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반 공백'에 검찰 반박 "영상 돌려보며 화면캡처"
"40분짜리 영상 2번, 사전면담·점심식사 기록 있다"... 증언 전 접촉 의혹엔 "출석 안내" 주장
▲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 변호인 : "3회 검찰 조사 당시, 조사 장소 도착 시간이 아침 9시 35분이고 조사 시작 시간은 오후 1시 5분으로 되어있다. 오전에 와서 상당한 시간이 지체됐는데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23일 열린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의혹 공판의 핵심 장면 중 하나는 조 전 장관 딸인 조민씨의 한영외고 동창인 증인 장씨의 세 번째 검찰 조사 당일이었다. 조 전 장관 부부 측은 장씨가 정식 조사 시간보다 3시간 30분 일찍 검찰에 도착한 점에 주목, 이 '기록 공백'의 시간 동안 검찰이 장씨의 진술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판 일주일 뒤인 30일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수사 과정 확인서에 (당시 시간동안) 사전 면담과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며 관련 기록이 누락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구체적으로 "40여 분 분량의 동영상을 두 차례 돌려보며 증인을 포함한 세미나 참석자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조서에 담기 위한 캡처화면을 생성하는 시간이었다"며 '진술조서'에도 관련 내용이 적혀 있다고 했다. 조서 작성을 위해 80여 분 동안 문제의 학술 세미나 동영상 속 인물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조서에 40분짜리 영상을 2번 돌려봤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진술자가 (조서 내용을) 확인 후 서명 날인 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핵심 증인의 진술 번복, 8월 13일 공판 쟁점될까
조국 전 장관은 지난 공판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간 공백'에 관한 문제제기를 꾸준히 이어갔다. 장씨가 지난해 정경심 교수 공판 출석 전 검찰 연락을 받은 것을 증언한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조 전 장관은 "약 2시간 동안 검사는 장씨와 어떤 대화를 했고 어떤 암시를 주었나, 그 내용은 왜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며 수사팀에 대한 "법무부와 검찰의 감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권에서도 같은 문제를 언급하는 등 힘을 실었다.
검찰 측은 30일 낸 입장에서 재판 전 증인들에게 사전 연락을 취한 것은 "증인들이 출석할 수 있도록 독려해달라는 재판부의 요구에 따라 검찰에서 증인 2명에게 전화로 법정에 출석하라고 안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 23일 법정에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증명 발급 의혹의 핵심 단서 중 하나인 조민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가 담긴 영상과 사진을 제시받고 "(영상 속 인물은) 조민이 90% 맞다"고 증언한 바 있다. 재판 이후엔 자신의 개인 SNS에 "세미나의 비디오에 찍힌 안경 쓴 여학생의 정체는 조민씨가 맞다"고도 남겼다(관련 기사 : "조민 못봤다" "조민 맞다"...12년 전 학회 참석자 진술 '모순' http://omn.kr/1ukg2).
다만 당시 세미나에서 자신은 조씨를 "못 봤다"는 기존 진술은 유지한 채였다. 검찰 3회 조사 당시엔 영상 속 인물을 보고 "조민이 아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장씨의 진술 번복 이후 정경심 교수 측 변호인단이 관련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관련 논란을 둘러싼 법정 진실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검찰은 기존 기조와 같이 2009년 5월 15일 세미나 당일 외에도 인턴 확인서에 기재된 2009년 5월 1일부터 5월 15일 약 보름간 조민씨가 인턴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는 논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 공판은 법원 휴정기(7월 26일~8월 6일) 후인 오는 13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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