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된 '안철수 현상', 반전은 가능할까?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⑮]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맛집도 리뷰를 보고 찾는 시대, 21세기에 태어나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는 이들을 위해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약칭 '오대리'가 출동합니다. 슬기로운 투표권 행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탕은 국민의당 전용 색상이다. ⓒ 오마이뉴스
1962년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 의대 입학 후 사람을 치료하는 일과 컴퓨터를 치료하는 일에서 모두 두각을 보인 천재. 낮에는 사람을 치료하고 밤에는 컴퓨터를 치료하는 백신개발을 병행하는 투잡을 7년 정도 이어가다 안철수연구소를 세워 안정된 의사 직업이 아닌 백신개발을 선택한다. 1990~2000년대에 컴퓨터를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안철수가 배포한 무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를 써보지 않은 이가 드물 정도.
당시 인지도가 높았던 안철수는 2006년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 제안, 참여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직 제의 등 일찌감치 여야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정치권과는 선을 그었다. 이명박정부 시절, 여야 모두에 국민들이 기대를 걸지 못하던 상황 속에서 성공한 CEO이자 바이러스 백신을 전국민에게 무료로 배포한 사회활동가로서의 면모를 지닌 안철수는 국민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당시 박근혜 후보와의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박 후보까지 이기는 것으로 나오자, 안철수가 대선에 나오길 바라는 각계각층의 압력 속에 2012년 9월 18대 대선에 후보로 나섰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 속에서 후보직을 사퇴하며 문 후보를 지지했지만, 매끄럽지 못한 단일화 과정에서 생긴 일들은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안철수와 문재인의 갈등의 씨앗이 되었다.
안 대표는 1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어 "당선된 후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의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또는 22대 총선에서 제가 소속된 정당이 제1당이 못 되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라며 세 번째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013년 이후 안철수의 행보는 창당과 합당을 반복한다. 2014년 민주당 내 반문재인 세력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2015년 당시 문재인 대표와의 갈등으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2016년 국민의당 창당 후 총선에서 38석 확보 및 2017년 대선 출마, 2018년 바른정당과의 합당 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였으나 3위를 하며 치명상을 입은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시 국민의당을 창당했으나 3석을 얻는데 그치면서 안철수를 향한 민심이 달라졌음을 확인했다. 2021년 정치적 재기의 승부수로 서울시장 선거를 노렸지만 오세훈 후보로 단일화가 되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까지 결렬되어 고립무원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 정치력의 부재와 구체성 없는 '새정치'
2012년 대선, 2016년 총선 등 안철수를 중심으로 세가 모였던 시절이 있다. 하지만 함께 새정치의 콘텐츠를 채우려 했던 이들 대다수가 지금은 안철수 후보와 척을 진 상황이다. 사람을 모으고 세력화하는 안철수 리더십과 정치력의 밑천이 지금은 바닥이 난 상황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대한민국 정치 3대 미스터리가 세간에 회자된 적이 있다. '박근혜의 창조경제, 안철수의 새정치, 김정은의 속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풍자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에 힘입어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안철수 식 새정치가 무엇인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때 양당체제의 한계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로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결국 안철수 식 리더십의 한계와 구체성 없는 새정치가 발목을 잡아 현재 용두사미의 형국이 되고 말았다.
[+] 정치 외 모든 것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난해 3월 1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진료를 마친 뒤 비상대책본부 건물로 돌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1995년 당시 누구도 선뜻 시작하지 못하던 바이러스 백신 회사를 세우고, 1999년 IT 기업 1위 자리를 꿰찬 사례는 그의 기업가 정신과 경영능력을 보여준다. 정치 외에서 안철수는 실력있는 엘리트, 개인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전 포인트]
▲ '안철수 현상'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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