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눈독 들이는 업계 큰손들, M&A 전쟁 시작됐다
이수만 PD 지분 매각 추진, 엔터 업계 지각 변동 예고
▲ 이수만 SM 대표 프로듀서 ⓒ SM엔터테인먼트
최근 엔터 업계가 초대형 M&A 가능성으로 술렁이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SM엔터테인먼트다. 지난 5월 무렵부터 심심찮게 흘러나왔던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 당시만 해도 흔히 목격되어온 증권가의 '설' 정도로만 인식되었지만 7~8월 들어 구체화되면서 이제 SM의 주인이 바뀌는 건 시간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5월 6일 2만8750원에 불과했던 SM의 주가는 지난 4일 급기야 7만2800원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SM C&C와 키이스트 역시 급등하면서 관련주까지 덩달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SM의 새 주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름들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CJ ENM 등 또 다른 엔터업계의 큰 손들이다. 닮은 듯 다른 이들 업체 모두 SM이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이다.
▲ 카카오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이다. ⓒ 카카오
현재 이수만 PD의 SM 보유 지분율은 18%. 그를 제외한 투자자 중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5%대의 지분을 갖고 있을 뿐 그 외엔 소액 주주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SM이 SM C&C, 키이스트, 미스틱 등 주요 계열사의 지주 회사 노릇을 담당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PD의 지분을 얻는 업체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2조500억원~최대 4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인수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엔터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일찌감치 SM에 눈독 들이면서 유력 주자로 손꼽히는 곳은 바로 카카오다. 최근 2-3년 사이 엄청난 물량 공세로 게임, 방송, 음악, 영화 등 콘텐츠 분야의 지각 변동을 이끌고 있는 업체로선 당연히 SM을 손에 얻는다면 후발주자의 약세를 단번에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음악 분야만 놓고 보자면 아이유(이담), 몬스타엑스(스타쉽), 더보이즈(크래커) 등 산하 레이블의 인기 가수들이 존재하지만 하이브(빅히트), SM, YG, JYP 등과는 현저히 열세를 드러내왔다. 방송, 예능 쪽도 마찬가지다. BH엔터, 킹콩 by 스타쉽 등 기존 연예 기획사를 인수하고 지상파와 케이블 PD들을 영입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카카오TV라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유통에 힘써왔던 카카오로선 SM C&C와 미스틱(예능, 배우), 키이스트(배우)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OTT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누가 주인이 되더라도...엔터 업계 지각변동 대예고
▲ 이수만 SM 대표프로듀서, 에스파 ⓒ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의 절실함 못잖게 CJ ENM도 비슷한 필요성을 지니고 있다. 케이팝 분야에서 만큼은 확실한 한방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엠넷, 그리고 <프로듀스101> 프로젝트 그룹과 K-CON으로 대표되는 해외 공연 등으로 꾸준히 사업 확장을 시도해오곤 있지만 기존 강자들의 벽을 넘기엔 아직까진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강점을 보인 방송과 영화 분야에선 SM을 품에 넣으면 경쟁사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우월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30여년 넘게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고 케이팝 유행을 선도하온 이 PD가 지분 매각에 나선 구체적 이유는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여타 업종 마냥 2세 승계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70세가 된 그로선 일선에서 한발 물러날 시기라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추정만 나돌고 있다.
어디가 됐건 해당 지분을 획득하게 된다면 엔터 업계의 지각 변동은 불가피한 수순이 될 전망이다. 신예그룹 에스파를 앞세워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블록체인, 프로슈머(생산자와 소비자의 결합) 등 신기술과 유행을 접목시킨 독자적 콘텐츠 마련에 꾸준히 여전히 공력을 기울이는 SM이기에 이번 여름은 엔터 업계의 가장 뜨거운 M&A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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