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수송기 뜨자, 파키스탄은 공항 내주고 영국·캐나다는 경계 지원했다
[미라클 작전] 미국의 전폭 협조, 인도·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베트남·필리핀 영공 통과 승인
▲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8월 25일(수)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공군 제공
[기사 수정: 27일 오후 2시 15분]
국방부는 26일 "73가구, 377명의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이 26일 오후 4시 28분 인천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했다"면서 '미라클(기적)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동맹국인 미국의 전폭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영국·캐나다 등 우방의 카불 공항 경계 지원, 파키스탄 정부의 한국군 특수임무단 등을 위한 공항 사용 협조, 신속한 영공 통과 승인에 협조해 준 인도·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베트남·필리핀 등의 적극적인 협조도 작전 성공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미라클 작전을 위해 국방부와 공군 등 66명으로 구성된 특수임무단을 긴급 편성했다. 특수임무단에는 우발상황에 대비한 특수병력,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 요원도 포함됐다.
이후 지난 23일 새벽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1대와 군 수송기(C-130J) 2대를 현지로 투입했다.
작전의 3단계
▲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8월 25일(수)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 공군 제공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총 3단계로 이뤄졌다. 먼저 1단계는 군 수송기를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착륙토록 하는 작전이었다.
외교부와의 협조와 함께 한-파키스탄 공군총장 간 공조 통화 및 가용한 채널을 총 가동해 22일 이슬라마바드 공항 사용을 위한 파키스탄 정부의 승인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국방부 측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정부는 이슬라마바드 공항 사용 편의를 제공했고, 파키스탄 현지 교민은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중단했던 숙박시설을 임무단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가 8월 25일(수)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어린 자녀들을 수송기 탑승 전에 보살피고 있다. ⓒ 공군 제공
이후 2단계의 첫 번째 작전에 따라 군 수송기를 카불 공항에 투입해 여섯 가정 26명을 우선 이슬라마바드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중부사령부 한국군 협조단으로 활동 중인 국방부 파견 장교단이 긴밀하게 협조해 수송기가 제때 투입될 수 있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카불 공항을 통제하는 미국 중부사령부가 한국군 수송기의 카불 공항 이착륙을 위한 사전비행 승인(PPR)을 수시로 내줬고, 긴급 PPR 요청을 단 한 차례의 거절도 없이 수용했다.
2단계의 두 번째 작전은 대규모 잔류 인원을 안전하게 이슬라마바드로 이송하는 것이었다. 카불 공항에 먼저 투입된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직원과 국방부 특수임무단은 현지 미군과 우방국 군의 도움으로 365명의 조력자를 25일 오후 카불 공항으로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방부는 "아프간 조력자들의 카불 공항 진입을 위해 미군 측은 탈레반 측과 직접 협상을 거쳐 조력자들이 버스를 이용해 공항 내로 진입하도록 안전을 확보해줬다"고 밝혔다.
이후 아프간 조력자들은 C-130J 1호기에 190명, 2호기에 175명이 탑승해 같은 날 이슬라마바드에 무사히 도착했다.
3단계는 총 391명의 조력자들을 이슬라마바드로부터 대한민국으로 이송하는 작전으로, 현지 군 특수임무단은 조력자들을 연령별, 성별, 건강상태별로 상세 분류해 최적의 이송방안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5세 미만 영유아 100여명 위해 분유와 기저귀, 젖병까지 준비
▲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 가족이 8월 25일(수)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해 태극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 공군 제공
미라클 작전 과정에서 꼼꼼한 배려도 있었다.
철판바닥인 C-130J 군 수송기에는 매트리스를 깔았고, 난기류와 전술비행에 대비해 스트랩 벨트를 별도로 설치했다. 특히 3명의 신생아를 포함해 5세 미만 영유아들이 100여 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분유와 기저귀, 젖병까지 챙겼다.
국방부는 "당초 KC-330는 탑승인원이 최대 300여 명으로서 조력자 전부를 동 기종에 탑승시켜 이송하는 방안은 무리라는 판단도 있었으나, 5세 미만 영유아가 100여 명에 달하는 점, 조력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위해 가족 구성원이 분리된 채로 탑승하는 데 우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고, 개인 수하물 최소화 등 방식을 통해 이들 모두를 KC-330에 탑승시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탑승 좌석이 부족하자 특수임무단 장병들은 좌석을 아프간 조력자들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그래도 탑승하지 못한 아프간인들은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이 보호하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총 76가구 391명이었으나, K-330 좌석이 부족해 탑승하지 못해, 현재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에서 동인들을 보호 중으로, C-130J 군 수송기 편이 준비되는 대로 한국으로 이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미라클 작전 이후에도 아프간 조력자들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 필요시 수송 수단 제공, 군 의료인력 지원 등 협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8월 25일(수)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해 있다. ⓒ 공군 제공
▲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 및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77명이 26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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