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과도정부' 선언에 공직자 사직서 제출 이어져
마을이장들 "건강상 이유" 들어... 조모툰 대사, 유엔 사무총장한테 서한 보내
▲ 3일 몽야 시민들의 시위. ⓒ 미얀마 CDM
▲ 4일 파칸 시민들의 시위. ⓒ 미얀마 CDM
미얀마 군부가 '과도정부'를 선언했지만, 국민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공직자들이 '사직서'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시민불복종항쟁(CDM)측으로부터 사진 등 자료를 받아 국내 언론사에 제공하고 있는 한국미얀마연대(대표 조모아), 경남이주민센터(대표 이철승), 경남미얀마교민회(회장 네옴)는 4일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공직자들의 사직서 제출 소식은 이날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국미얀마연대 등 단체는 "미얀마에서 공직자들이 최근 사직서를 내고 있다"며 "특히 사가잉주에서 사직서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 CDM측은 몇몇 공직자들이 낸 사직서를 보내오기도 했다. 사직서에는 이름과 직책 등이 적혀 있으며, 해당 구청장한테 제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공직자들은 사직 사유에 대해 주로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조모아 대표는 "사직서를 낸 미얀마 공직자라고 하면 '기초기관장'이라 할 수 있고, 한국으로 치면 마을이장이다"며 "마을이장은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지는 않지만, 여러 혜택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CDM에서 보내온 몇 개 사직서를 보니, '건강이 좋지 않아 공직을 수행할 수 없어 그만두겠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며 "'과도정부 반대'라든지 '과도정부에서 일할 수 없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조모아 대표는 "공직자가 '과도정부 반대'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 위험할 수 있어, '건강상의 이유'를 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사가잉주는 민주화 시위 열기가 높다. 이런 속에 공직자들이 과도정부 밑에서 일할 수 없어 사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미얀마 공직자가 낸 사직서. ⓒ 미얀마 CDM
이런 가운데 시민방위대가 군인과 벌인 전투 소식도 들어오고 있다. 조모툰(Kyaw Moe Tun) 국민통합정부(NUG) 유엔종신대표대사는 3일, 전투 소식을 언급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조모툰 대사는 유엔 사무총장한테 서한문을 보내 "시민방위대와 주민들이 군인에 의해 학살당하고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3일 카레니에서는 시민방위대가 소수민족 '카레니군'과 연대하여 군용차를 공격했고, 군인 11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DM측이 발표했다.
또 '친족' 시민방위대가 지난 4개월 동안 쿠데타군과의 전투로 군인 140여명이 사상하고 시민방위대원 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민주화시위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3일 만달레이에서는 스님들이 촛불시위를 벌이며 "미얀마 봄혁명은 승리한다. 우리는 핏빛 무리와 대화할 수 없다. 독재자는 죽는다"라고 하기도 했다.
또 3일과 4일, 만달레이, 까레이, 파칸, 다외, 몽야, 바운 등 지역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스님들은 "지난 6개월 동안 우리는 고통스러웠다"고 쓴 손팻말을 들기도 했고, 바운에서는 여학생 2명이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소식도 들어왔다.
▲ 3일 밤 만달레이 승려회. ⓒ 미얀마 CDM
▲ 3일 저녁, 만달레이 시민들 ⓒ 미얀마 CDM
▲ 3일 저녁, 만달레이 시민들 ⓒ 미얀마 CDM
▲ 4일 아침 까레이 시민들 행진 ⓒ 미얀마 CDM
▲ 4일 아침 까레이 시민들 행진 ⓒ 미얀마 CDM
▲ 4일 파칸 시민들의 시위. ⓒ 미얀마 CDM
▲ 4일 다외 시민들의 빗속 시위 ⓒ 미얀마 CDM
▲ 4일 만달레이 승려회의 법회. ⓒ 미얀마 C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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