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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냉수도 없는 39℃ 현장... 결국 택배노동자 실신

롯데택배 부산사상터미널서 배송품 싣다 쓰러져... 택배노조 "혹서기 대책 마련하라" 촉구

등록|2021.07.29 17:32 수정|2021.07.29 17:32

▲ 롯데택배 부산사상터미널 현장 온도. ⓒ 택배노조

  

▲ 롯데택배 부산사상터미널에서 일하던 택배노동자가 7월 28일 아침 실신에 병원에 후송됐다. ⓒ 택배노조


"온도 39℃ 현장에 선풍기, 환풍시설, 냉온수기도 없어요."

롯데택배 부산사상터미널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들이 한 말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부산지부는 29일 롯데사상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혹서기 대책"을 촉구했다. 이 터미널 현장 온도가 39.4℃였고, 택배노동자가 자신의 차량에 배송품을 싣다가 쓰러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28일 오전 9시 20분경 롯데택배 사상터미널에서 벌어졌다. 택배노동자가 배송물품을 차량에 싣다가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입에 거품을 물면서 그 자리에 쓰러졌다.

이 택배노동자는 곧바로 119 구급차로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택배노조는 "당사자는 그동안 병치레 한번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며 "의사소견으로는 고열성 어지럼증, 호흡곤란이었다고 할 정도로 39.4℃는 위험스러운 온도였다"고 전했다.

택배노조는 이 터미널에 대해 "선풍기 하나, 환풍시설 하나, 냉온수기 하나 없는 열악한 현장"이라고 했다.

이들은 "39℃의 위험스러운 현장에 선풍기 하나 설치되지 않았고 고열을 밖으로 뺄 수 있는 환풍시설도 없는 현장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100명이 넘게 일하는 현장에 냉온수기 하나 없어 이 현장의 노동자들은 혹서기 대책의 가장 기본인 물을 자신의 집에서 직접 떠오고, 직접 사서 먹는다"며 "더위를 식힐 휴게소 하나 없는 열악한 현장"이라고 했다.

택배노조는 "그동안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절규는 무시한 채 택배노동자가 쓰려져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롯데택배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택배노동자들은 롯데택배에 그동안 수없이 선풍기 설치와 환풍시설, 냉온수기, 제빙기 등 혹서기 대책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롯데택배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고 주장했다.

롯데택배 측은 현장에 선풍기를 설치하고, 환풍시설과 냉온수시설, 제빙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택배노조 부산지부는 29일 롯데택배 부산사상터미널에서 혹서기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택배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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