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고사리 손이 키운 무로 행복을 나누는 꼬마 아이들

보라매초등학교 '마을과 함께하는 행복나눔 축제'

등록|2021.10.22 16:02 수정|2021.10.22 16:27
"제가 뽑은 무가 제일 커요. 이 무로 깍두기도 만들어서 주위 어려운 분들께 드릴 거예요. 엄마에게도 하나 가져다 드릴 거구요."

보라매초등학교 2학년 박주혁 어린이는 오늘이 난생처음 자기가 심고 키운 무를 수확한 날이다. 너무 신기하고 벅찬 감정이다. 일단 "재미있고 신이 난다"고 말한다.
 

▲ 아이들이 직접 키운 무의 맛은 어떨까? 내가 키운 무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2학년 박주혁 어린이의 모습 ⓒ 이영일


22일 오전 9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보라매초등학교 6층 하늘정원이 30여 명의 초등학생 목소리로 가득 찼다. 이 날은 아이들이 직접 키운 무를 수확하는 날. 보라매초등학교가 문을 연 '마을과 함께하는 행복나눔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무 뽑기다. 이 무들은 선생님의 지도하에 어린이들이 직접 물 주고 키운 소중한 체험의 결과물이다.

도심 속 학교 옥상에서 무를 키우고 수확하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신비롭고 재미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마을 결합 중점학교인 보라매초등학교는 그동안 '마을로 가는 학교, 학교로 오는 마을'이라는 표어를 중심으로 마을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 확실히 아이들은 신나고 재미있어했다. 주변에 있던 어른들도 덩달아 신나는 표정이 역력했다 ⓒ 이영일


이번 축제도 보라매초등학교와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장애인부모연대, 대방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사회 기관이 함께 주최했다.

이번 무 수확은 단순한 이벤트 행사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생태환경에 대한 체험과 아울러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즐거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할 줄 아는 인성 함양 등이 씨줄 날줄처럼 얽힌 생생한 산 교육의 일환이라는 것이 보라매초등학교 김갑철 교장 선생님의 설명이다.

"무가 이렇게 자란 것을 보니까 너무 재미있고 또 신기해요. 내가 물 준 무들이 행여 죽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일단 맛있을 것 같아요."

이 학교 2학년 주현우 어린이도 자기가 뽑아 든 무가 연상 신기한 듯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아이들도 쑥쑥 뽑아 든 무가 자랑스러운지 마치 도심 속 농부가 된 표정이었다.
 

▲ 아이들은 이 무를 심고 키우고 물을 주며 가꾸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 수확에 참여한 2학년 주현우 어린이의 모습 ⓒ 이영일


아이들이 뽑은 무는 한데 모아 깍두기를 담가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아이들은 이 무를 심고 키우고 물을 주며 가꾸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들이 키운 무로 깍두기를 담가 이웃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그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보람과 뭉클함으로 아이들을 쑥쑥 성장시킬 것이 분명하다.

학교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학교로 이어지는 이러한 마을결합 중점학교의 프로그램들은, 교육이 가져야 할 가치와 지향점이 생명과 환경,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의 함박웃음이어야 한다는 점을 우리에게 시사한다고 할 것이다.
 

▲ 보라매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직접 심고 키운 무. 기자도 아이들이 무 뽑는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 이영일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