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시청로비 점거농성 고발 논란
추진위 “주민투표 19만 서명에 갑질로 대응”... 시 “무단점거 책임”
▲ 2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항 미군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부산시 주민투표 추진위는 '주민투표 수용', '시장 면담' 등을 요구하며 지난 2월부터 95일간 부산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펼쳤다. ⓒ 김보성
부산시청 로비농성에 대한 부산시의 고발과 관련해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주민투표 추진위원회가 반발하고 있다.
8일 전위봉 추진위 상황실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부산시가 19만 시민이 제기한 민원을 갑질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발끈했다. 전위봉 실장은 "로비농성 해산을 하면서도 고발 내용을 몰랐고, 경찰 출석요구서가 날아오고 나서야 이를 알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부산시가 소통을 강조한다면 지금이라도 고발을 취하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부산시청 로비에는 만 19세 이상 부산지역 유권자 19만 명이 참여한 서명지가 쌓였다. 부산지역 200여개 단체가 결집한 추진위는 넉 달간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을 주민이 결정해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서명을 진행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행정적으로 불가하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법적 검토와 관련 부처 문의 결과 해당 사안이 '국가사무에 해당한다'라는 이유였다. 그러자 추진위는 주민투표 수용과 부산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95일간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주민투표의 법적 정당성을 따져보는 법적 행정소송까지 이어지면서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부산시는 고발이유에 대해 "시민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를 강조했다. 시 총무과 청사관리팀 관계자는 "여러 회의와 중재를 거쳤지만, 해결이 안 됐다. 수차례 퇴거 요청에도 추진위 측이 시청로비를 오랫동안 무단 점거했다"라고 주장했다. 갈등 해결을 위한 고발 취하 가능성에는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으로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적반하장" 비판으로 맞섰다. 추진위는 "19만 서명의 요구를 고발로 대답하고, 이제는 반성을 언급하고 있다"라며 지난달 면담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부산시 정무특보에 대한 해임까지 주장했다. 추진위는 이날 저녁 긴급 대표자회의를 소집하는 등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전위봉 실장은 "조만간 추진위 소속 단체가 참여하는 부산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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