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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카오 계열사 열 곳 중 한 곳, 내부거래로 먹고산다

118개 계열사 중 12개, 내부거래 비중 50% 넘어... 15개는 당기순이익 적자 또는 자본잠식

등록|2021.10.05 12:06 수정|2021.10.05 12:06

▲ 기업집단 카카오의 연계회사 5곳 중 1곳은 내부거래로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류승연


기업집단 카카오의 연계회사 10곳 중 1곳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곳 중 1곳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5일 <오마이뉴스>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정거래위원회 내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의 118개 계열사(지난해 말 기준) 중 회사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10%를 넘는 업체는 총 24곳으로 나타났다. 전체 계열사 중 20.33%에 해당한다.

이 24개 업체 중 절반인 12개 업체는 내부거래 비중이 50%를 넘어선 상태였다. 카카오의 계열사 10%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내부거래로만 먹고사는 기업들도 5곳이나 됐다. 툰노리(100%)·카카오인베스트먼트(100%)·프렌즈게임즈(100%)·케이앤웍스(98.95%)·카카오엔터프라이즈(99.81%) 등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들의 재무 상태도 좋지 않았다. 24개 업체 중 15개 업체(62.5%)는 당기순이익이 적자거나 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그레이고·링키지랩·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손노리·스타쉽엔터테인먼트·씨엠엔피·알에스미디어·엘케이엠에스리미티드·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브레인·카카오·플레이엠엔터테인먼트·프렌즈게임즈·툰노리 등이다.

손노리는 당기순이익이 흑자였지만 자본이 잠식된 상태였고, 툰노리와 알에스미디어 등 2곳은 당기순이익 적자와 동시에 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 지난달 29일 참여연대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독점 갑질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 ⓒ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기업이 속한 시장 전체의 특성을 살펴봐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지 낮은지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일반적으론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데 당기순이익 적자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기업이라면 내부거래를 통해서 회사가 겨우 버티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니면 내부 거래를 하고는 있지만 이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내부거래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계열사들간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거래 가격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적인 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책정하는 등 부당한 내부거래는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로 처벌받을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공시제도에 허점이 많아 부당 내부거래 여부를 외부에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제도에 따라, 내부거래 금액이 50억원 이상이거나 회사의 자본금·자본총계 중 큰 금액의 5% 이상을 거래할 때는 사전에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시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거래 규모'만 공시하면 된다. 밖에선 제품 개당 가격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확인하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플랫폼들의 '공시제도 투명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공시를 살펴보면 미비점이 많다"며 "계약 내용은 현장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규제에 나서기보단 기업들이 공시로 내부거래 내용을 공개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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