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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커피믹스 중독자의 당뇨 걱정

등록|2021.07.10 13:33 수정|2021.07.10 13:33

▲ 커피믹스 한잔 ⓒ 정현정


얼마 전까지, 아니 아주 오랫동안 나는 커피믹스 중독자였다. 커피믹스의 진한 프림과 단맛에 중독되었다고 해도 옳을 것이다. 하루에 5잔을 마셨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말이다.

가끔 아메리카노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믹스커피는 잠깐 마시지 않는다. 그렇지만 커피믹스의 단맛을 찾아 한 잔씩 시험 삼아 마셔보는 것이 문제다. 커피믹스를 마시며 느꼈던 그 진한 맛을 혀끝에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한동안 그 진한 믹스의 단 커피맛을 혀는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다 어느 날 다시 믹스커피의 진한 맛이 혀끝에서 달콤하게 느껴지는 날이 찾아온다. 옛맛을 기억한 혀는 그 진한 커피믹스의 맛에 다시 빠져버린다. 그리고 믹스커피를 탈 때마다 물의 양은 점점 더 줄어든다. 결국은 커피믹스 한 잔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한 잔을 더 마셔야만 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믹스커피를 요즘 한 달째 끊고 있다. 대신 블랙커피를 마시고 있다. 집에서는 언제나 믹스커피였는데, 다행히 블랙커피 한 잔으로 오랜 믹스커피 중독에서 벗어난 것 같다.

예전에 느끼던 믹스커피의 진한 맛을 느껴보려고 한 잔 타 보았다. 그런데 웬일 혀끝이 과거의 맛을 찾아오지 못했다. 그 맛을 느낄 수가 없어 한 모금 마시다 내려놓고 말았다. 절제력이 아니다. 입맛이 변했을 뿐이다. 몸에서 그만 마시라는 신호를 혀끝에 보내고 있는데 다행히 그 신호를 내 입이 따라 주고 있는 것이다.

커피믹스 중독자가 걱정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당뇨'다.

유튜브에서 예전에 방송한 <생로병사의 비밀>을 프로그램을 잠시 보았다. 믹스커피가 당뇨병을 갖고 있다면 몸에 아주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아메리카노는 공복혈당 수치가 그리 높게 나오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의 당뇨 연구 결과, 식후에 올라가는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초기 혈당의 피크가 혈관벽의 손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초기 혈당의 변화가 높지 않아야 혈관벽에 도움을 준다. 믹스커피를 섭취 후에는 더 높은 혈당 변화를 나타내는 연구 결과였다.

나이가 드니 갑자기 신경 쓰이는 것이 많다. 통증도 문제이긴 하지만 고혈압 그리고 당뇨도 걱정된다. 당뇨나 고혈압 등이 있으면 기저질환 환자가 되어 다른 병에 걸렸을 때도 여러 가지로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믹스커피는 건강적인 측면에서는 자제해야만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커피믹스의 진한 맛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커피믹스 중독자는 알고 있다. 이번에는 그 길고 오랜 커피믹스 중독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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