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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찬성 높은 합천군민 역사의식에 박수"

진보당 경남도당 등 단체 21일 입장... 황강신문, 여론조사 '변경 동의 56%'

등록|2021.07.21 17:12 수정|2021.07.21 18:04

▲ 경남 합천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 ⓒ 윤성효


"합천군민들이 역사의식에 박수를 보낸다."

'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와 진보당 경남도당이 21일 오후 낸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두환씨의 아호(일해)를 따서 붙인 '일해공원' 명칭 바꾸기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게 나오자 이들 단체가 환영하고 나선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진보당 경남도당 등 단체는 "그것은 합천군민들이 대통령 출생지라는 지역주의를 넘어 군부독재의 역사적 청산에 뜻을 모은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는 정치권이 법과 제도를 통해 이를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문준희 합천군수는 2020년 진보당, 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 대표와의 만남에서 군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하였다"며 합천군수는 합천군민의 뜻에 따르고 정치적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즉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통령 후보들이 광주를 찾아 광주민주화 정신을 이야기한다"며 "하지만 아직도 내란수괴 혐의로 처벌을 받은 범죄자 전두환에 대해서는 그를 추앙하며 만든 기념시설을 국가나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관리하는 모순적인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진보당 경남도당, 적폐청산 경남운동본부,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등 단체는 '전두환적폐청산 경남운동본부'를 결성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 "명칭변경에 56% 동의"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하루 전날(20일) 낸 자료를 통해 "문준희 합천군수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일 하루 전날인 2020년 5월 17일 언론매체를 통해 '시대가 이만큼 변했으니 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군민 의견을 모아 문제를 풀어보겠다'며 군민 의견으로 정해진 이름인 만큼 다시 의견을 모아 존폐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천군민운동본부는 "문 군수는 군민여론수렴을 공언하고 1년이 넘도록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며 "일해공원 명칭변경을 요구하는 군민운동본부의 활동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자 그제서야 일해공원 찬성 일색일 게 뻔한 사회단체 대표자 간담회를 갖고 일해 칭송 용비어천가만 듣는 것이 여론수렴의 전부였다"고 했다.

이어 "군민운동본부의 압력에 마지못해 억지춘향 흉내내고 알리바이만 확보하려는 속셈이라 단정지을 수밖에 없다"며 "왜냐하면 간담회 끝난 지 두 달여가 다 되는 동안 군은 여론수렴 하겠다는 어떤 계획도 움직임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문 군수는 2022년 지방선거 선거 출마의지를 거두지 않는 상황에서 '일해'를 떠받드는 일부 계층의 표를 의식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그의 입장에서는 일해공원 명칭변경 논의는 긁어 부스럼인 사안인 셈이다"고 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가 제시한 여론조사는 <황강신문>이 여론조사업체(폴리컴)에 의뢰해 지난 7월 11~12일 사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말한다. 여론조사 결과는 '명칭변경 찬성' 여부에 대해 56%가 '동의'했고, '반대'는 36.2%였다.

이 여론조사는 합천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병행 ARS전화조사'로 진행되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였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군 행정책임자가 언론과 군민 앞에서 여론수렴을 약속한 지가 1년이 넘고 임기종료가 코 앞까지 다가왔음에도 해결할 의지가 없어 지역언론사가 시행하게 된 것은 군수의 직무유기를 넘어서서 약속 따윈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사람임을 반증한다"고 했다.

이들은 "군민의 소수라 하더라도 공원 이름이 불편함을 준다면 바꾸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데 다수가 불편하다면 마땅히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문준희 군수는 자신의 공언대로 이번 여론조사에 나타난 군민의 생각을 받들어 조속한 시일 내에 조정위원회를 열어 명칭을 변경하라"고 했다.

또 이들은 "합천군의회 또한 군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일해공원 명칭변경에 대해 외면했던 것을 반성하고 의회 차원에서 명칭변경에 앞장서서 대의기관의 본분을 지켜라"고 했다.

합천군, 6월 4일 일부 단체 대표와 간담회 열기도

합천군은 지난 6월 4일 '일해공원 관련 주민 의견'을 듣고 해결 방안을 찾는다며 지역 사회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간담회에는 애초 30여 곳 사회단체 대표들을 초청했으나, 대한노인회 합천군지회를 비롯해 11개 단체만 참여했던 것이다.

당시 간담회에서 이천종 대한노인회 합천군지회장, 김도섭 합천군이장연합회장, 박진식 새마을운동합천군지회장 등 참석자 대부분은 명칭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합천군은 황강변에 '새천년 생명의 숲'을 조성했다가 2007년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전두환씨는 반란수괴, 불법진퇴, 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등 중범죄로 1996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1997년 대법원에서 감형되어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확정받았다.

그는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의 예우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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