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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문을 열었다"... 대권 잠룡들에게 '국민의힘 최재형'이란

[이슈] '전격 입당' 접한 대권주자들, 누가 얼마나 반기고 또는 분개했나

등록|2021.07.15 17:50 수정|2021.07.15 17:50
대권 행보를 개시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15일 국민의힘 전격 입당에 대한 여야 대선주자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당 밖의 변수 중 하나를 소거하게 된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참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빨리 합류하라는 제언도 잇따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염치가 없다" "문재인 정부 초대 감사원장이란 타이틀이 아깝다" 등 격한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 대학 선배 박진의 격려, 사법연수원 동기 황교안의 조언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박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최재형 전 원장의 대학 1년 선배(서울대 법학과)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입당 환영식에도 참석해 그를 격려하고 나섰다. 이준석 대표가 당의 배지를 최 전 원장의 양복 상의에 달아주자 곧바로 그는 곁으로 다가와 양손을 붙잡고 악수를 나눴다. 그러면서 "큰 풍랑이 이는 정치권에 들어온 것을 축하하고 같이 힘을 합해서 정권교체 하자"라고 말했다.

또 본인 페이스북에도 "최 전 원장의 용단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방역 실패, 법치 파괴, 경체 추락, 정치 실종, 안보 파탄 등 문재인 정권의 실정은 하나둘이 아니다. 훼손된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무너진 민생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오로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의 무모한 탈원전 정책에 당당하게 맞섰고, 훌륭한 인품으로 올곧은 공직의 길을 걸어왔던 최 전 원장이 경선 레이스에 함께한다면 국민의힘을 향한 국민의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깨끗하게 경쟁하고, 원팀 정신으로 협력해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염원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적었다.

경기고등학교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황교안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위한 빅텐트에 튼튼한 기둥 하나가 세워졌다. 야권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감개무량하다"면서 "윤석열 전 검잘총장도 조속히 결단을 내려 대의를 위한 단일대오에 합류하시길 간곡히 권한다"고 밝혔다.

특히 법조인이자 정부의 고위 공직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최 전 원장에게) 고난은 지금부터 시작인지 모르겠다. 정치권에는 법조인이 경험치 못했던 수많은 암초들이 있다"며 "여권의 비방·모욕은 지금과는 다른 차원일 것이다. 우리 당 경쟁자들도 모두 백인백색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힘내시기 바란다"며 "당 지도부가 힘이 돼 드릴 것이라 믿고, 원하신다면 제가 피눈물로 먼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대권주자들도 짧게나마 환영 입장을 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 전 원장은) 존경하는 법관이셨고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분이다. 좋은 분과 함께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달린 대선을 향해 정정당당한 경쟁을 치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권교체의 훌륭한 큰 자원이 우리 당에 들어옴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면서 "모두 원팀이 돼 정권교체의 대장정에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최 전 원장과 달리 아직 국민의힘과 '거리'를 유지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 전 원장의 입당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최 전 원장 입당 관련 질문을 받고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에 대한 판단과 그 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입당 여부 결정 등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엔 "저는 분명히 어떤 정치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제가 정한 방향을 일관되게 걸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몰염치" "배신자"... 싸늘한 여권 대선주자들
  

▲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대선 예비후보(자료사진) 사진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이광재 의원과 김영주 의원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미래경제캠프' 인선안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민주당 대권주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자신의 정치행보를 위해 주어진 직분을 내던지고 조직을 의심받게 만들었다는 취지다.

박용진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최 전 원장을 겨냥해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사업무를 하다보면 집권세력과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고 다툼이 있을 수도 있다. 그 반사이익으로 일부 국민의 호응을 받는 일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호응을 바탕으로 정치판에 뛰어드는 일은 부적절하다. 국가운영의 한 역할을 담당했던 고위공직자로서 염치가 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 전 원장이) 앞으로 감사원장을 할 사람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게 될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공정한 감사업무를 수행하긴커녕 국정의 발목을 잡기 위해 고의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고 늘 정치적 판단을 머릿속에 담아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마찬가지 이유로 비판받아야 한다"며 "두 사람의 미숙한 정치적 선택이 정치중립을 지켜야 할 두 사정기관을 정치 등용문으로 전락시키는 지옥문을 열었다. 분노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최재형 국민의힘 입당', 그럴 줄 알았는데 역시 그랬군요"라며 "국민 배신, 신의 배신, 원칙 배신, 감사원 배신이다. 배신자는 실패한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캠프 논평을 통해 "헌법기관의 근간을 뒤흔든 행태다. 이제부터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최 전 원장을 비판했다.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배재정 전 의원은 "최 전 원장은 '국민들은 우리나라 장래를 우려한다' '정부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고 입당의 변에서 밝혔는데 더 큰 걱정을 담아 돌려 드린다"며 "국민들은 독립성, 중립성이라는 근간이 뒤흔들린 감사원의 장래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독립성·중립성을 내세우며 감사의 칼날을 휘둘러 온 최 전 원장, 임기도 내던지고 야당으로 직행한 그에게 '문재인 정부 초대 감사원장'이란 타이틀이 아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따로 공식논평을 내진 않았다. 다만, 박성준 공동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치로 하는 감사원장이 (정계입문을 위해 사퇴 후) 바로 입당함으로 인해서 감사원의 존재 가치를 훼손했다"며 "헌법적 가치를 굉장히 크게 훼손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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