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문을 열었다"... 대권 잠룡들에게 '국민의힘 최재형'이란
[이슈] '전격 입당' 접한 대권주자들, 누가 얼마나 반기고 또는 분개했나
대권 행보를 개시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15일 국민의힘 전격 입당에 대한 여야 대선주자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당 밖의 변수 중 하나를 소거하게 된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참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빨리 합류하라는 제언도 잇따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염치가 없다" "문재인 정부 초대 감사원장이란 타이틀이 아깝다" 등 격한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 대학 선배 박진의 격려, 사법연수원 동기 황교안의 조언
최재형 전 원장의 대학 1년 선배(서울대 법학과)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입당 환영식에도 참석해 그를 격려하고 나섰다. 이준석 대표가 당의 배지를 최 전 원장의 양복 상의에 달아주자 곧바로 그는 곁으로 다가와 양손을 붙잡고 악수를 나눴다. 그러면서 "큰 풍랑이 이는 정치권에 들어온 것을 축하하고 같이 힘을 합해서 정권교체 하자"라고 말했다.
또 본인 페이스북에도 "최 전 원장의 용단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방역 실패, 법치 파괴, 경체 추락, 정치 실종, 안보 파탄 등 문재인 정권의 실정은 하나둘이 아니다. 훼손된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무너진 민생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오로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의 무모한 탈원전 정책에 당당하게 맞섰고, 훌륭한 인품으로 올곧은 공직의 길을 걸어왔던 최 전 원장이 경선 레이스에 함께한다면 국민의힘을 향한 국민의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깨끗하게 경쟁하고, 원팀 정신으로 협력해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염원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적었다.
경기고등학교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황교안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위한 빅텐트에 튼튼한 기둥 하나가 세워졌다. 야권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감개무량하다"면서 "윤석열 전 검잘총장도 조속히 결단을 내려 대의를 위한 단일대오에 합류하시길 간곡히 권한다"고 밝혔다.
특히 법조인이자 정부의 고위 공직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최 전 원장에게) 고난은 지금부터 시작인지 모르겠다. 정치권에는 법조인이 경험치 못했던 수많은 암초들이 있다"며 "여권의 비방·모욕은 지금과는 다른 차원일 것이다. 우리 당 경쟁자들도 모두 백인백색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힘내시기 바란다"며 "당 지도부가 힘이 돼 드릴 것이라 믿고, 원하신다면 제가 피눈물로 먼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대권주자들도 짧게나마 환영 입장을 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 전 원장은) 존경하는 법관이셨고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분이다. 좋은 분과 함께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달린 대선을 향해 정정당당한 경쟁을 치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권교체의 훌륭한 큰 자원이 우리 당에 들어옴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면서 "모두 원팀이 돼 정권교체의 대장정에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최 전 원장과 달리 아직 국민의힘과 '거리'를 유지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 전 원장의 입당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최 전 원장 입당 관련 질문을 받고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에 대한 판단과 그 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입당 여부 결정 등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엔 "저는 분명히 어떤 정치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제가 정한 방향을 일관되게 걸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몰염치" "배신자"... 싸늘한 여권 대선주자들
민주당 대권주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자신의 정치행보를 위해 주어진 직분을 내던지고 조직을 의심받게 만들었다는 취지다.
박용진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최 전 원장을 겨냥해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사업무를 하다보면 집권세력과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고 다툼이 있을 수도 있다. 그 반사이익으로 일부 국민의 호응을 받는 일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호응을 바탕으로 정치판에 뛰어드는 일은 부적절하다. 국가운영의 한 역할을 담당했던 고위공직자로서 염치가 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 전 원장이) 앞으로 감사원장을 할 사람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게 될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공정한 감사업무를 수행하긴커녕 국정의 발목을 잡기 위해 고의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고 늘 정치적 판단을 머릿속에 담아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마찬가지 이유로 비판받아야 한다"며 "두 사람의 미숙한 정치적 선택이 정치중립을 지켜야 할 두 사정기관을 정치 등용문으로 전락시키는 지옥문을 열었다. 분노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최재형 국민의힘 입당', 그럴 줄 알았는데 역시 그랬군요"라며 "국민 배신, 신의 배신, 원칙 배신, 감사원 배신이다. 배신자는 실패한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캠프 논평을 통해 "헌법기관의 근간을 뒤흔든 행태다. 이제부터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최 전 원장을 비판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배재정 전 의원은 "최 전 원장은 '국민들은 우리나라 장래를 우려한다' '정부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고 입당의 변에서 밝혔는데 더 큰 걱정을 담아 돌려 드린다"며 "국민들은 독립성, 중립성이라는 근간이 뒤흔들린 감사원의 장래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독립성·중립성을 내세우며 감사의 칼날을 휘둘러 온 최 전 원장, 임기도 내던지고 야당으로 직행한 그에게 '문재인 정부 초대 감사원장'이란 타이틀이 아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따로 공식논평을 내진 않았다. 다만, 박성준 공동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치로 하는 감사원장이 (정계입문을 위해 사퇴 후) 바로 입당함으로 인해서 감사원의 존재 가치를 훼손했다"며 "헌법적 가치를 굉장히 크게 훼손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학 선배 박진의 격려, 사법연수원 동기 황교안의 조언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박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최재형 전 원장의 대학 1년 선배(서울대 법학과)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입당 환영식에도 참석해 그를 격려하고 나섰다. 이준석 대표가 당의 배지를 최 전 원장의 양복 상의에 달아주자 곧바로 그는 곁으로 다가와 양손을 붙잡고 악수를 나눴다. 그러면서 "큰 풍랑이 이는 정치권에 들어온 것을 축하하고 같이 힘을 합해서 정권교체 하자"라고 말했다.
경기고등학교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황교안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위한 빅텐트에 튼튼한 기둥 하나가 세워졌다. 야권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감개무량하다"면서 "윤석열 전 검잘총장도 조속히 결단을 내려 대의를 위한 단일대오에 합류하시길 간곡히 권한다"고 밝혔다.
특히 법조인이자 정부의 고위 공직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최 전 원장에게) 고난은 지금부터 시작인지 모르겠다. 정치권에는 법조인이 경험치 못했던 수많은 암초들이 있다"며 "여권의 비방·모욕은 지금과는 다른 차원일 것이다. 우리 당 경쟁자들도 모두 백인백색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힘내시기 바란다"며 "당 지도부가 힘이 돼 드릴 것이라 믿고, 원하신다면 제가 피눈물로 먼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대권주자들도 짧게나마 환영 입장을 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 전 원장은) 존경하는 법관이셨고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분이다. 좋은 분과 함께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달린 대선을 향해 정정당당한 경쟁을 치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권교체의 훌륭한 큰 자원이 우리 당에 들어옴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면서 "모두 원팀이 돼 정권교체의 대장정에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최 전 원장과 달리 아직 국민의힘과 '거리'를 유지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 전 원장의 입당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최 전 원장 입당 관련 질문을 받고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에 대한 판단과 그 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입당 여부 결정 등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엔 "저는 분명히 어떤 정치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제가 정한 방향을 일관되게 걸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몰염치" "배신자"... 싸늘한 여권 대선주자들
▲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사진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이광재 의원과 김영주 의원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미래경제캠프' 인선안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민주당 대권주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자신의 정치행보를 위해 주어진 직분을 내던지고 조직을 의심받게 만들었다는 취지다.
박용진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최 전 원장을 겨냥해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사업무를 하다보면 집권세력과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고 다툼이 있을 수도 있다. 그 반사이익으로 일부 국민의 호응을 받는 일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호응을 바탕으로 정치판에 뛰어드는 일은 부적절하다. 국가운영의 한 역할을 담당했던 고위공직자로서 염치가 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 전 원장이) 앞으로 감사원장을 할 사람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게 될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공정한 감사업무를 수행하긴커녕 국정의 발목을 잡기 위해 고의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고 늘 정치적 판단을 머릿속에 담아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마찬가지 이유로 비판받아야 한다"며 "두 사람의 미숙한 정치적 선택이 정치중립을 지켜야 할 두 사정기관을 정치 등용문으로 전락시키는 지옥문을 열었다. 분노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최재형 국민의힘 입당', 그럴 줄 알았는데 역시 그랬군요"라며 "국민 배신, 신의 배신, 원칙 배신, 감사원 배신이다. 배신자는 실패한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캠프 논평을 통해 "헌법기관의 근간을 뒤흔든 행태다. 이제부터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최 전 원장을 비판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배재정 전 의원은 "최 전 원장은 '국민들은 우리나라 장래를 우려한다' '정부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고 입당의 변에서 밝혔는데 더 큰 걱정을 담아 돌려 드린다"며 "국민들은 독립성, 중립성이라는 근간이 뒤흔들린 감사원의 장래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독립성·중립성을 내세우며 감사의 칼날을 휘둘러 온 최 전 원장, 임기도 내던지고 야당으로 직행한 그에게 '문재인 정부 초대 감사원장'이란 타이틀이 아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따로 공식논평을 내진 않았다. 다만, 박성준 공동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치로 하는 감사원장이 (정계입문을 위해 사퇴 후) 바로 입당함으로 인해서 감사원의 존재 가치를 훼손했다"며 "헌법적 가치를 굉장히 크게 훼손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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