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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내 마스크 착용 해제, 정상화의 시작이다

[주장] 군대는 코로나19 위험도가 가장 낮은 곳

등록|2021.08.29 12:21 수정|2021.08.29 12:21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군대 내 마스크 착용 해제 시범사업을 두고 "생체실험"이라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하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가 질병관리청과 상의도 없이 추진 중인 '병사들 대상 노마스크 실험' 지시자가 다름 아닌 문 대통령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K-방역 홍보를 위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병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걸고 사실상 생체실험을 지시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야당 대선주자들 또한 "군인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라"(유승민 전 의원), "군 통수권자가 군 장병의 인권, 생명을 우습게 생각한다"(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라는 등 하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한편 국방부는 하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군내 예방 접종률이 94%에 이르고 그간 민간에 비해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장병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영내 부대 활동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해 방역지침 완화를 검토해 왔다"라며 "이를 실험 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군의 정상화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병영 내 마스크 벗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조치다.

1. 군인 94%, 백신 맞았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인의 94%는 백신을 접종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을 맞더라도 감염을 완벽히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상당한 감염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의 감염예방효과 ⓒ 질병관리청


따라서 대부분은 항체가 생겼다고 추측할 수 있으며, 일부 확진자가 생기더라도 추가 전파의 가능성이 일반 시민집단에 비해 낮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비교적 통제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군인의 특성 상 역학통제 또한 용이할 것이다.

2. 군대는 위험군이 아니며 위험군과의 교류도 적다

그러나 여전히 6%는 백신을 맞지 않았고, 백신을 맞더라도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 내 코로나19의 위험은 매우 낮다.

우선 군대는 20대 젊은 남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직업군인 또한 정년을 고려했을 때 60대 미만으로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치명률이 크지 않다. 또한, 현역 군인은 건강한 성인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실제로 감염되더라도 건강하게 회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앞서 청해부대 대원들의 경우 거의 모든 감염자가 큰 후유증 없이 회복했다. 특히, 청해부대원과 달리 군인 집단은 백신 또한 맞았으므로, 이 확률은 더욱 높을 것이다.
 

▲ 코로나19의 연령별 치명률. 군인 집단은 60대 미만으로서 치명률이 낮다. ⓒ 질병관리청


또한, 군대는 외부와의 접촉이 어느 정도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군대 내에서 일부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고령층 등 위험군에게 전파할 확률 또한 낮다. 나의 위험도 적고, 내가 다른 위험군에게 전파시킬 위험도 적다면 마스크를 벗는 것은 당연하다.

3. 군대에서 마스크의 효용은 크지 않다

마스크는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 예방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군대 내에서는 마스크로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매우 제한적이다.

가령, 경계와 순찰, 훈련 등은 대부분 감염 확산의 위험이 낮은 실외에서 진행된다. 경계와 순찰 등은 거리두기로 감염의 확산을 더욱 낮출 수 있으며, 훈련의 경우 훈련 과정에서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하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크게 의미있는 조치가 아니다.

그리고 밥을 먹거나 씻을 때, 그리고 잠을 잘 때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씻지 못하게 하는 등의 시도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로, 지난 4월 인권위는 이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사실상 군대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효과가 있는 "밀폐된 실내에서 말을 안할 수 있는 장소"가 PX, 안보교육 시간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이다.

모두가 마스크 벗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활동이 제한되고, 불편한 마스크를 착용하며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다. 모두가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를 극복해서 마스크를 벗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리고 94%의 예방접종률로 중증과 사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군인 집단이 정상화의 시작을 알렸다. 축하해줄 일이고, 부러워할 일이며, 우리가 곧 따라갈 길이다. 평소 나라를 위해 고생하는 군인들에게 먼저 주어진 소중한 일상의 회복이다.

'94%의 예방접종률'은 12세 미만의 어린이가 적지 않은 우리사회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매우 높은 수치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정상화를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일까? 이렇게 많은 인원이 백신을 맞아도 계속 지금과 같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백신은 왜 맞아야 하는 걸까?

12세 이상 인구의 예방접종률이 80%에 이르는 덴마크는 9월 10일부터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고 한다. 우리 또한 천천히 조심스럽게 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 군인 집단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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