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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렇게 하지마", 얼굴 붉히며 끝난 국민의힘 '잔칫날'

서병수 "당 지도부 흔들지 말고 각 캠프 자중", 박대출 등 반발... 김기현 수습에도 갈등 여전

등록|2021.08.18 13:17 수정|2021.08.18 15:19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말할 사람은 다 해야지!"
"공개 하세요."
"비공개 합시다!"


화기애애했던 국민의힘 의원총회 분위기가 의원간의 실랑이로 급속 경직됐다. 국회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을 마친 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회장이 발언을 신청하면서부터였다. 1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선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 사이의 갈등이 그대로 분출됐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늘 의원총회는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의총이었고, 전혀 예상에 없던 발언이 나오면서 토론이 필요한 것 같다. 토론을 하는 건 좋은데 지금부터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라며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그는 "오늘은 사실 우리 잔치하는 자리인데, 잔치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토론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적절한 타이밍을 봐서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비공개로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최재형 예비후보 측의 전략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이 "(발언) 기회를 줘야지, 비공개 하는 게 어디있느냐"면서 "언론인 여러분, 나가지 마시라"고 그 자리에서 항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가 공정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발 따라 줬으면 좋겠다"면서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서병수] "토론회, 당 후보들 요청으로 만든 것... 왜 지도부 흔드나"

이날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나는 사실 경준위원장을 하면 이런 정쟁에 안 빠질 줄 알았다"라며 "중진 의원으로써 중립을 지키고 이렇게 자유롭게 좀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맡았는데, 하다 보니 완전히 지금 정쟁의 중심에서 논란을 일으켰고 그 점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여받은 임무가 두 가지"라며 "첫째,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나서 경선할 때 모든 타임스케줄 등을 만들어서 토스해 달라. 그리고 경선 시작 때까지 그 기간 동안 당내 후보를 띄울 수 있는 여러 이벤트를 모아서 인지도를 높이고, 그 후보들의 목소리를 통해 대여투쟁도 할 수 있는 이벤트 만들어달라(였다)"고 설명했다. "(경준위를) 시작할 때는 윤석열과 최재형 예비후보가 우리 당에 입당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라고도 부연했다.

이어 "그래서 봉사활동을 했고, 당 대표 중심으로 한 간담회도 했고, 토론회도 준비를 했었다"라며 "이 토론회는 경선용 토론회가 아니다. 정책 토론회다"라고 논란이 된 합동토론회 추진의 배경을 이야기했다. "이 토론회는 그때 당시 우리 당 대부분 후보들의 요청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된 것"이라며 "그런데 이것을 오해하고 곡해해서, 마치 경선용 토론회인 것처럼 참여를 했느니 안 했느니 이런 서로의 주장이 어긋나게 되고 또 갈등·분규에 쌓이게 된 것"이라는 해명이었다.

서병수 위원장은 "그런 와중에 심지어 어떤 후보 측 또 일부 최고위원은 경준위 활동의 공정성과 객관성 대해 폄하하고, 마치 경준위가 어떤 목적이 있는 것처럼 왜곡해서 주장함으로 인해 경준위의 그동안 활동 노력을 폄훼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지금 굉장히 중차대한 시기다. 우리끼리 당내 갈등·싸움에 휩싸일 때가 아니다"라며 "왜 이렇게 지도부를 흔드는 것인지 제발 좀 자중해주시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최고위원들도 똘똘 뭉쳐서 좀 제대로 대여투쟁 해주시고, 각 캠프도 협력해서 양보할 거 양보하고 해서 우리 당내 권력 투쟁에 제발 좀 몰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이라는 당부였다.

하지만 발언을 듣고 있던 곽상도 의원은 앉은 자리에서 "진짜 우리가 원하는 말씀을 거꾸로 하면 안 된다"라고 항의했다. 서병수 위원장은 "제발 최고위원·중진들이 중심을 좀 잡으시고, 당의 대선이라고 하는 공동 목적을 위해서 정말 힘을 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라"라고 강조했다.

몇몇 의원들의 고성이 나오며 장내가 소란해지자, 결국 김기현 원내대표는 황급히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박대출] "서병수 일방적으로 말해... 권한 없는 일 안 했다? 어불성설"

박대출 의원은 이후 기자들 앞에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서병수 경준위원장 일방적으로 말하고, 그에 대한 이견이 있는데 원내지도부가 비공개로해서 유감"이라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공정한 경선이 돼야 하고, 그 객관성과 중립성을 훼손하거나 의심받는 상황이 오면 그에 대해 걱정해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라고 운을 뗐다.

박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론 왜곡 현상이 심하다"라며 "국민의힘 지지자와 외연 확장의 의미에서 중도층 지지를 묻는 여론조사가 되어야만 한다. 역선택 방지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여론조사를 토대로 '컷오프(경선탈락)' 룰을 정하는 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한일축구 앞두고 한국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데 일본 사람에게 한국 국가대표 뽑아달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일본이 손흥민을 뽑겠느냐? 역선택의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고 그 가능성 수시로 나오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어 "경준위의 월권에 대해도 말씀드리겠다"라며 지난 10일 이준석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지적했다. 그는 "첫줄에 '지도부와 경선 룰에 관해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 받은 경준위가' 이렇게 돼 있다"라며 "경준위는 경선 룰에 관한 권한이 없다. '역선택 경선 룰'을 정해놓고 '우리는 권한 없지만 이리 가야 한다. 이것을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해달라'고 넘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한 없는 일을 안 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의원총회장에서 "'지도부 흔들지 말라' '누가 지도부 흔들었느냐' 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기현] "잘 마무리해서 의견 모았다"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잠시 후, 김기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정리하고 기자들과 만났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각자 의견 개진했고, 잘 마무리해서 하도록 의견을 모았다"라며 "잘 마무리해서 대동단결해서 경선 관리 잘하고 대선을 이길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가자고 의견이 모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비공개 의원총회 분위기를 전하는 뉘앙스가 박대출 의원과는 사뭇 다른 셈이다.

그는 현재 당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화 통화 녹취 문제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간 여러 공방을 가지고 당 지도부가 왈가왈부 할 건 아닌 듯하다"라며 "제가 뭐라 답변하기가 곤란하다. 사실관계도 잘 모르는데 제가 답변하는 건 적절치 않다"라고 거리를 뒀다.

선거관리위원장 선임과 관련해서도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라며 "인선에 대해서 덜 익은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당 밖의 인사를 임명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인선에 대해 사전에 말씀드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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