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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리폼, 믹서... 왜 굳이 잘못된 일본식 말 쓸까

일본이 잘못 만든 일본식 영어,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11)

등록|2021.09.12 11:05 수정|2021.09.12 11:05
스마트폰에 '매너 모드'가 있다. 전화가 왔을 때 소리가 나서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진동으로 울리도록 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이 '매너 모드'도 일본식 영어로서 silent mode가 정확한 표현이다.

'베스트 드레서(Best Dresser)'? "가장 좋은 화장대"란 뜻

'베스트 드레서(Best Dresser)'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지만, 이 말은 잘못된 일본식 영어다. '베스트 드레서'는 "가장 좋은 화장대"라는 뜻이다. 올바른 표현은 best dressed person이다.

'리폼'은 "낡거나 오래된 물건이나 주택 등을 새롭게 고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말도 일본식 영어다. 영미권에서 reform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존경심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reform은 "사회 개혁이나 국가 개혁을 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의미의 '리폼'에 해당하는 올바른 용어는 renovate이다.

'플러스 알파'란 말도 사용되지만, 이 역시 일본식 영어로서 something extra, 혹은 value added가 올바른 표현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믹서'는 일본식 용어다. 미국에서는 blender라고 한다. 영어 mixer는 '콘크리트 믹서(concrete mixer)'의 경우처럼 '혼합기계'를 가리키거나 "방송국 등에서 음성과 영상을 조정하는 장치 혹은 그러한 작업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프라이팬'도 일본식 영어다. 단순하게 pan으로 하거나 frying pan이 올바른 용어다.
 

▲ 한국에서 자주 쓰이는 '믹서'는 사실 미국에선 쓰이지 않는 말이다. (자료사진) ⓒ 박지윤


지하층 표기 B1, B2... 잘못된 일본식 표기

지하철이나 빌딩의 지하층은 B1, B2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식의 잘못된 표기 방식이다. B1, B2라고 하면 미국에서 비타민(사실 '비타민'도 '바이타민'의 일본식 발음 용어다. '바이타민'으로 바꿔야 한다) B1과 B2로 알아듣거나 아니면 비자 종류로 생각하게 된다. 지하층은 basement 1, basement 2 등으로 표기해야 한다.

'프로필'이란 말은 '누구누구의 프로필'부터 '프로필 사진', '바디 프로필' 등등 최근 엄청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영어로 profile, 즉 '프로파일'로 읽어야 한다. 하지만 정확한 발음 '프로파일'은 거의 쓰이지 않고 온통 일본식 발음 '프로필'만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왜 우리는 정확한 언어를 버리고 굳이 '잘못된' 일본식 언어만을 자연스레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깊게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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