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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프간 피란민 수용지로 한국 등 미군기지도 검토"

WSJ, 정부 관리 인용 보도... 카타르 등 과밀·타국 경계에 제3국 거론

등록|2021.08.22 11:51 수정|2021.08.22 11:55

▲ 평택 캠프 험프리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관리들은 아프간에서 대규모 탈출 위기가 벌어지고, 카타르와 바레인, 독일에 있는 기지가 아프간에서 대피한 사람들로 과밀 상태가 되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같이 검토 중이고 말했다.

미 국방부가 고려 중인 장소는 미국 내에서는 버지니아주 포트 피켓, 인디애나주 캠프 애터베리, 캘리포니아주 캠프 헌터 리겟이며, 이밖에 일본, 한국,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도 검토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은 말했다.

워싱턴DC 외곽의 덜레스 국제공항이 아프간에서 탈출한 피란민 관련 절차를 처리하는 중심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또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뉴저지주 맥과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합동기지를 비롯해 최소 1개 이상의 군 기지를 준비 중이다.

관리들에 따르면 아프간 피란민들이 다음주까지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뉴저지 기지에는 천막촌이 들어섰으며 의약품과 음식, 물, 화장실, 조명설비 등이 설치·구비되고 있다.

그러나 카불에서 벌어진 아프간 탈출 대란에다 난민 수용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미국은 자국과 국외에 있는 자국 시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앞서 미 국방부가 아프간 피란민 수용을 시작할 군 기지로 지목한 곳은 버지니아 포트리,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위스콘신주 포트 매코이였다.

미 국방부는 이날 한 브리핑에서 지난 한 주간 미국인 2천500명 등 1만7천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24시간 동안엔 군용기 C-17과 전세기를 38차례 띄워 3천800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C-17이 대서양을 건너 미군 기지로 가는 장거리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고 피란민 수천 명이 발이 묶인 카타르, 바레인, 독일 기지가 혼잡해지면서 미 정부가 민항기를 대피 작전에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2차대전 후 베를린 공수작전을 계기로 1952년 창설된 민간예비항공대(CRAF)를 가동해 최대 5개 항공사에서 항공기 약 20대를 아프간 대피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항기는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 상공으로 직접 진입하지는 않고 카타르, 바레인, 독일의 미군 기지에 발이 묶인 아프간인 등 수천 명을 수송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군은 이를 위해 20일 밤 항공사들에 초기 공지를 띄웠으며 백악관과 미 국방부, 상무부는 최종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관리들은 전했다.

민항사 항공기가 투입되면 미군 기지들이 받고 있는 압박을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WSJ는 관측했다.

아프간을 급속도로 장악한 탈레반을 피해 수만명이 공항으로 몰려들어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아프간 미군 기지는 피난민들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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