조합'이다.
어느덧 300여개의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자몽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마을과집 협동조합'의 한영현 이사장은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비롯하여 사회주택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다각도로 하고 있었다.
'자몽셰어하우스'는 '부담 가능한 임대료와 착한방'을 슬로건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유주택의 특성상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한다면, 개인이 이용 가능한 면적 대비 비용의 가성비는 월등하게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청년이 입주 가능한 리모델링 셰어하우스 사회주택을 서울 도처에 300호가 넘게 공급 및 운영 중이며 LH와 SH의 매입임대주택 운영을 위탁하여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원룸과 1.5룸 중심의 '사회적주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자몽셰어하우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광진구 마을공동체 활동에 기반을 두고 출발했다. 사회주택 운영 프로그램 역시 마을공동체 사업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한 이사장에 따르면 "자몽 셰어하우스는 이미 입주자들을 위한 보안과 안전, 청소, 방역, 정리수납, 유지보수, 소형이사, 원데이 클래스 등 통합주거서비스를 지역주거복지네트워크와 함께 운영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입주자 규모와 온라인 플랫폼의 미비, 공동 사업을 진행할 도시재생 CRC육성 등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 이러한 과제들을 점차 해결해 나간다면, 사회주택이 지역 주거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사회주택은 단순히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 한 이사장의 철학이다. 주거 문제 해결을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까지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커뮤니티 활성화 및 임대주택의 사후관리 서비스는 공공사업자가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비영리 주체가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사회주택 영역에서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부실한 관리로 인해 입주자에게 큰 피해를 끼친 '드로우주택협동조합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한국사회주택협회'와 함께 '사회주택관리'라는 특수목적법인(SPC)회사의 설립 및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의 자원을 선뜻 투입하여 입주자들의 보증금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민간의 영역은 워낙 다양한 주체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어떤 사태가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익적 가치를 기조로 두고 운영하는 사회주택 사업자들이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어떤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공익적인 방향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을공동체 활동에서 시작해서 차근차근 역량을 쌓아오며 건실한 기업이 된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어느덧 사회주택 안정화와 활성화에 주요한 주체로 자리매김하였다. 리모델링으로 시작해서 공유주택의 모델을 구축하고 공공임대주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마을'과 '집'의 연결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과연 이들이 추구하는 연결의 시도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행정과 정치 차원에서, 시장은 민간의 부동산 경제 차원에서 나름의 고민을 이어왔다. 때로는 처참한 실패도 있었다.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은 기존의 세입자와 저소득 가구를 쫓아내며 수많은 희생을 치렀다. 결국 도시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사람을 삭제하는 도시정비란 대안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비영리 사업자들 역시 좋은 일은 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운영비용은 벌어야하기 때문에, 마이너스가 나오는 사업을 주구장창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소규모의 재건축이 어려운 공간들은 오랜 기간 방치되곤 했다. 사각지대 문제가 하나, 둘 드러날 때 사회주택의 영역에서 대안이 제시되었다. 바로 리모델링이었다.
집이라는 구색을 갖추지 못한 집들
▲ 노량진 자몽하우스 내부사진 ⓒ 마을과집협동조합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고시원, 쪽방, 옥탑방, 쪼개기방 등등 집이라는 구색을 갖추지 못한 집들이 너무나 많다. 집이 아닌 공간을 돈을 벌 수 있는 집이 되도록 억지로 '개조'하다 보니 발생한 사태다. 하지만 비적정주거든 노후화된 주택이든 더 쾌적하고 실용적인 집이 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한다면 분명 우리가 사는 공간이 더 집답게 변모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방법은 또 있다. 마을 공동체에서 노후화된 공간을 고민하고 저층주거지의 도시재생 사업에 기여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노력해온 주체가 있는데, 바로 '마을과집 협동조합'이다.
어느덧 300여개의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자몽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마을과집 협동조합'의 한영현 이사장은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비롯하여 사회주택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다각도로 하고 있었다.
"2018년 종로구 국일 고시원 화재 사건 이후 고시원, 오피스텔 등 다중생활시설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됐고, 지난 5월에는 정부에서 공유주택 관련 정책을 발표했어요. 하지만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주체가 없으면 여러 정책은 무용지물이 되기 마련입니다.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앞으로 기존 고시원이나 숙박시설을 대체해서 주거기본에 충실한 1인 가구 주택 공급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주택은 단순히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거 문제 해결을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데까지 내다보고 있어요."
'자몽셰어하우스'는 '부담 가능한 임대료와 착한방'을 슬로건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유주택의 특성상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한다면, 개인이 이용 가능한 면적 대비 비용의 가성비는 월등하게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청년이 입주 가능한 리모델링 셰어하우스 사회주택을 서울 도처에 300호가 넘게 공급 및 운영 중이며 LH와 SH의 매입임대주택 운영을 위탁하여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원룸과 1.5룸 중심의 '사회적주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자몽셰어하우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 노량진 자몽하우스 모임 사진 ⓒ 마을과집협동조합
▲ 동숭동 자몽하우스 모임 사진 ⓒ 마을과집협동조합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광진구 마을공동체 활동에 기반을 두고 출발했다. 사회주택 운영 프로그램 역시 마을공동체 사업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한 이사장에 따르면 "자몽 셰어하우스는 이미 입주자들을 위한 보안과 안전, 청소, 방역, 정리수납, 유지보수, 소형이사, 원데이 클래스 등 통합주거서비스를 지역주거복지네트워크와 함께 운영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입주자 규모와 온라인 플랫폼의 미비, 공동 사업을 진행할 도시재생 CRC육성 등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 이러한 과제들을 점차 해결해 나간다면, 사회주택이 지역 주거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대기업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 바로 공유주택입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도시재생이나 공익적 차원의 주택 이슈로는 연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계가 크죠. 따라서 사회주택 사업자들의 역량이 강화되어서, 공유주택 영역에서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미리 갖춰두어야 합니다. 입주자들에게 제공되는 커뮤니티 활동 및 주거 서비스가 점점 고도화돼서 체계적인 생활관리 서비스까지 확장되어야 합니다."
사회주택은 단순히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 한 이사장의 철학이다. 주거 문제 해결을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까지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커뮤니티 활성화 및 임대주택의 사후관리 서비스는 공공사업자가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비영리 주체가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사회주택 영역에서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부실한 관리로 인해 입주자에게 큰 피해를 끼친 '드로우주택협동조합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한국사회주택협회'와 함께 '사회주택관리'라는 특수목적법인(SPC)회사의 설립 및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의 자원을 선뜻 투입하여 입주자들의 보증금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민간의 영역은 워낙 다양한 주체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어떤 사태가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익적 가치를 기조로 두고 운영하는 사회주택 사업자들이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어떤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공익적인 방향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 2019년 사회주택의 날 행사에 참여한 자몽하우스 입주자들 ⓒ 마을과집협동조합
▲ 마을과집 입주자 오리엔테이션 사진 ⓒ 마을과집협동조합
"땅과 집이 '이익추구'의 공간이기 이전에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동체가 구현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함께 그리고자 합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에서 시작해서 차근차근 역량을 쌓아오며 건실한 기업이 된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어느덧 사회주택 안정화와 활성화에 주요한 주체로 자리매김하였다. 리모델링으로 시작해서 공유주택의 모델을 구축하고 공공임대주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마을과집 협동조합'은 '마을'과 '집'의 연결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과연 이들이 추구하는 연결의 시도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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