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대규모 단수', 늑장 대응에 분노합니다
9일 오후 2시에 시작된 단수, 11일까지 녹물 나와... 춘천시장 12일에야 사과
▲ 11일 새벽 춘천 교동단수 시작된지 37시간이 지났지만, 정상적으로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았다. ⓒ 전민
"9시간 뒤면 물 나온다고 했는데 20시간째 못 씻고 있어요."
직장인 조아무개(25, 춘천시 후평동)씨는 9일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춘천시 안내대로 오후 11시에 물이 나오길 기다렸지만 자정이 지나도 물은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잠들었다. 조씨는 단수가 시작된 지 20시간이 지난 다음날이 되서야 겨우 씻을 수 있었다.
▲ 수돗물 공급 중지시민들은 단수 사태에 며칠간 생수를 사용했다. ⓒ 전민
지난 10일 오전 뉴스1은 "춘천시가 약 9시간 만에 수도공급을 복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를 보면 춘천시 관계자는 "주민센터를 통한 생수 공급 등 긴급대책을 마련해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않은 곳이 많았고, 생수 공급 등의 긴급대책을 안내받지 못한 시민들이 많았다. 해당 기사에 한 누리꾼은 "생수공급? 기가 찹니다. 이런 큰 이슈를 사과나 브리핑 없이 언플(언론플레이)하는 게 말이 돼요?"라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도 "아직도 해결 안 된 문제이고 춘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요. 이런 기사 때문에 더 열받네"라고 언급했다. 조씨는 "시간이 지나도 물이 안 나오니까 인터넷에 춘천 단수를 쳐봤는데 정상 복구됐다는 기사만 있었다"며 "지금 생수로 겨우 버티고 화장실조차 못 쓰고 있는데 대체 뭐가 복구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9일 네이버 검색을 기준으로 춘천 상황을 보도한 기사는 총 24건이다. 이 가운데 강원도 지역 신문사인 강원일보가 '4건', 강원도민일보 '3건', KBS '3건'을 보도했다. 가장 많이 보도한 세 언론사를 제외하면 9일 춘천 단수 사태를 보도한 기사는 총 10건뿐이다. 이마저도 중복으로 보도한 언론사를 제외하면 몇 건 남지 않는다.
이에 대해 여아무개(23, 춘천시 교동)씨는 "과연 서울 전역에서 8시간 이상 단수가 됐어도 기사가 이것밖에 없었을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 춘천시 재난 문자춘천시는 9일 23시부터 수돗물 공급을 한다고 밝혔다 ⓒ 전민
이후 이재수 춘천시장은 지난 12일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를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지 무려 나흘이 지난 후 이루어진 사과라는 점에서 비판적인 분위기다. 10일 춘천에 있는 한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춘천 시장은 뭐하나요? 솔직히 춘천에 있는 사람이 불편한데 시장이 나와서 발표나 사과라도 해야되는 거 아닌가"라는 불만이 올라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