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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정교사 채용시험 문제 유출, 사학재단 이사장 등 검거

행정실장 등 3명 구속... 지필평가 점수 월등히 높고, 오답까지 똑같아

등록|2021.07.20 15:51 수정|2021.07.20 16:13
 

▲ 사건개요도 ⓒ 경기남부경찰청



전·현직 기간제교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정규교사 채용시험 문제·답안지를 사전 유출한 경기도에 있는 한 사학재단 이사장 등이 경찰에 검거됐다.

20일 경기 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검거된 이들은 재단 이사장 등 학교 관계자 8명과 채용 브로커 역할을 한 대학교수(출제위원)와 목사, 금품을 건넨 기간제 교사와 부모 등 모두 36명이다.

경찰은 이 중 범행을 주도한 행정실장과 현직 교사 2명을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33명을 입건했다. 남아있는 범죄수익금 7억 7천만 원을 기소전추징보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정교사 13명을 선발하는 사학재단 주관 정규교사 채용시험에 지원한 기간제교사와 부모 26명으로부터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18억 8천여만 원 받고, 그 대가로 시험문제와 답안, 면접질문 등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현금 18억 8천여만 원 중 6억 원은 브로커 역할을 한 교사와 대학교수, 목사 등이 중간에서 가로챘고, 나머지 13억여 원은 이사장과 그의 아들인 행정실장 등이 챙겼다.

지필평가 문제・답안지 등을 받은 13명은 모두 차순위 응시자의 점수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으로 최종 합격했다. 결격사유가 있는 체육 교사 1명을 제외한 12명은 정교사로 임용됐다. 이 중 일부는 지난 2015년에 이미 재단 측에 돈을 전달했다. 이렇듯 합격자가 이미 정해진 시험에 당시 488명이나 응시했다.

2015년부터 정교사 채용을 빌미로 돈을 받아온 이사장 등은 2016년부터 이들을 자체 채용하려 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이 채용시험을 재단이 자체적으로 하지 말고 위탁채용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권고하자, 2016년∼2019년까지는 아예 채용시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채용을 독촉하는 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자, 교사를 위탁 채용하라는 교육청 권고를 무시하고 2020학년도 정교사 자체 채용을 강행했다. 이에 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교육청 감사 결과 국어 과목 합격자 2명이 오답까지 똑같이 적는 등 부정채용 의혹이 확인되자, 교육청은 지난해 5월 19일 이들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을 진행해 왔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교육청은 20일 '채용비리 등 사학비리에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청은 "교육청과 협의되지 않은 사립교원을 신규채용 할 경우 재정결함보조금에서 지원되는 인건비를 지원되지 않으며, 교원채용 비리와 연루된 법인 임원에 대해서는 임원 승인 취소는 물론 관계기관에 고발조치를 하는 등 사학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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