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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째 2천명... '수요일의 저주' 9월 중순 지나야 끝난다?

다시 수도권 중심으로 대유행... 델타 변이 비율 89%에 ‘정체’ 유지...감염 재생산지수 0.99

등록|2021.09.01 17:37 수정|2021.09.01 17:37

▲ 8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경전철 신림선 1공구 공사 현장에 마련된 서울시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한 건설 노동자가 안전모를 착용한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또다시 2000명을 넘어섰다. 주말 혹은 연휴가 끝난 뒤 이틀이 지나면 확진자가 2000명대로 다시 올라서는 현상이 4주째 지속되고 있는 것.

통상 월·화요일은 검사 건수가 줄어들면서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주말효과를 누린다. 하지만 수요일부터는 주말효과가 사라지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1일 오전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25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992명이 확인되었고, 해외 유입사례는 33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수는 25만 3445명이라고 밝혔다.

8월 11일 2223명, 8월 19일 2152명, 8월 25일 2155명 등 지난 3주간 주말효과가 끝난 날 확진자 숫자와 비교하면 근소하게 확진자가 감소했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감염 재생산지수 역시 0.99로, 4차 대유행은 8월 초 일시적인 확산세가 일어난 뒤, 다시 정체된 상황이다. 하지만 감소세로 들어섰다고 확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시 신규 확진자 20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될 추석 방역 특별 대책을 포함한 한달 간 적용될 거리두기 조정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족 간 모임을 위한 세부 방역 조치는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라는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도 고강도 거리두기가 델타 변이에 의한 확진자 급증을 막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거리두기로 델타 변이 막고 있지만... 

델타 변이는 매우 힘이 세다. OECD 국가 중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적어서 '방역 선진국'으로 평가받던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모두 현재 대규모 유행을 겪고 있다. 일본은 하루 2~3만 명대 확진자를 기록하면서 의료체계 붕괴현상이 나타났다. 인구 2500만 명의 호주도 지난달 30일 확진자 1300명을 넘어섰고, 1년 반 가까이 확진자가 극히 드물어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뉴질랜드 역시 8월 중순부터 신규 확진자가 60~80명 가까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경우 델타 변이가 유입되는 6월 중순부터 정부가 '방역 완화' 신호를 준 것이 바로 7월의 4차 대유행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빠르게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는 막아냈다. 일본의 경우 6월 말부터 도쿄올림픽 이전까지의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은 오히려 한국보다 적었다. 문제는 올림픽을 시작하고 방역 긴장감이 풀어지면서였다. 지금도 많은 전문가들은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바로 일본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거 유행에 비춰 봤을 때, 4차 대유행 초반에는 강력한 거리두기를 실시함에도 왜 효과가 없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든, 방역을 잘해왔던 국가든 모조리 뚫어버리는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거리두기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 확진자 급증 왜? 

▲ 8월 31일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 말 비수도권의 낮은 방역 단계, 휴가철 이동 등으로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40%를 넘어갈 때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유행의 중심이 수도권으로 옮겨오고 있다. 1일 확진자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662명, 경기 630명, 인천 123명으로 수도권 확진자 비율은 71%에 육박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비수도권 지역에서 방역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지역주민들이 함께 협조해주시고 계신 점의 영향이 있다"라며 "시기적 흐름으로는 휴가철 이동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갔다가, 다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복귀하는 흐름이 우세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달 들어 일부 지자체서 최대 4단계까지 거리두기를 조정하며 방역을 강화했고, 더불어 비수도권의 이동량이 떨어진 것이 비수도권의 유행 규모를 완화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8월 23일~29일 사이 이동량은 이전 주에 비해 수도권은 4%가 오히려 증가했지만 비수도권은 2.2%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제 4차 대유행 끝날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8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4차 대유행이 "9월까지 완만하게 진행되고 완만하게 꺾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전 유행처럼 정점을 찍고 이후부터 확진자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고도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확진자 규모는 9월 중순까지 올라갔다가 그 이후에 떨어지는 것으로 나온다"라며 "이것은 순전히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서 발생하는 감소 효과"라고 밝혔다.

즉, 거리두기 등 현재의 방역체계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백신을 예정대로 접종하는 걸 전제로 9월 말은 되어야 4차 대유행이 꺾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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