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법률용어 '수집'과 공공기관 용어 '수집' 한자, 통일해야

[주장] '수집'의 한자는 蒐集인가 收集인가... 한자어 서로 달라 혼선 생겨

등록|2021.07.26 11:47 수정|2021.07.26 11:47
대한민국에서는 '수집(蒐集: 물건·재료를 찾아 모음)'이라는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다. 상당히 어려운 한자이다. '수집'이라는 우리말에 대한 한자어는 '蒐集', '收集', '搜集' 그리고 '粹集' 등등 너무 많고 번잡하다.

그렇다면 '수집'이라는 말의 한자어는 어떻게 써야 정확할까?

'수집'의 한자는 '蒐集'인가? '收集'인가?

중국에서는 현재 '蒐集'이라는 용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수렵행위 등과 관련된 의미의 고어(古語)로만 존재한다. 그러지만 그 존재를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알지도 못하고 '收集'으로 사용된다.

한편, <국회법> 제22조 국회도서관 조항 중 제4항은 "④圖書館長은 國會立法活動을 지원하기 위하여 圖書 기타 圖書館資料의 蒐集·整理·보존 및 圖書館奉仕를 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대한민국 대부분의 법률에서는 '자료 수집' 등에 사용하는 '수집'이라는 법률 용어를 '수집(蒐集)'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도서관의 조직기구 중 '자료수집과'를 표기하는 '수집'에 해당하는 한자는 자료수집과(資料收集課)로 표기하고 있다.

국가의 공식 법률 용어에서는 '蒐集'이라는 한자어를 사용하고, 공공기관인 도서관 '자료수집과'의 조직명칭에는 '收集'이라는 서로 다른 한자어를 사용하는 이러한 혼선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 의심 없이 사용하는 '사서(司書)', 보다 정확한 용어를 기대하며

필자는 국회도서관에 근무하면서 '사서(司書)'라는 용어를 들을 때마다 뭔지 어색한 느낌을 받곤 했다.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익숙한 말이지만, 필자에게는 항상 어딘지 와닿지 않은 용어에 속했다.

'사서'라는 용어의 유래를 살펴보면, 원래 중국 고대시대 <주례(周禮)>라는 책에 처음 출현한 직업 명칭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도서관 직원'과 같은 직업이 아니었다. 그것은 "중국 고대시대에 호적, 경작지, 가축, 남녀노동력 등의 통계를 담당하던 관리의 직책"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현재 중국의 도서관계에서 '사서(司書)'라는 용어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 물론 중국 일반인들도 전혀 모르는 용어이다. '사서(司書)'라는 용어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다른 많은 한자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조어(造語), 즉 화제한어(和制漢語)인 것이다.

중국에서는 도서관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도서관 직원을 '도서관원(圖書館員)'이라고 칭한다. 이는 영어 'librarian'과 정확히 일치한다.

'사서'는 비록 지금 우리 사회에서 아무 문제 제기 없이 사용하고 있는 용어이지만, 보다 정확한 용어가 채택되어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