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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과 비호감 모두 높은 '전투형 노무현' 이재명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⑫]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록|2021.10.03 11:43 수정|2021.10.03 11:43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맛집도 리뷰를 보고 찾는 시대, 21세기에 태어나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는 이들을 위해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약칭 '오대리'가 출동합니다. 슬기로운 투표권 행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바탕은 더불어민주당 전용 색상 가운데 하나다. ⓒ 오마이뉴스


1963년 경북 안동 출생.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 후 경기도 성남으로 가 일찌감치 소년공이 되었다. 당시 받은 일당은 200원. 이때 프레스에 손목 관절이 으깨지는 골절을 입어 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화학 약품 냄새를 너무 맡아 후각을 상실하고 구타로 인해 부분 청각 장애도 있는 등 대선 주자 중 어린 시절 고생만큼은 제일가는 수준.

어려운 환경 속에 졸지 않으려고 압정을 책상에 붙여가며 공부한 끝에 중앙대 법대에 입학. 장애인이라 취업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사법시험을 쳐 4년 만에 합격한다. 변호사로 시민운동에 투신했으나 성남시 공공의료원이 시의회에서 날치기로 거부되자 정치에 입문하기로 결심하고 2006년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하며 8년 동안 성남시장을 역임했다. 이때가 바로 정치인 이재명의 이름을 알린 시기. 복지 정책 등을 둘러싸고 박근혜 정부와 대립하면서 지지도가 상승했다. 94%에 달하는 공약 이행률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등과 함께 당내 경선에 참가해 3위를 기록했다. 이때를 술회하며 '아 좀 살살할 걸'이라며 후회하기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현직이던 남경필 지사를 이겨 경기도지사에 올랐다.

[-]  비호감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7월 1일 온라인에 올린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 이재명 캠프


이재명의 '사이다' 발언은 양날의 검이다. 통쾌하고 시원하다는 호평과 감정적이고 이분법적이라는 악평이 공존한다. 선악을 구분 짓는 직설적인 발언과 더불어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나 가족을 향한 욕설 등의 논란도 중도층 확장에 있어 악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층 내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당 내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이 대선후보로 나온다면 다른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꽤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올 정도다. 산토끼를 공략하기도 바쁜 와중에 집토끼도 불확실한 모양새.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거 보고 이재명 뽑기로 했다"라는 유행어까지 '밈'으로 등장했다. 2016년 총선 당시 유행했던 "김무성 찍고 탈조선한다"와 비슷한 형태로 비꼬거나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맥락에서 2030 남성들의 적대적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대장동 개발 논란도 초미의 관심사다. 오래전부터 요구가 있던 개발사업이 난항을 겪다가 지자체가 개입해 사업을 띄운 것인데 전직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들이 한데 뒤섞여 막대한 이익을 나눠가진 게 드러나면서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당시 지자체장이었던 이재명이 사업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겠으나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대선 국면에서는 마이너스.

[+] 추진력
 

▲ 2020년 3월 2일 경기도 가평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 앞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감염병 의심자 조사진찰을 위해 경찰, 소방관, 보건소 직원 등에게 현장지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불법 계곡 설치물 철거나 코로나19 유행 당시 관련 시설 폐쇄와 같은 발 빠르고 단호한 조치는 변화를 바라는 이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한다. 민주당 지지층 내 높은 지지율에서도 알 수 있듯 온건하고 점진적인 변화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기득권을 향한 신랄한 '사이다' 발언이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일으킨다.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혹 국면에서 "조선일보가 '빨갱이'라고 할까 봐 못했는데..."라며 개발이익 국민환수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강경하면서도 재치 있게 받아치는 발언들이 '전투형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배경이다.

학업을 포기하고 기름밥 먹던 소년공이 인권변호사를 거쳐 대통령 후보에 올랐다는 '개천용' 스토리 역시 큰 장점이다. 일 잘하고 기득권에 굴하지 않는 이미지에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인생사까지 가미되면 정치인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숱한 논란을 둘러싸고 벌어진 재판을 이겨내는 모습 역시 정권유지를 원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에 맞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거듭 주장하면서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 정책의 효용을 알리는 등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모양새다.

[관전 포인트]

▲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에서 상처 없이 빠져나갈 수 있을까?
▲ 당내 경선에서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해 대세론을 굳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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