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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반등 노렸지만... 스가, 지지율 출범 후 최저

코로나 폭증-올림픽 강행 심판?... <아사히> 여론조사서 28% 기록, 연임 '빨간불'

등록|2021.08.09 05:54 수정|2021.08.09 06:06

▲ 지난 7월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스가 일본 총리가 관중석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되레 더 떨어졌다.

일본 유력지 <아사히신문>이 8일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28%를 기록했다. 이는 올림픽 개막 직전의 지지율 31%보다 3%p 떨어진 것이며, 지난해 9월 정권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2차 아베 내각이 지난해 5월 기록했던 최저 지지율 29%보다도 낮은 수치다. 일본 정계에서는 통상 내각 지지율이 20%대에 진입하면 국정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또한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3%로 나타나 올림픽 직전의 49%보다 4%p 늘어나는 등 모든 지지율 지표가 악화됐다.

올림픽 성공시켜 지지율 반등? 일 언론 "스가의 오산"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 선수단의 활약 덕분에 도쿄올림픽이 '좋았다'는 응답이 56%로 '좋지 않았다'는 32%보다 많았다. 하지만 스가 총리가 약속했던 '안전한 올림픽이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응답이 54%로 '그렇다'는 32%보다 많았다.

다음 달이면 임기가 끝나는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재선에도 성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되고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막대한 적자를 남겼고, 대회 기간에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오히려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말았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총리는 코로나19로 침울한 국내 분위기를 도쿄올림픽을 통해 반전시키고,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도였지만 올림픽을 치르면서 오히려 역풍이 거세졌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가 총리의 계획은 결국 오산이었다"라며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올림픽 개최가 헛수고였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지통신>도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성공시켜 올가을 총선거와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를 이끌겠다는 정치적 계산을 세웠지만, 코로나19 확대로 빗나가고 말았다"라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국민 60%가 "스가, 연임 안 했으면"
 

▲ 스가 내각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갈무리. ⓒ 아사히신문 인터넷판 갈무리


당장 가을에 총선거를 치러야 하는 집권 자민당은 스가 총리를 엄호하고 나섰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의 수장인 호소다 히로유키 회장은 스가 총리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섰다.

호소다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가 총리가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느라 고생하고 있다"라며 "정치적 책임을 묻기보다는 (스가 총리를 중심으로) 이 상황을 견디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요 파벌인 '니카이파'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도 지난 3일 "스가 총리가 매우 열심히 하고 있으니 바꿔야 할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라며 "오히려 연임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자민당 내는 물론이고 국민들 사이에서도 강하지 않느냐"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온 결과는 정반대다. 스가 총리의 연임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이 60%에 달하며 '원한다'는 25%를 압도했다. 또한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연임을 원한다는 응답이 44%,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2%로 팽팽히 맞섰다.

또한 올가을 총선거에서 '야권의 의석이 늘어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37%로 '여권의 의석이 늘어나는 것이 좋다'는 15%보다 많았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에서는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총선거는 스가 총리 체제로 치르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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