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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방향에만? GTX 킨텍스역 출구 '형평성' 논란

고양 문촌19단지 주민들 "호수로에 출구 만들어달라"... 고양시 "500m 거리, 어려워"

등록|2021.10.22 15:13 수정|2021.10.22 15:14

▲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GTX 킨텍스역 모습. ⓒ 고양신문


[고양신문] "구도심 방향으로도 지하철 출구를 만들어 주세요."

고양선과 인천2호선, 트램까지 예정된 경기 고양시에서 최근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가장 큰 민원은 '우리 동네에도 역을 만들어 달라'라는 요구다. 이렇게 동네마다 역 설치 요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고양시가 이번엔 새로운 민원에 직면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지하철역 인근 주민들이 출구를 아파트단지와 가깝게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

해당 지하철역은 바로 'GTX 킨텍스역', 민원이 제기된 곳은 킨텍스역과 약 500m 떨어져 있는 '문촌19단지'다. 이곳 주민들은 "킨텍스역 출구가 모두 새로 지어진 신규 아파트만 고려해 설계됐다"며 "기존 구도심 주민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킨텍스역은 출구가 총 5곳으로 설계됐는데, 호수로 방향 구도심으로는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문촌19단지 주민들은 "킨텍스역 사거리에서 호수로(구도심) 쪽으로 출구가 2곳이라고 하지만, 각각 킨텍스와 호수공원을 향해있어 실제로 구도심 주민들이 걸어서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GTX 킨텍스역 설계도. 출입구는 모두 5개다. ?1번출구 현대자동차, 킨텍스1전시장 방향 ?2번출구 꿈에그린, 호수공원 방향 ?3번출구 원시티 방향 ?4번출구 힐스테이트, 이마트트레이더스 방향 ?5번출구 힐스테이트, 킨텍스2전시장 방향. ⓒ 고양신문


박창규 문촌19단지 동대표는 "창릉신도시 발표 이후 일산주민들은 극심한 박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데, 아파트값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신규아파트(킨텍스원시티, 꿈에그린) 주민들만 혜택을 입도록 출구를 설치한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호수로까지 출구를 뚫어 '지하공공보행통로'를 만들고 무빙워크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올해 초부터 주민들 사이에 공론화되기 시작해 지난 6월 정식으로 고양시와 국토부에 민원이 접수됐다. 국토부는 고양시가 비용을 부담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고양시는 비용문제와 편익을 들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500m 정도의 지하통로를 뚫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그만큼의 비용을 투자할 정도로 이용자가 나오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인천2호선이 킨텍스역에서 환승되는데, 그때 구도심 방향으로 출구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로선 500m 지하공공보행로를 검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답했다.

이런 답변에 주민들은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향동역 이야기를 꺼냈다. 문촌19단지에 사는 임정순씨는 "향동지구의 경우 신규전철(고양선)이 이미 확정됐음에도, 고양시가 100% 자부담으로 경의선 향동역을 추가 설치하기로 얼마 전 결정이 났다"며 "아파트값이 오를 대로 오른 신규택지 주민들만 고양시가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일산에서 30년 가까이 살아온 구도심 주민들에게도 교통개선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킨텍스역 출구 문제는 역과 근거리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도 큰 이슈가 됐다. 꿈에그린과 원시티1블럭 주민들은 작년부터 아파트단지와 지하철역을 지하1층에서 직접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현재는 주민들 간 이견으로 진행이 쉽지 않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애초에 공사비용을 아파트 입주자들이 내는 것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투자대비 효과(편리성, 아파트값 상승)를 기대하는 수준이 각기 달라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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