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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쟁은 없다" 박만순이 그려낸 민간인학살의 참혹함

'박만순의 기억전쟁' 출간... 경상도-전남 지역 민간인 학살사례 담아

등록|2021.07.13 17:24 수정|2021.07.13 17:24
 

▲ 박만순 기자가 자신의 이름을 붙인 『박만순의 기억전쟁』(도서출판 고두미)을 펴냈다. ⓒ 도서출판고두미



<오마이뉴스>를 통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해온 박만순이 자신의 이름을 붙인 <박만순의 기억전쟁>(도서출판 고두미)을 펴냈다. 충북지역 민간인 학살사건의 희생자 유가족 증언록 <기억전쟁>과 대전 산내 골령골에 묻힌 <골령골의 기억전쟁>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에 펴낸 <박만순의 기억전쟁>은 경상도와 전남 지역의 민간인 학살 사례를 담았다.

제1장 '짧은 봄, 긴 겨울'에서는 1960년 4.19 혁명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 피해 유족회 회원들이 5.16 쿠데타 이후 군부의 탄압으로 고통 받았던 사연을 모았다. 글쓴이는 박정희가 쿠데타 후 유족회 임원들을 빨갱이로 몰아 체포와 구금, 고문을 일삼았다는 사례를 생생히 들려주며 '이 때부터 민간인 학살 사건이 망각의 수장고에 갇히게 됐다'고 말한다.

경주 염라대왕에서 갈매기섬-괭이바다까지

제2장 '경주의 염라대왕'에서는 경남 경주 지역의 민보단 청년들의 악행으로 학살된 피해 사례를 다루었고, 제3장 '춤추는 갈매기섬'에서는 전남 해남 지역의 바다와 갈매기섬에서 자행된 학살 실태를, 제4장 '아, 괭이바다'에서는 전차상륙함까지 동원해 1681명의 민간인을 괭이바다에 수장시킨 실상을 다루었다.

인민군 복장으로 가장한 나주 경찰의 '기획 학살'

제5장 '함정수사'에서는 인민군 복장으로 환영대회를 유인하는 시나리오를 통해 '빨갱이 사냥'을 펼친 나주 경찰의 충격적인 '기획 학살' 실상을 재현했다. 제6장 '득량만의 원혼들'에서는 득량만 바다에 수장시킨 전남 장흥 지역의 사례를 다루었고, 제7장 '보리 한 되의 죄'에서는 전남 완도 지역의 학살 사례를 다루었다.

제8장에서는 우익 인사에 대한 좌익의 보복학살 사례와 학살 직전에 놓인 수십 명을 살리고 불명예 퇴직당한 경찰의 사례도 보여준다.
 

▲ 『박만순의 기억전쟁』은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도 지역의 민간인 학살사례를 담았다. 충북지역 민간인 학살사건의 희생자 유가족 증언론 『기억전쟁』과 대전 산내 골령골에 묻힌 『골령골의 기억전쟁』에 이어 세 번째다. ⓒ 도서출판고두미


박만순의 글은 철저한 답사와 인터뷰를 통해 집단학살 사례는 물론 피해자의 마음의 소리까지 들려준다. 이번에도 당시 현장과 개인의 삶, 유족들의 삶을 하나로 엮었다.

철저한 답사와 인터뷰... 결말은 "좋은 전쟁은 없다"

박만순씨는 "민간인 집단학살사건은 진실을 감추고 망각을 강요하는 세력과의 기억 싸움"이라며 "희생자 유가족들의 삶을 통해 한국전쟁기 국가폭력의 실상을 알리고 '좋은 전쟁이란 없다'는 교훈을 공유하는 것이 책을 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박만순씨는 20년째 6.25 때 학살된 이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충북 도내 2천 개 마을을 방문해 실태를 조사했고, 현재도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산·경남, 전남·경기 등지를 다니며 구술을 수집해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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