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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근' 뺀 비빔밥? 이준석 "저는 안 먹어"

김재원 등 비판에 "당근·고기·계란 동등하게 중요" 반박

등록|2021.07.21 11:33 수정|2021.07.21 11:34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저는 당근 없으면 밥 안 먹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예비후보(전 검찰총장)을 비빔밥의 '당근'에 비유한 데 대한 비판이 일자 이를 반박했다. 21일 오전 당 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치고 기자들 앞에 선 이 대표는 "비하라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무슨 의도인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비빔밥에서 당근·고기·계란 모든 것은 동등하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는 앞서 19일 YTN <뉴스Q>에 출연해 "당외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추가돼서 이미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 지금 당근 정도 빠진 상황"이라며 "당근하고 시금치가 밖에 있다고 해서 그 재료들만으로 비빔밥이 되는 건 아니다. 소위 빅텐트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제일 좋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 밖에서 대선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입당을 촉구한 셈.

그러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비빔밥 안에 밥이 없이 그냥 뭐 나물 몇 개만 올려놓고 비빔밥이라고 할 수는 없잖느냐"라며 "(윤석열은) 당근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비유가 저는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래도 지지율 1위의 후보를 당근 정도 이렇게 비유해서 그냥 '우리 비빔밥 다 만들어졌는데 이제 당신 없어도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과도한 비유가 아닌가"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더 나아가서 밥도 들어가 있지 않은 비빔밥 내놓고 식당 망하려고 하나"라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날 이 대표의 발언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캠프 직 맡고 공표하는 행위는 당내 주자들에게만 하라"

한편, 이 대표는 최근 당내 현역 국회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당내 대선주자의 선거 캠프에 공식적으로 합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당내' 대선주자에 한정해 허용한 것은, 사실상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 등의 캠프 합류를 금지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명시적으로 직을 맡고 공표하는 행위는 당내 주자들에게 하라고 말했다"라며 "왜냐하면 윤 전 총장 측에서 우리 당 입당을 확정 지은 게 아니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우리 당 분들이 그 캠프에서 직을 맡고 공표했는데 합류가 불발되면 당황스러운 상황 아닌가"라고 못 박았다. 이 역시 윤석열 예비후보의 입당을 압박하는 스탠스다.

다만 "그런 상황은 막아야 한다"라면서도, "인적교류·사적교류까지 저희가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럴 의도도 없다"라고 물밑 지원 등 비공식적인 결합은 열어뒀다.

또한, 이 대표는 윤 예비후보의 '코로나 민란' 발언에 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윤 예비후보는 전날 대구 지역을 방문해 "(코로나19) 초기 확산이 대구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관련 기사: 윤석열 "코로나 초기 확산 대구 아닌 다른 곳이었으면 민란").

그는 "우리 당 밖 대선주자의 표현은 평가를 자제하려고 한다"라며 "오히려 그 부분보다, 개인적으로 대구 연설 때 탄핵에 대한 입장 등에 있어서 각자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면서 당에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윤 전 총장이 검찰·공무원 수사 이런 것에 조금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화제를 돌렸다.

이어 "수사 과정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 때문에 지역에서 다소 상처받은 분이 있다는 건 정치적 발언이라고 이해하는데, 고유한 색이나 가치를 잃지 않고 경선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국정농단 수사 및 전직 대통령 사면 등의 문제를 놓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비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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